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의 욕망 21세기의 불로초가 풀어준다
고령화 시대를 이끌어가는 다중정체성 소비자의 미래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정봉헌  고유주소 시즌2 / Vol.19 브랜드의 미래 (2011년 02월 발행)

미래사회를 예측할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는 키워드는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미 2008년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인구의 10%를 넘어선 고령화사회로 진입했으며 이 흐름으로 간다면 2026년에는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post-aged society)로 접어 들게 된다. 이제 고령화사회는 바로 우리의 당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영생을 할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바탕으로, 미래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보았다. 다가오는 초고령화사회를 예측하며, 수명연장의 기술이 어떠한 형식으로 발전될 지에 관하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나노바이오센터장인 정봉현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아울러 고령화사회가 가져다 줄 사회문화적인 변화와 이에 따른 마케팅적 접근은 한국트렌드연구소의 김경훈 소장이 이야기해 주었다.

The interview with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센터장 정봉현,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김경훈

 

 

수명 연장의 꿈, 멈추지 않는 욕망의 비즈니스

 

정봉현교수는 생명연장을 위한 욕망은 고대부터 계속되어 온 것이며 융합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이러한 연구들은 더욱 더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놀라운 점은, 이 가상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노로봇, 두뇌 임플란트, 브레인스캔 등의 기술들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 여러 연구결과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는 것과 인간이 그 기술을 실제로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에는 간극이 존재하며 특히, 이런 수명연장의 기술들이 야기시킬 새로운 사회적 문제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화사회는 미래 트렌드를 예측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키워드다. 이 소설에서는 생명을 연장하는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150세가 되며 이에 따른 인간의 다양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려고 했다. 극단적인 상상을 활용한 소설이긴 하지만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가?
정봉현(이하 ‘정’) 소설에서 언급된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래에 가장 파급력이 큰 분야다. 대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생명을 연장시키는 기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소설의 내용보다는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오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난치병을 치료하고 질병을 예방하면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기정사실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난치병 치료에 가능성을 열어 준 줄기세포 연구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던 줄기세포의 연구 방식은 난자를 이용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에 부딪혔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역분화 방식이라고 해서 난자가 필요 없는 시스템으로 성과를 내었고 연구의 진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면역줄기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면 암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줄기세포가 손상된 신경세포를 회복시켜서 알츠하이머를 고칠 수도 있다. 그러면 인간의 노화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뇌의 노화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질병을 예방하는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될 것이다. 인간 게놈 유전자의 분석으로 개인 맞춤형 진단 시대가 오게 된다. 예를 들어 옛날에는 유방암을 치료할 때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심했다. 그런데 최근 유전자 정보를 통해서 a라는 유전자 그룹은 약물이 효과적이고, b라는 그룹은 호르몬 치료가 더 적절하며, c라는 그룹은 두 가지를 혼용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 개인의 유전자정보에 따른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맞춤형 치료다.

 

또한 최근에는 노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얼마 전 하버드대에서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텔로머라아제라는 노화 유전자를 조작했더니 노화가 멈추고, 심지어 회춘까지 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과학자들이 매우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연구분야다. 이런 것들이 계속 연구되고 밝혀져 대중화되면 21세기의 불로초가 되지 않겠는가.

  

 

*《특이점이 온다》의 레이 커즈 와일과 싱귤래리티 대학
레이 커즈와일은 세계적인 발명가이자 미래학자로, 그는 자신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인간의 사고능력을 획기적으로 발달시키는 기술이 구현되어 기계가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 오며 이를 ‘특이점’이라 지칭한바 있다. 2010년 세계미래포럼'에서 그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특이점에 도달해 인간이 수명연장을 넘어 영생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브레인스캐닝(Brain Scanning)’이 가능해져서 곧 두뇌를 보관할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핸리 마커롬 두뇌연구소’의 예를 들면서 2018년에는 두뇌를 만들 수 있고, 인공지능을 ‘교육’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라고 보았다. 레이 커즈와일은 또한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2009년에 싱귤래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을 세웠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이 후원하는 이 학교는 ‘다음 세대 인류가 맞을 중대한 도전에 대비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바이오공학, 로봇공학, 신경공학 등의 첨단과학·미래학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인 고산씨도 이 대학에서 공부한 바 있다.

 

 

*역분화방식 줄기세포 연구로 난치병을 치료하다.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은 사람 난자를 이용하는 이른바 ‘황우석 박사’의 방법이 먼저 시작되었지만, 난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과 함께 윤리적인 문제점도 제기되어 연구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그런데 역분화 방식 줄기세포 연구는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교수 팀이 개발한 방식으로 난자가 필요 없고, 환자의 체세포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에 획기적인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우리나라 차병원에서 역분화 조절 단백질만을 사용해 안전한 줄기세포를 얻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의 활용은, 예를 들면 난치병 중 하나인 파킨슨 병 환자에게 적용해 환자의 체세포를 역분화시켜서 얻은 줄기세포로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만들어 병의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줄기세포 전문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2009년에 소개된 바 있다.

 

 

*노화를 역전시키는 유전자 – 텔로머라아제
하버드대학 의대의 로널드 드피뇨 박사 연구팀은 늙은 쥐를 대상으로, 유전자 손상을 막는 ‘뚜껑’ 격인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를 강화한 실험 결과, 희게 변한 털이 다시 짙어지고 사라졌던 생식 기능이 되살아난 결과를 얻어낸 바 있으며, 이는 인간으로 치면 80세 노인의 육체가 젊은이로 변한 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노화를 막는 것 뿐 아니라, 노화를 역전시키는 기제도 가능하다는 연구의 단초가 열리게 되었다. 이 연구결과는 2010년 11월자 〈네이처〉지에 실린바 있다.

 

 

이미 기업에서는 나노화장품, 나노TV, 극세사 섬유 등 나노기술 상품을 내놓고 있다. 나노기술이 생명을 연장하는 의학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은 암에 걸리면 약을 먹거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하지만 100% 완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나노기술이 발달되면 나노물질 안에다 암만 선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항체와 약을 집어넣어 암을 없애 버릴 수 있다. 암은 조기진단 하면 거의 고칠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암을 볼 수 있는 크기는 한계가 있다. 이미 진단기기에서 암을 파악하게 되었을 때는 암세포가 상당히 진전된 다음이다. 그러나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5만분의 1에 해당하므로 암세포가 아주 작을 때부터 파악이 가능하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나노로봇은 그 다음의 진전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혈액 안에 로봇을 돌리는데, 프로펠러와 모터 등이 나노 사이즈로 가능해지면 나노로봇을 만들 수 있다. 현재도 암이 많이 치료되고 있지만, 이렇게 조기에 암을 발견하게 되면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은 물론, 예방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니 당연히 인간의 수명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영생을 추구하는 종이라고 생각된다. *냉동인간기술, *두뇌 임플란트 등의 기술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한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늙어가는 뇌와 육체를 어떻게서든 붙잡아 두려고 하는 이러한 연구들은 끊임없이 시도될 것이라고 보는가?
과학자들은 학문적 호기심으로라도 계속 연구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또한 인간이 무병장수하고 싶은 꿈은 고대부터 계속되어 온 것 아닌가. 이 욕망의 비즈니스는 오래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기술에 대해서 언급해 보면, 냉동인간 서비스는 이미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현재 기술의 발전 추이를 예측해 보면 이론상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 ‘뇌’다. 뇌의 해동이 가능한가가 문제다. 뇌의 작용은 모든 것이 수수께끼이기 때문이다.

 

*두뇌 임플란트 같은 경우,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칩을 두뇌에 심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일부 치매나 간질, 파킨슨씨 병에도 두뇌 칩을 이용해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소설 속에서는 기판에 자신의 뇌 속 정보를 다운로드시킨다는 것도 나오던데, 이렇게 생각하면 가능하다. 인간의 뇌는 상당 부분의 정보를 시각을 통해 받아들인다. 그 시각 정보를 데이터 처리해서 다른 스토리지에 저장해 놓았다가 영화처럼 재생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영하 196℃의 액체질소에 담긴 인간 - 냉동인간서비스
알코어생명연장재단(Alcor Life Extension Foundation)은 인체 냉동 보존의 연구와 실행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다. 인체 냉동 보존은 미래의 의료기술로 소생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사람의 사체를 영하 196℃의 액체질소에서 냉동 보존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베드퍼드 박사는 1967년 간암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최초로 냉동 인간이 될 것을 자원했다. 그 후 2010년 현재까지, 스스로 냉동 인간이 되어 부활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세계적으로 400여 명. 그중에는 만화영화 제작자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와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인 테드 윌리엄스도 있다.

 

 

*두뇌 임플란트
세계 최초로 두뇌 칩 이식을 통해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려는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 신경기술센터 테오드로 버거 교수는 기억장치로 작동하는 인공해마를 연구하여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임플란트가 가능함을 강조해왔다. 연구 프로그램은 4개의 단계로 진행 중인데, 뇌척추액 속에 담긴 살아 있는 쥐 두뇌에 주입하는 실험이 1단계로 2004년 성공하였고, 3년 내에 실제로 살아 있는 쥐에 실험하고, 다음에 살아 있는 원숭이에 실험한 후 인간에게 실험하게 된다.

우선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시술할 예정이다. 현재 5개 대학이 연구 중이다. 두뇌 임플란트는 사람의 기억을 되살리는 노력, 즉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 재생에 원목적이 있지만 인간의 기억을 교묘히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인간이 기억하는 모든 것에 대한 조절 능력이 있다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하기 싫은 것은 지울 수도 있다.

세계적인 두뇌 연구의 성공은 인간이 무엇을 기억하고 말고를 기계가 조절해 주는 시기가 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인간은 신경기술 설계와 인지과학 프로젝트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마케터들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산업에 적용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특히 국가가 관심을 두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다. 예전에는 병원에 가서 자신의 몸 상태를 진단했지만, 이제는 휴대폰으로 체크할 수 있는 것이다. 이해가 쉽도록 영화로 설명하면 편할 것 같다. <아일랜드>라는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아침에 거울 앞에 서자, “당신의 ○○ 농도는 얼마이며…” 하고 체크해 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와 비슷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례로 우리 연구소에서는 간의 건강을 개인이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지금은 당뇨병을 체크하듯 침습법으로 혈액을 따서 진행하지만, 앞으로는 사람의 피부 속에 칩을 집어넣어 휴대폰으로 무선 스캐닝해서 정보를 받으며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방향으로 진전될 것이다. 

 

또한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이 바로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게임이나 증권정보, 뉴스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유행하지만, 그 다음 세대 애플들은 아마 헬스케어 영역이 되리라고 본다. 이미 미국에서는 심근경색을 체크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는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본다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여러 과학기술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개인적으로는 개인 유전자지도의 발견에 따른 개인 맞춤형 의학이라고 본다. 나도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개인유전자지도는 의학을 넘어서, 사회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큰 영역이다. 세계적으로도 경쟁이 치열하다. 유전자를 이용해서 노화의 정도를 측정해 주는 회사도 있고 이미 비즈니스를 시작한 곳이 여럿 있다. 물론 현재의 수준으로는 아직까지 100% 정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더 나아가서 개인의 유전자 정보는 국방, 취업, 결혼, 교육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유전자 정보가 노출될 때는 엄청난 사회 문제가 유발될 수도 있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알코어생명연장재단은 냉동인간 기술을 통해 인간의 영생을 추구한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는 원격 의료 기술을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를 말하며, 줄여서 U-헬스케어 서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IT-BT-NT를 포함한 기술 간 융합 경향으로 최근 발전 속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GE헬스케어는 의료용 단말과 병원 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임산부의 상태(태아의 심장박동, 산모의 자궁 수축도등)를 살피고 원격지에서도 충분히 진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사의 통합 의료 정보시스템과 연동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바 있다. 아울러 U–헬스케어의 발전과 함께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보호의 측면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의 생체 정보 및 가족력, 신체적 특징들을 포함한 극히 개인적인 정보를 주로 다루고 있고,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가 공유되고 소통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보안 및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다양한 취약점과 위협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U-헬스케어의 미래 -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아이폰에 내장된 마이크를 사용해서 사용자의 심장박동을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있는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 i-청진기(iStethoscope)는 이미 300여만 명의 의사들이 다운 받았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발명한 런던대(UCL)의 피터 벤틀리는 결국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이 현 의학장비보다 더 강력하고 저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제약회사들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관리를 돕기 위해 개발된 ‘스마트 닥터(SMART Dr.)’ 를 꼽을 수 있으며, 이는 제약회사인 한국노바티스에서 개발한 것으로, 복약 시간, 혈당, 혈압 측정 시기를 알려주고, 고혈압, 당뇨 자가측정 및 병원찾기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외에도 타이레놀에서는 ‘우먼스 타이머’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생리 주기와 가임 기간을 관리하게 하고, 생리통에 관련된 20여 가지 증상을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나의 생체 정보를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며, 전문가들은 개인 유전자지도의 대중화로 유전자 정보까지 입력된다면 아이폰으로 개인 맞춤 의학이 가능한 진정한 유비쿼터 헬스케어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고령화시대, 다중정체성(multi-identity)의 삶

수명을 연장시키고 노화를 역전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과연 인간은 어떠한 삶을 살게 될까? 길어진 삶의 나날들 가운데서 여러 번의 생의 모델을 추구하며 단일한 정체성이 아닌, 다중정체성의 삶을 살게 된다는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의 주장은 고령화사회를 코 앞에 둔 우리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은 고령화사회가 가져다 줄 사회문화적인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업시대와 정보화시대를 넘어, 다가오는 생명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갈 고령화시대의 주인공들이 어떤 소비행태를 펼칠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상 소설이 황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런 연구를 하고 있더란 말이다. 그러면 마케터나 브랜더로서 우리의 미래 사회를 한 번 정도 예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김경훈(이하 ‘김’) 물론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 기술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기계적인 예측이 그리 간단하진 않다. 디지털을 예로 들어 보자. 디지털은 이미 성장과 성숙기로 가고 있다. 그것도 산업이나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으로서 우리의 삶을 변모시키고 있다. 2000년대서부터 10년 동안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쏟아져 나와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생을 완전히 지배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2010년 넘어서는 일상을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야 성장과 성숙기로 가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주요 테크놀로지는 세상의 시스템을 바꾸지만 5년, 10년 만에 모두 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한 30~40년 간다고 본다. 그렇게 볼 때 바이오 분야는 디지털이 1990년대와 2000년대 겪었던 변화를 앞으로 한 10년 동안 가져가지 않을까 본다. 그러면 2020년, 2030년이 되면 디지털이 완전한 일상이 될 테고 바이오, 나노, 에너지가 성장기와 성숙기를 거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이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면 고령화사회는 우리에게 닥친 구체적인 현실이 된다. 사실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발전을 배제하고서라도, 지금의 추세로만 볼 때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하고 예측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서다.
내 생각에는 같은 고령화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연장선상에서 예측하는 부분과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 즉, 노화 유전자의 치료제 발견 등의 불확실성 요소를 고려한 부분을 같이 놓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가상 소설은 그런 불확실성 요소를 극단적으로 상상해서 만든 것이 아닌가. 하지만 현재의 연장선상에서만 보더라도 고령화시대의 예측은 가능하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이 글을 읽는 독자인 마케터들에게는 한국 사회 베이비붐 세대의 행보에 주목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현재 56년~75년생까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보는데 숫자로 보았을 때는 약 85만 명 가량 된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폭발적인 베이비붐이 3~4년 정도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20년에 걸쳐져 있다. 베이비붐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거의 생존 본능에 가깝다고 한다. 즉 위기나 전쟁 시 남자들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한다. 일종의 진화론적인 개념으로, 위기 상황에서 종족을 빨리 번식시키고자 하는 본능처럼 말이다. 그래서 전쟁이 끝나면 베이비붐세대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기간이 대략 한 3~4년 되고나면 자연스럽게 사그라든다. 전쟁은 대부분 3~4년이면 끝나니까 말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그러한데, 우리나라는 양상이 다르다. 20여 년에 걸쳐서 계속 인구가 증가했다. 초기 베이비붐 세대인 1954년 이후부터 후기인 1975년생까지로 연령을 나눌 수 있으며 그 특징이 20여 년에 걸쳐져 있다. 이미 5년 후면 1956년생들이 60대에 접어들며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시대로 접어든다. 이들이 20년 후면 75세 정도 될 것이고 초고령화사회에 들어가게 된다. 이들이 20여 년에 걸쳐서 만들어 내는 라이프스타일, 사회 문화적 변화들을 예측해야 한다.

 

이미 고령화시대에 들어간 일본이나 유럽에서 어떤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외국은 베이비붐 세대가 3~4년 정도로 짧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년에 걸쳐 있고, 이들이 20년 후에는 55~75세가 될 텐데 그때도 인구분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보자. 숫자도 제일 많을뿐더러 한국 경제의 성장기에 부를 쌓은 세대다. 이른바 권력층인 것이다. 또한 이들은 충분히 디지털을 사용하는 세대다.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을 쓰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맞이하게 될 20년 뒤를 지금의 일본, 유럽 사회의 노인들의 삶에서 어떻게 힌트를 얻을 수 있겠는가.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들은 지금의 노인들과는 다르게, 첨단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발전된 라이프스타일을 살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고령화사회의 특징을 *다중정체성과 순환적 삶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여러 번의 직업 선택과 은퇴,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정체성을 구가하는 삶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충분히 가능하다. 80세의 스튜어디스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70~75세가 일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젊은이들과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인생이 길어지면 단기적 선택이나 선호보다 중장기적 선택이나 선호를 하게 되고 그 나이쯤 되면 직업이 여러 번 바뀐 후가 될 것이다. 빈부 격차는 여전하겠지만 어느 정도 기본적인 삶의 토대가 마련된 사람들이라면 일의 목적이 달라질 것이고 이것이 사회를 변동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취미노동, 자기실현적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다. 같은 일을 해도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일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젊은 세대들의 직업 선택과는 좀 다른 양상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아마 몇 번의 직업을 바꾸고, 몇 번의 은퇴를 하며, 또 새로운 직업을 찾을 것이다. 인생에는 플랜 A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랜 B, 플랜 C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살 것이다.

 

지금의 40세가 20년 뒤엔 60세다. 지금의 *중위연령은 37세다. 중위연령이란 우리 사회의 가장 중간인 나이라고 보면 된다. 당신이 40이라면 중간 나이인 37세보다 3살 많은 포지션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년 뒤엔 중위연령이 50이 될 테고 당신은 60세다. 지금과 별반 차이 없는, 10살 정도의 많은 포지션으로 자리매김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20년 후에는 60세를 아무도 노년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60세 이후에 결혼을 다시 한다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거나, 혹은 연애를 하는 것이 하등 이상할 일이 없는 것이다.

 

 

*길어진 수명의 인간, 다중정체성과 순환적 생애모델을 살다
미래 사회의 인간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고 따라서 삶의 이력이 연장되는 시대에 살게 된다. 이 시기의 인간들은 “난 여러가지가 되고 싶고 또한 이런 다양성을 하나의 특성으로 묶고 싶어!”라는 다중정체성의 시대가 온다고 미래학자 호르크스는 이야기한다. 따라서 인간은 더 이상 출생-양육-교육-일-결혼-가정-은퇴-죽음으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삶의 구조를 살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인간들은 점점 더 순환적인 삶 속으로 표류한다. 어떤 이들은 35세에 다시 대학에 들어가고, 52세에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며, 45세가 되어 아이를 낳거나 76세가 되어 다시 결혼하기도 한다. 이것을 순환적 생애 모델이라고 명명하며, 다중정체성 문화의 본질이라고 호르크스는 이해하고 있다.

 

 

*2050년 대한민국의 중위연령은 53.7세 - 세계2위 (UN 2009)
중위연령이란 전체 인구를 연령의 크기 순으로 일렬로 세워 단순히 균등하게 2등분하는 연령을 말한다. 즉 전체 인구를 나란히 세웠을 때 맨 가운데 자리 잡은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위연령은 37.3세로 나타나지만, 앞으로 수명의 연장 속도와 저조한 출산율을 고려했을 때 UN(2009)은 2050년 대한민국의 중위연령이 53.7세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령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참고로 2050년의 중위연령 1위 예상 국가는 일본이며, 세계의 평균 중위연령은 38.4세다.)

 

 

결혼제도나 가족관계도 변화가 오게 될 것이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비즈니스와 상품, 서비스,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때 마케터들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
가족관계는 확실히 복잡해지리라 본다. 가족은 사회적 단위의 기초이기 때문에 형태가 어떻든 가족의 모습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형태는 적어도 150가지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두 번째 와이프의 장모와 세 번째 와이프와 함께 살고 있는다든지 말이다. 혈연보다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가족이 구성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족 형태는 30~40가지로 보고 있고, 미국이 100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그때가 되면 대략 4대나 5대가 함께 살게 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세대 간의 관계를 지원하는 사회적 제도나 비즈니스, 서비스 등이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핵심은 문화, 기호, 취미가 다른 각 세대의 사람들을 어떻게 연결해 주는가에 있을 것이다.

 

20년 후의 고령화사회에서 혹자는 젊은 세대와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점은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대 간의 문제는 빈부의 격차와 함께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공진화적 형태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빈부의 격차를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빈부 갈등이 거의 끝단에 와 있다고 보면 된다. 부유층과 그렇지 않은 층의 간극이 30년 정도 지속적으로 벌어져 왔다. 미국은 1970년대 중반의 하위 40%의 소득수준이 지금 2010년대와 같다. 하지만 상류층의 소득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미국 사회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단순하게 끌고 갈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그래서 오바마 정부가 의료보험 개혁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비교적 초입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다. 그 징후를, 유난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 생산성에 비해서 대기업은 보수가 많고 하위직종은 너무 적다. 사회 전체의 부가 일부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디지털의 발달로 소셜 네트워크가 하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끼리끼리 모이게 하고 세력화시킨다. 그냥 놔두면 어떤 식으로든지 폭발할 것이다. 여기서 중첩되는 것이 한 사회의 성장 주기에 따라서 부의 혜택을 받은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복합적으로 공존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에 시작해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본격적인 부를 쌓은 세대가 지금의 베이비붐 세대다. 그 이후의 세대는 부를 쌓을 수 있는 사회적인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래서 빈부의 문제가 세대간의 문제와 함께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들이 노인이 되면, 윗세대처럼 살 수 없다는 불만이 쌓일 것이고, 그러면 세대간의 갈등이 증폭될 것이다. 이 갈등을 어떻게 사회적 합의와 일자리 창출로 풀어내는가가 이 사회의 숙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케터와 브랜더들은 다가올 고령화사회를 대비해서 어떤 상상과 예측,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는가?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없다면 20년 뒤의 노인들은 지금의 중산층보다 잘살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렇게 달라진 패턴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1세기는 영성의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비물질적인 혜택들, 편안함, 안심, 관계를 맺을 때의 즐거움 등, 이런 ‘신뢰’라고 하는 것이 자본이 될 수 있다.

 

20년 후의 사회는 이런 자본주의시대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노인들은 까다로운 소비자다. 지름신이 강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노인 세대들이 돈은 많은데 지갑은 잘 안 여는 세대들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주류가 되는 세대를 생각해 보라. 그러니 앞으로의 마케터나 브랜더들은 ‘신뢰 + 까다로운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단번에 신뢰를 얻기가 만만치 않지만, 이들에게 한번 신뢰를 얻으면 잘 안 바뀌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기업의 스토리텔링 못지않게 히스토리가 중요해지고 기업과 소비자간의 일상적인 관계가 지속적으로 맺어져서 히스토리가 생기는 형태가 될 것이다.

 

더불어 마지막으로 마케터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기업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시나리오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이다.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예측 가능한 일부 변수와 예측 불가능한 대부분의 불확실성 변수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전체상을 그리는 것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항상 여러 개의 미래 시나리오를 함께 써야 한다. 미래가 현실이 되어 확인해 보면, 현실은 결국 다양한 시나리오의 혼재로 나타날 경우가 많다. 물론 이 소설은 극단적 상상을 통한 가상 소설 형태라는 것을 감안하므로 열외로 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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