불황에서의 야성 본능, 스피드
웅진코웨이, 한솥도시락, 유니클로, 잡코리아, 원어데이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9 호황의 개기일식 (2009년 03월 발행)

이 보고서는 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1998년에서 2000년 초까지 불황 속에서 활황을 했던 브랜드를 조사해서 발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난 2008년까지 꾸준히 시장의 리더로 존재한 브랜드를 다시 연구하면서 공통점을 찾아 재구성한 내용이다. 불황이 왔을 때 낮은 가격과 자극적인 트렌드로 일시적인 성공을 맛 본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불황이 지난 이후에 지금까지도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 더욱 성장을 하는 브랜드는 두 손에 꼽힐 정도이다. 과연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강력한 브랜딩 속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불황을 뚫고 가는 힘, 스피드
“웅진의 최고 강점은 신기, 즉 신바람나는 조직문화입니다. 웅진만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긍정적 태도, 유연성 그리고 자신감은 불황을 이기는 거대한 힘을 만들어 줍니다. 바로 스피드죠. 그 스피드는 불황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입니다.” - 웅진코웨이 상무 정윤종

 

“불황과 호황에서도 지속가능한 성공요인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격이 싸야한다, 둘째는 품질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셋째는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피드는 단순히 가격만족과 품질만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흥분’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 전 한솥도시락 전무이사 김종식

 

“저희 유니클로의 스피드는 준비에서 시작됩니다. 매장에비치된 옷은 적어도 1년 전에 기획된 것입니다. 트렌드를 쫓아가서는 스피드를 낼 수 없습니다. 매장의 모든 변화는 철저하게 계획된 것이고 그것을 집행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스피드있게 움직입니다.” - 유니클로코리아 부사장 하타세 사토시

 

“IMF 외환위기가 없었다면 잡코리아라는 기업은 없었을 것 입니다. 저희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고 웹 에이전시에서 HR회사로 모습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확장하고 성장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혁신과 변화가 있었고 그것은 스피드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 스피드의 에너지는 갈망입니다.”
- 잡코리아 대표 김화수

 

“따라오는 후발 업체는 멀어져가는 선발 업체보다 스피드의 탁월함이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그것을 갖기 위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화를 주도하거나 겪었습니다. 기업에서 안정감을 느낄 때는 오직 변화의 속도감을 느낄 때만입니다.” - 원어데이 대표 이준희

 

아프리카에는 ‘스프링 벅’이라는 사슴이 있다. 시속 113km를 내는 치타도 좀처럼 잡기 힘들기 때문에 그 속도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스프링 벅들이 강가로 스스로 뛰어들어가는 참사가 생기는데 그 이유는 치타에게 쫓겨서가 아니라 바로 앞에서 풀을 먹는 스프링 벅 때문이라고 한다. 서로 앞에 있는 새 풀을 먹기 위해서 모두 함께 뛰어가게 되고 결국 멈추지 못하고 강가의 대참사로 이어진다고 한다.

북극권의 툰드라 지대 노르웨이에는 레밍이라는 쥐가 서식한다. 일명 나그네 쥐라고 하는데 이 쥐도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일정한 때가 되면 바다와 호수로 달려들어 모두 죽어 버리는 집단 자살을 꾀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쥐는 스프링 벅처럼 욕심 때문이 아니라 내장기관의 문제 때문이다. 레밍이 풀을 뜯어 먹으면 풀은 자구책으로 레밍의 소화액을 중화시키는 액체를 만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참고로 아프리카의 아카시아 나무도 기린이 잎사귀를 먹으면 자신을보호하기 위해서 이와 비슷한 액체를 생산한다고 한다). 만약 레밍이 섭취하는 풀의 양이 적을 경우에 풀들은 중화액을 생산하기 시작한지 대략 30시간 후에는 액체의 생산을 중단한다. 그러나 레밍이 계속 풀을 먹으면 풀들의 중화액 생산도 계속 증가한다. 이 중화액이 레밍에게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소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레밍이 소화를 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체내에서 갈수록 많은 소화액을 생산하게 되고 이것 때문에 체력이 고갈되면 거의 굶어 죽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 결과, 레밍은 풀을 많이 먹을수록 더욱 허기가 져서 인근 툰드라 지대의 풀들을 모두 먹고 나면 호수나 바다의 가장자리에 도달하게 되고, 혹시 물 건너에 있을 새로운 풀을 향해 돌진한다고 한다. 이 가설에 의하면 레밍을 죽인 것은 바로 그들이 먹고 있는 풀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도 하나의 가설이므로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스프링 벅이든 레밍이든 간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불황의 불안심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극단적인 대중심리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은 불황 때문에 스프링 벅처럼 경쟁적인 제살 깎기 할인으로 죽어가거나 혹은 레밍처럼 수익성 없는 사업에 계속 손을 대면서 도산한다.

 

 

당장 재고 처리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먼저 불황에 따른 소비자의 심리, 즉 삽시간에 어디론가 몰려다니는 대중보다
한 걸음 앞서 조직의 체질을 야성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지금 당장 현금을 얻기 위해서 세일을 해야 하고, 회사의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마이너스 비즈니스를 감행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불황에서 기존 소비자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몰려 다니는 소비자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자의 판단은 전략보다는 예감과 눈치이다. 우리나라 시장 자체가 거품 경제에다가 과잉공급 시장이었기 때문에 어제 경쟁사의 동향과 오늘 매출의 추이를 보면서 하루하루의 삶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운영하는 관리자나 마케터 입장에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당장 재고 처리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먼저 불황에 따른 소비자의 심리, 즉 삽시간에 어디론가 몰려다니는 대중보다 한 걸음 앞서 조직의 체질을 야성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불황을 견디지 말고 뛰어 넘는 힘은 스피드

요즘 필자는 1990년에 출간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저서 《권력이동》을 읽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여년 전에 출간된 《수익지대》 《가치이동》과 같이 미래를 기준으로 쓴 책들을 다시 보고 있는 중이다. 10여년 전 이런 책들을 읽었을 때에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감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20년 혹은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책을 보면서 어떻게 그리고 무엇이 이루어졌는지를 볼 때 놀라운 사실과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책들을 읽을 때에는 그들이 말한 것 중에서 이루어진 것과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면서 읽기보다는 그것을 말하기 위한 ‘가설’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 가설을 보면서 다른 가설을 찾아서 도대체 미래를 말하기 위해서 현재의 무엇과 과거의 무엇을 보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연결점을 찾거나 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금(그들에게는 미래)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도 보아야 한다. 우리는 분명 과거를 볼 수 있으나 그것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것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데 하나는 그들의 미래를 지금의 현재에서 확인하는 것과 그들의 현재를 우리의 과거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그들의 미래는 지금의 현재이기 때문에 그들이 두려워서 막연히 이야기했던 또 다른 예측과 가설을 살펴보는 것은 예언가의 수첩을 훔쳐보는 것과 같다.

《권력이동》을 집필한 앨빈 토플러는 1650년 대에 영국 윌리엄 포터가 쓴 소논문의 주제를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권력이동을 예언했다. 소논문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상징적 재산이 실질적 재산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는 앞으로 미래는 상징과 이미지를 다루는 사람에게로 권력이 이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여기서의 상징과 이미지는 ‘브랜드’다.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지식을 가진자가 권력을 가진다고 했다.

 

 

앨빈 토플러는 지금과 같은 불황의 상황을 예언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현재를 통해서 미래를 예언했다. “오직 빠른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런데 단순히 권력자가 승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구촌은 강자와 약자 대신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다. 빠른 자는 승리하고 느린 자는 패배한다”라고 무게를 주면서 말하고 있다. 그 후 세계는 디지털 체계가 되면서 ‘속도의 경외감’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생존의 기준은 스피드이고, 선과 악의 기준도 스피드이며 가치도 스피드가 되어버렸다. 빠른 것은 위대하고, 빠르게 만드는 생각들은 가치가 되고, 그리고 빨라지는 것은 진화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케팅을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유행’과 ‘충동구매’를 바탕으로 하는 마케팅의 전쟁은 속도전(速度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만큼 속도를 내야할까? ‘발없는 말이 하루에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과거의 속담이고 지금의 인터넷 세상에서는 천리는 이미 갔고 전 세계가 한날 한시에 모두 같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거리에서 면적의 개념으로 바뀌었다. 앨빈 토플러는 지금과 같은 불황의 상황을 예언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현재를 통해서 미래를 예언했다. “오직 빠른자만이 살아남는다.” 본의 아니게 불황은 우리가 빨리 달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 경쟁사의 선점, 신규 브랜드의 출현, 새로운 시장의 출현, 불황용 신상품의 출현 등 그가 예견한 2009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현재의 2009년은 더 빨르게 진행되고 있다 . 그리고 분명한 것은 속도를 내서 먼저 간 기업들은 불황에서 호황을 누릴 수 있고 그리고 전반적인 호황이 올 때에는 새로운 수익모델과 신규 브랜드로 기존의 시장을 리드하는 권력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앨빈 토플러 예언의 끝이다.

1998년에 패션의 중심에 지오다노라는 브랜드가 있었다. 일명 ‘반응생산’이라는 속도의 개념을 넣은 전략으로 패션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다. 왜냐하면 불황에서 기업의 생존 조건은 소비자 변화에 대한 ‘반응 체계’를 얼마나 기계적으로 갖추었는가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 ‘속도’에 대한 연구가 마케팅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소비자들이 디지털 속도를 가진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기업은 하루에 천리 간다는 고객의 ‘입소문’과 속도를 다투게 되었다.

 

침략자에게 배우자

지금의 시장은 전쟁이다. 과거에도 전쟁이었지만 지금에 비한다면 모의 게임에 불과하다. 현재의 상황은 러시안 룰렛처럼 누군가가 죽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은 불안감에 갇혀있다. 그래서 지금이 전쟁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실전에서 유용한 속도의 모델을 찾아보아야 한다. 스피드 전쟁의 명장은 단연 징기스칸이다. 징기스칸은 절대시간을 깨달은 장군으로서 ‘E = 1/2mv2’이라는 유명한 물리학 공식을 초원의 생리에서 터득한 시간 개념의 천재였다. 에너지(E), 즉 군대의 전투력은 질량(m)이다. 따라서 질량(m,병력규모)에는 정비례하고 속도(v)에는 그 제곱에 비례한다. m의 값이 작아도, 소수의 병력을 가지고 문명 국가의 대병력을 무찌르는 단 하나의 방법은 기동성(v)을 높이는 길이다. 징기스칸은 기동성을 높이기 위하여 이동을 할 때 보병과 보급선을 두지 않는 전원 기병체제로 편성하였고, 갑옷과 음식의 무게를 줄이고 정보전과 역마 제도를 도입하였다.

징기즈칸 기마 군단의 효율성, 생산성의 원리는 기동성(Speed) - 간편성(Simplicity) - 자부심(Self-Assurance)으로 요약된다. 기동성을 내기 위해서는 조직구조와 사고 방식이 단순 명쾌해야 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방식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몽골족이 자신들의 빠르고 야성적인 삶의 방식보다 이웃나라인 중국 민족의 ‘선비적 느림’의 삶을 동경하였다면 순식간에 동화되고 말았을 것이다. 몽골인들은 유식하고 안락한 것에 대한 콤플렉스도, 경쟁심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런 주체성이 몽골 기마 군단의 역대 최고 경쟁력, 그 최종 비결이자 모든 조직의 스피드 성공 원리인 것이다.

 

잠시 앨빈 토플러의 말을 빌리자면,
“빠르다거나 느리다는 것은 단순한 비유의 문제가 아니다. 원시 생물은 느린 신경체계를 갖고 있다. 보다 진화한 인간의 신경계통은 신호의 처리가 빠르다. 그것은 원시경제와 선진경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種 또는 국가의 권력은 역사적으로 느린 자로부터 빠른 자에게 이동해 왔다.”
그렇다면 불황일 때, 속도를 앞세운 마케팅 전쟁의 핵심은 무엇인가? ‘빨리’보다는 ‘먼저’의 시대 환경에서 나온 경영전략이며, 제품개발부터 시장장악까지의 기간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경영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피드 마케팅의 정의는 무엇일까? 일단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된 속도의 원리를 열거해 보겠다.

①싸게(비용) 좋게(품질) 빠르게(경쟁)하는 것 ②신속하고 용이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 ③신속히 생각하고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 ④경쟁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고객의 니즈에 반응하는 경영 전략 ⑤고객 제일주의 원칙의 실천 이론 ⑥고객만족 전략의 핵심 ⑦리얼타임 경영의 근간 ⑧조직원의 힘 ⑨미루지 않는 것 ⑩하면서 생각하는 것 ⑪혁신 ⑫고객의 니즈를 지금 당장 충족 시키는 혁신적 아이디어 등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조직의 에너지에 옥탄가를 높이는 수치가 된다.

 

 

불황이 되면 소비자의 기존 구매 방식은 사라진다.
이때 얼마나 소비자에게 반응할 수 있는가가 문제이다.
이번 불황에서도 역시 반응 속도가 기업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다.

 

 

독일군에서 배우고 싶지는 않지만 칭기즈칸같은 ‘침략자’들의 전략의 핵심은 스피드다. 히틀러가 제일 좋아하던 단어가 있는데 바로 ‘Blitzkrieg’이다. 가장 많이 쓰는 한자로 표현한다면 전광석화(電光石火)이고 유치하지만 느낌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번개 전략’이다. 전략의 요점은 매우 간단하다. 항상 전장에 맞게 기동력을 재편집하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현장 경영을 강조하는 것도 현장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라는 침략자 독일군처럼 속도에 의한 기습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들은 기습 패턴도 매우 간단하다. 침략을 단행할 때는 밤에 공중 폭격을 한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기동력이 뛰어난 기갑부대의 화력을 집중 해서 밤에 미처 포격하지 못한 곳을 부순다. 그리고 점심 먹을 때쯤이면 보병들이 시가지에 들어오는 것이다. 초반에 이러한 방식으로 모든 유럽을 통째로 삼켰다.

IMF 외환위기로 인한 불황이었을 때 속도의 힘과 함께 어우러졌던 산업은 IT였다. 닷컴 기업이 급속히 성장했지만 실질적으로 돈을 더 번 곳이 있다. 그것은 웹 디자이너와 IT 프로그래머를 만들어내는 학원이었다. 국가 정책과 맞물려서 그야말로 학원은 불야성을 이루었다. 비록 학원의 열풍은 3년 정도 지나면서 순풍으로 사그라들었지만 IT 인재들을 기업에 소개했던 잡코리아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화의 속도를 끊임없이 내면서 마케쉐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 그때는 몰랐겠지만 IT를 중심으로 불황의 늪에서 나오겠다는 전 국민의 열망 덕분에 우리나라는 속도면에서는 디지털 강국이 되었고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속도’를 욕구와 가치로 삼고 있는 시장은 계속 진화와 성장을 반복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불황이 되면 소비자의 기존 구매 방식은 사라진다. 이때 얼마나 소비자에게 반응할 수 있는가가 문제이다. 이번 불황에서도 역시 반응 속도가 기업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다.

 

불황에서 Power Speed

‘Speed’는 영어의 고어인 ‘sped’에서 나온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성공’이다. 이처럼 스피드라는 단어 안에는 3가지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데, 하나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속도’이고, 또 하나는 ‘힘’, 그리고 앞서 언급한 ‘성공’이다. 스피드 안에 있는 ‘속도=힘=성공’이라는 메커니즘은 브랜드 런칭에 있어서 경험해보지 못한 마케팅 통찰력을 준다.
스피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빨리빨리’와 전혀 다른 방향과 면을 가지고 있다. 바로 ‘힘’이라는 것이다. 강철 덩어리로 만들어진 수십 톤의 비행기가 중력을 찢어버리고 이륙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다. 수억 원의 브랜드가 런칭되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도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피드를 내기 위해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불황을 이기는 7가지의 마케팅 파워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이다. 힘으로 스피드 마케팅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는 7가지 요소가 있다.

 

1) 직원의 정예화

전문가 직원이 조직에 힘을 줄 수 있다. 불황이 되면 가장 똑똑한 친구들이 먼저 나가기 때문에 이 말이 무색하지만 어쩔 수 없다. 불황이 되면 어차피 생존 본능으로 정예화가 된다. 참고로 필자는 관심이 능력이라고 믿기에 경력보다는 태도를 보고 정예화를 만든다.

 

2) 원칙 경영

원칙이 있어야만 조직 목표의 방향을 잡고 달려갈 수 있다. 만약 불황시에 브랜드 운영을 하면서 리더의 귀가 얇아 방향을 자주 변경하고 조직을 바꾼다면, 이것 또한 비행기 나사를 하도 조였다 풀었다 해서 헐거워진 격이다. 또한 원칙이 없는 속도는 200km/h를 달릴 수 있는 차가 브레이크가 없어서 엔진 브레이크로 제어할 수 있도록 2km/h로 달리는 것과 같다. 불황일 때 ‘목표 점검’을 위한 회의가 아니라 과거의 습관이었던 ‘회의를 위한 회의’는 조직의 부패와 같다.

 

3) 시스템 경영

조직의 힘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준비 되 어야 한다. 흔히 ‘주먹쥐고 일어서 경영’ ‘맨 땅에 헤딩 경영’을 불황의 힘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그렇다고 시스템이 결재란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불황일수록 불안한 심리가 경영에 많은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을 명심하고 책에서 배운대로 원칙을 하나씩 적용해 나가야 한다. 좋은 시스템은 복잡함이 아니라 단순함이다. 불황일수록 소비자의 반응에 대한 대응 그리고 신규 소비자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모든 의사 결정은 시스템적으로 단순화 시켜야 한다.

 

4) 인센티브

자율적인 직원의 스피드 에너지가 나와야 한다. 사람이스피드를 낼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산소’이다. 다소 비약적인 비유라고 생각되지만 인센티브는 인체에 산소와 같은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불황에 있어서 성공 보상 시스템은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를 내게 하는 에너지를 제공할 될 것이다.

 

5) 혁신

스피드 마케팅의 핵심은 혁신이다. 스피드 자체가 혁신이고 그것을 통해서 만든 제품들은 혁신적이다. 불황에서 혁신을 한마디로 한다면 ‘보다 경제적으로 높은 가치’이다. 돈을 쓰지 않고 머리를 쓰는 소비자는 이것을 원한다. 머리를 쓰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지는 과정 속에서 그것은 거대 편견이 되고 결국 우리가 예상도 못하는 가치가 되어버린다. 기업 입장에서 바라보는 혁신의 뒷면은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욕구이다. 웹에 들어가면 얼마나 많은 불만이 넘쳐나는지 보이지 않는가? 그것이 모두 활황 때 피어날 꽃이다.

 

6) 교육과 시나리오

스피드 경영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예정된 행동 지침이 필요하다. 호황일 때 한 번의 실수는 다음 기회에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될 교훈이 될 수 있지만 불황일 경우에는 그것으로 끝이다. 모의 테스트를 비롯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 결국 스피드 경영의 핵심은 사람의 정예화에서 시작되어 훈련으로 끝나는 일종의 조직학습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아까운 지면에 같은 말을 두 번 이상 반복 하는데 결국은 ‘사람’이다. 한마디로 교육 받은 사람이 속도를 낸다. 사람을 교육하고 고민해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행한다. 초기에는 가급적 작게 실패하거나 작게 성공한 다음에 준비해서 크게 성공을 해야 한다.

 

7) 단순성

지금 당장 웅진코웨이, 유니클로, 잡코리아, 원어데이, 한솥도시락을 살펴보자. 단순함의 예리함을 느낄 것이다. 상품, 서비스, 철학, 가치, 소비자가 무엇을 얻는지 그리고 다른 기업과 무엇이 다른지가 너무나 단순해서 정확히 알 수 있다. 그 안에 있는 직원들은 생각하지 않고 반응한다. 반응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토록 단순한 비즈니스 구조가 어떻게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가에도 의아했지만 필자가 본 그들의 단순성은 ‘진화’된 것이다. 그래서 경쟁 브랜드들이 너무나 쉽게 보여서 그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고 하지만 결국 안 되는 이유는 바로 ‘문화’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번 불황 기간 동안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너무 나도 단순해서 수익을 만들고 있는 탁월한 경쟁 우위적 스피드를 만드는 브랜드들이다.

 

 

 

 

스피드 경영

이런 스피드 경영의 신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몇 개의 좋은 사례가 있다. 최근 미국도 불황이지만 그 가운데 나홀로 호황인 미국의 유통업체 월마트는 아주 작게 시작한 회사이다. 월마트 전략은 아주 간단했다. 제품공급 횟수을 대폭 늘이는 것으로 점차 K마트를 추월해 나가기 시작했다. K마트의 경우 제품공급 횟수는 2주일에 한번 정도였다. 그러나 월마트는 유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스피드라고 보고 제품공급 횟수를 1주일에 2번씩으로 크게 늘렸다. 월마트는 제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제품공급 횟수를 K마트보다 4배로 늘린 것이다. 그 결과 월마트는 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재고는 1/4로 줄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선택 폭이 경쟁사보다 4배로 늘어남으로써 고객만족을 우선시 하도록 했다는 점이 성공의 비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과 월마트의 스피드경영은 GE사 등 많은 초일류기업에게 전수됐을 정도”라고 한다.

스피드 경영을 한수 배운 GE사는 우선 신제품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NPI(New Product Introduction) 운동’을 전개했다. 고객을 대하는 일선 직원에게 권한을 많이 위임하여 애프터 서비스맨에게 항상 1백달러 정도의 현금을 지참하도록 했다. 제품고장으로 인한 내용물 손상정도를 현장에서 판단해 즉시 보상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의 운송업체 페덱스는 자체 통신위성과 배달직원이 휴대하는 단말기인 수퍼트랙커를 연결해 배달의 전과정을 한눈에 파악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제 시간에 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객에게 환불해주고 배달원에게는 지연시간에 따라 벌점을 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스피드 = 서비스, 매출’로 보고 조직의 틀을 바꾸거나 영업의 프로세스를 바꾸면 ‘혁신’을 경험할 수 있다. 먼저 브랜드가 스피드 경영을 통해서 얻는 것은 브랜드 파워와 상상할 수 없는 매출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스피드는 단순히 회전율과 돈 되는 상품을 밀어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불황을 통해서 얻어야 할 스피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시장을 빨리 따라가는 ‘추적 스피드’와 경쟁 브랜드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마케팅의 거리를 유지하는 ‘유지 스피드’가 있다. 말 그대로 추적 스피드는 조직의 힘에서 나오고 유지 스피드는 마케팅 힘에서 나온다.

 

불황 이후에 가속도

이번 불황에 호황하는 5개의 브랜드를 인터뷰하면서 두드러진 공통점 중에 하나가 자신들의 스피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 같다. 불황이라고 말하지만 자신들은 평상시처럼 일한다는 것이다. 내부에 있는 직원들은 속도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스피드를 위한 특별한 교육도 없다. 고객을 위해서 일하기 위해 모든 것은 단순해졌고 그 단순성은 철학이 되어서 스피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들은 스피드를 위한 경영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경영 때문에 스피드가 나왔다고 한다. 스피드의 힘은 시장 점유가 아니라 고객 만족이다. 스피드의 진정성은 고객만족의 철학이지 전략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스피드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실수하는 것이 이와 같은 개념 정리다.

 

개발 스피드

– 개발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상품 기획부터 관련부서가 함께 모여 동시병렬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정보를 통합관리
– 상품 차별화를 경쟁역량으로 삼아 신상품을 시장에 빨리 내놓는데 주력

 

생산물류 스피드

– 재무, 회계, 구매, 생산, 물류 등 전사적 프로세스를 통합관리하는 전산망을 구축
– 매장출고 후 재주문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협력업체와 대리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
– 팔리는 속도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단납기체제를 구축

 

고객대응 스피드

– 고객이 원하는 상품에 대해서 1일 안으로
– 매장이 원하는 상품에 대해서 1일 안으로
– 브랜드가 원하는 상품에 대해서 6일 안으로

 

경영관리 스피드

– 현장 영업
– 현장에서 경영 전략 및 시장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이것은 스피드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정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나열한 정도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스피드는 문화이기 때문에 기업의 모든 부분에 녹아져 있다. 이것을 단어로 쪼개서 분류한다고 스피드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스피드를 설명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용어로 정의했지만 스피드를 만드는 힘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 이제 우리는 IMF외환위기 이후에 총체적인 불황을 두 번째 겪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불황에서의 생존 및 성장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피드에 대해서 정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스피드의 개념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본다면 성공의 열쇠가 눈에 보일 것이다.

 

폭발 에너지로 10초 안에 승부해야 하는 치타는 눈, 머리모양, 다리굵기, 꼬리의 길이, 귀를 비롯하여 몸 전체가 스피드를 내기에 완벽한 형태다. 경영자와 기획부서에서 항상 실수를 하는 것이 스피드를 내기 위해서 엑셀에서 스피드 달성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스피드 달성 체크리스트가 기업의 스피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야생의 치타처럼 기업 전체를 스피드로 바꾸어야 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라고 할 수 있는 1998년 혹은 1999년 이후에 런칭하였고 지금까지 그 위상을 누리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자. 10개 중에 하나 정도만 남아 있을 것이다. 사라진 브랜드들의 대부분은 카드 대란 직전인 2001년과 2002년까지 위용을 자랑하다가 사라졌다. 전 휴렛 패커드의 CEO 레오플랫Leo Platt은 승승장구 할 때 이런 말을 했다.

“사업에서 최대의 위기는 기존의 성공사업 모델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머무는 시간은 일 년도 길다.”

아직 불황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어떤 기업은 불황 중 호황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잠시 매출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호황 혹은 성황이 되었다고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황이 끝나고 활황을 이루어 가는데 있어서 성장의 가속도는 ‘브랜드’다. 불황의 경영 모드가 돌파구였다면 그 이후에는 브랜딩이라는 점령으로 바뀌어야 한다. 알다시피 우리는 불황 때마다 ‘결국은 브랜드’라는 말을 들어왔다. 스피드를 통하여 승리하는 것을 시스템으로 안착시키고 난 다음 단계는 어떻게 브랜딩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리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왜냐하면 불황은 또 올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속담에 도랑에 빠지면 지혜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
2009년 1월 28일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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