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의 이론과 실제, 크라운 베이커리
Design으로 맛을 내고, Brand로 반죽하다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나건  고유주소 시즌1 / Vol.10 디자인 경영 (2009년 06월 발행)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거대한 지각변동’이라는 단어를 통해 다니엘 핑크가 정의하고 싶었던 것은 앞으로 도래할 ‘하이컨셉의 시대’이다. 창조의 능력, 공감하는 능력,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강조될 그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우뇌 중심적 사고가 가능한 ‘미래인재’이다. 그가 미래인재의 여섯 가지 조건 중에서도 가장 핵심능력으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그런데 이 디자인이라는 것이 우뇌만의 영역일까? 만약 당신이 예술과 디자인에 대한 차이(“디자인만큼 예술과 과학의 한가운데 있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캐서린 맥코이)에 동의해 줄 수 있다면, 디자인은 Leght(left+right)뇌에 의한 작업이라는 것에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디자인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이성(Logic)의 좌뇌와 감성(Emotion)의 우뇌, 이 둘의 합작이야말로 가장 유기적인 디자인 경영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을 관찰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공학도에서 디자인 경영학 교수로 변신한 나건 교수와 디자이너 출신의 경영자 윤석빈 상무, 전형적인 Leght뇌를 사용하는 이 두 사람의 입을 통해 크라운베이커리 디자인 경영의 7년간의 발자취와 그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The interview with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나건, 크라운베이커리 상무 윤석빈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전문가의 영역을 넘어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디자인 경영이 왜 화두가 되었을까요?
다니엘 핑크가 쓴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말하듯 정보의 시대Information Age에서 컨셉의 시대Conceptual Age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한 기류와 경영이라는 시대적 키워드가 맞물려 새로운 개념어로 ‘디자인 경영’이 조명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앞서 다니엘 핑크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변화에 대해 디자이너들은 ‘이제 디자이너의 세상이 왔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반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세상이 아니라 이제까지 디자이너들만 즐기던 세상에 다른 부류의 실력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개념이 조금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계속 정보력과 ‘논리’를 가지고 창의성을 발휘했던 경영자나 마케터 같은 좌뇌 중심 그룹이 이제는 그 시장에서 한계를 느끼고, 새롭고 신선한 ‘우뇌적 영역’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좌뇌를 정복한 사람들이 우뇌 영역과의 시너지를 보기 위해서 컨셉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는 논리적인 사람들이 감성을 점령하러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수치적으로 비교해 본다면 좌뇌 영역(경영)의 사람들이 우뇌의 영역(디자인)으로 유입되는 수가 10이라면 반대의 경우는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좌뇌 중심의 사람들이 우뇌 중심의 사람들을 흡수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디자이너들이 논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 10배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국 디자인이 흡수될 것이라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디자이너라는 말 자체가 예전에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의 의미였다면 이제는 ‘자신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다소 범용적 용어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디자이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마인드로 디자인적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도 굉장히 넓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기본적으로 디자인의 의미가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창의적인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창의적이라고 하는 것은 디자인의 가장 큰 장점인 시각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사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고 그 과정까지도 포함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라는 것입니다.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결과물’과 ‘과정’을 모두 의미하는, 몇 안 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고민을 할 것이고 그 고민의 시간 속에서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 깨달음이 곧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단번에 결과치를 내기를 원하는데 과정이 없는 결과는 얻는 것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본다면 ‘디자인 경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디자인 경영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됩니다. 경영자 관점에서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을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경영자들은 디자인보다는 인건비나 생산비 측면을 관리하여 수익을 창출해왔는데 이제는 그것으로 경쟁력을 갖기 힘들어졌고, 다른 요소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인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죠. 즉, Management ‘of’ Design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 디자인 영역에서 바라보는 디자인 경영의 의미는 아마도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들이 경영의 기본적인 원칙을 이해하고 거기에 디자인을 응용해서 비즈니스를 해볼 수 있을까?’에 가까울 것입니다. 조금 더 확장시켜 해석하면 ‘디자인은 경영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겠죠. 사실 이제껏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낸 디자이너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경영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디자이너라는 단어가 건축, 패션 등 여러 분야로 넓혀졌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전통적인 제품디자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경영의 최종 목표는 ‘보유한 자원을 가장 합리적,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인데 디자이너들이 이런 정량적인 감각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죠.

 

반면 애플이라든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Management ‘for’ Design을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 중심으로 경영을 하는 것이죠. 스티브 잡스는 ‘선 디자인 후 엔지니어링’을 강조합니다. 우선 디자인이 나오면 어떻게든 기술을 거기에 맞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디자이너들이 궁극적으로 가지고 있는 꿈은 Management ‘by’ design, 즉 디자이너들이 경영까지 해보자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of’에서부터 ‘by’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디자인의 의미가 점점 확대된다는 것입니다. ‘of’가 단순히 제품의 형태를 만드는 일이었다면 뒤로 넘어갈수록 이것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찾아내는 이슈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인의 의미를 확대하는 것이 디자인 경영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현재 실무에 있는 디자이너는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과거 디자인은 ‘디자인 자체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design itself)’을 즐겨왔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경영이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CEO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현재는 ‘디자인 자체를 위한 디자인’은 자멸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제 디자인은 ‘가치 창조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value creation)’으로 변해야 합니다. 많은 디자이너가 자신의 디자인 결과물을 보고 좋은 디자인이라고 자위합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굿 디자인(good design)’은 있는데 ‘그레이트 프로덕트(great product)’는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레이트 프로덕트’입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혁신이고, 결국 디자인 활동의 상위의 개념인 브랜딩 활동을 위한 요소입니다. 좋은 디자인은 결국 브랜드의 가치를 올려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가 이 구조를 철저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디자인을 독립적인 것으로 이해해서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면, 그건 결국 디자인의 몰락을 재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디자이너 스스로 ‘디자인이 다른 개념의 하위 개념으로 들어가고 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은 그것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디자인이 다른 것들을 모두 포함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라는 것이 무엇을 통해 보여지겠습니까? 결국은 디자이너들의 손을 통해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주종의 문제가 아니라 상생의 문제죠. 상생을 하면서 거기서 내가 어떤 포지셔닝으로 갈 것인가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를 비교 해보면 디자인팀은 경쟁에 익숙하지 않은 반면 마케팅팀은 사내·외적으로 훨씬 더 경쟁에 익숙한 편입니다.

 

그래서 디자인팀과 마케팅팀의 게임은 거의 다윗과 골리앗의 게임과 같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죠. 다윗이 디자이너라고 하면 단 한 번의 돌팔매로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것이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정말 노력 해야만 균형이 맞기 시작하고, 그때서야 비로소 어느 정도 디자인 자체를 중심으로 조직이 뭉칠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디자인이라는 것을 전통적인 의미로 해석해서 마케터들을 이해시키려고 하면 절대로 마케터들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의 본질은 기업의 철학과 전략, 그리고 아이디어를 얼마나 시각적으로 보여주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결국에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밸런스’와 ‘하모니’가 미래의 키워드입니다. 좌뇌와 우뇌가 결합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경영 최고의 이슈는 흔히 감성을 대변하는 디자이너와 논리를 대변하는 매니저가 어떻게 시너지를 내는가입니다.

 

논리와 감성이 만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논리가 감성을 흡수’하거나 ‘감성이 논리를 흡수’하거나 아니면 ‘중간’에서 만나는 세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저 같은 디자인 경영학과 교수는 디자이너들에게 논리를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경영대학 같은 곳에서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감성을 넣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감성적 논리(emotional logic)인가 아니면 논리적 감성(logical emotion)인가가 큰 논쟁거리이자 이슈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기업보다 국내기업은 상대적으로 팀들 간의 유연성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교육적인 문제부터 시작해서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 경영자와 미국 경영자는 굉장히 다르고, 한국 디자이너와 미국 디자이너도 굉장히 다릅니다. 한국은 미대 나온 사람들이 디자이너가 됩니다. 그런데 미국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엔지니어링 전공자든 마케팅 전공자든 모두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전공을 가지고 있든 그들의 지식 속에는 공통 분모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 마케팅, 디자인 출신들 간의 공통 분모를 찾아보기 힘든 것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이유는 교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전공 이외의 학습을 일정 수준 이상 공유합니다. 예술과 디자인에 관한 지식도 그 공유된 지식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노력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만 공부하다가 회사에서 익숙하지 않은 영역과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우리 이제 통합해 봅시다’ 했을 때 그렇기 되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회식을 자주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경영자들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 경영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CEO들이 ‘어떤 기업이 이번에 디자인을 가지고 돈 벌었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좀 해보자’그런 식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 이해없이 표면적인 것만 보는 것이죠.

 

 

그렇다면 현재의 경영자들은 앞으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제일 근본적인 것은 경영자들이 과연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도 천재는 아니지 않습니까. 마케팅이나 경영에 관한 것에는 감각과 노하우가 있겠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서 그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왔겠습니까. 그런데 이분들이 디자인 관련 경험은 굉장히 적습니다. 겨우 하는 것이 외국 나가서 디자인 경영 잘 된 사례를 훑어보는 것입니다.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좋은 호텔에 가서 자보고 물건을 써보는 것이죠.

 

그리고는 돌아와서 “가봤더니 좋던데 우리 디자인은 왜 이래?”식의 불평을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경영자 스스로 자문해보아야 합니다.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것 없이는 10km는 갈 수 있어도 절대 100km는 못 갑니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CEO들이 디자인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스스로도 ‘디자인 경험’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부 디자이너와도 의견을 더 잘 공유할 수 있고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가치라는 것은 보통 이야기되는 디자인의 가치(효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CEO 스스로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경영자로서 봤을 때의 디자인 가치(필요성)입니다. 이러한 가치 인식은 몇 시간 동안 디자인 경영 교육을 받았다고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관심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숙제라면, 현재 현장에서 디자인팀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디자인 경영을 하고 있는 CEO는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우선은 겸손한 태도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많은 CEO들을 보면 경험과 자금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는 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를 설득시키려고 할 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잘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것이 디자인 경영을 할 때 경영자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의 많은 대화와 이를 통한 관계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티핑포인트》라는 책에도 나왔듯이 약하게 이어진 연결(weak tie)이 더 중요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정보는 강하게 연결된 네트워킹(strong tie) 속에서 더는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나 가족과 같은 강한 연결에서 새로움을 찾아보기는 힘들죠. 그래서 저도 같은 전공의 사람들은 잘 안 만납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는 새로움입니다. 경영자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 중 하나가 자신이 경영을 했기 때문에 마치 만능인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디자인 경영의 성공 사례로 애플을 꼽는 분이 많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애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당연히 애플은 디자인 경영의 성공 사례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강한 리더십과 CDO인 조나단 아이브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회사 자체적으로 디자인 센터나 디자인 중심의 문화는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막강한 리더십 아래 1인 독재체제로 모든 것을 끌고 갔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없어도 많은 사람들이 공유된 생각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가 의문입니다. 요즘 스티브 잡스가 몸이 안 좋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스티브 잡스 이후에 애플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애플뿐만 아니라 디자인 경영을 위해서는 결국 디자인 중심의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화라는 것은 시스템이고, 시스템이라는 것은 그것을 이루는 구성원들에 의해 조직됩니다. 그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억압했을 때 가만히 있는 것은 ‘인정’이 아니라 ‘침묵’이죠. 그 침묵이 터져버렸을 때에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이기 때문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결혼하면 회사에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모두 포용하고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디자인 중심으로 경영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CDO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CDO가 일방적으로 명령을 받는 것이 아니라 CEO와 서로 전략적인 파트너십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과 동시에 조직 전체가 디자인의 가치를 이해해야 합니다. 사실 쉬운 얘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방향성이 그렇다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의 사례는 무엇입니까?
국내 사례로 크라운베이커리를 연구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CDO인 윤석빈 상무가 디자이너 출신인데 지난 7년간 디자인 경영에 관한 이론들을 실제로 현장에 적용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겉으로는 많이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디자인 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크라운베이커리는 앞으로 매우 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조직을 바꾸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여러 가지 조직적 반발인데, 윤석빈 상무는 밑에서부터 꾸준히 올라가면서 7년 동안 마케팅 조직에 속해 있던 디자인 팀의 형체를 조금씩 만들고 결국 디자인 경영을 하는 부서로까지 만들었습니다. 그 7년이라는 시간이 상당히 의미 있다고 하는 이유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그만큼 진행했다는 것은 쉽게 만들어질 수 없는 ‘조직 문화’가 생성될 씨앗이 뿌리내려져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크라운베이커리는 상당량의 리서치 결과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성공과 실패를 정리해둔 데이터들은 지금 기업 내부에서 성공의 분출을 기다리는, 밑에서 끓고 있는 용암 같은 것입니다. 그러한 응축된 잠재 에너지가 어디로 터져나가 얼마나 큰 혁신 에너지가 될 수 있는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큰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in the CDO's FIELD
IDAS의 나건 교수님께서 크라운베이커리의 윤석빈 상무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지난 7년간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을 통해 가질 수 있었던 잠재력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난 7년이 고생스럽기는 했지만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들이 전혀 훈련되지 못했던 경영 부문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실행함으로써 그 연계점을 찾아가는 데, 나건 교수님의 도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가 많지는 않으셨습니까?
배운 것을 실행하는 데에는 항상 갭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간극을 어떻게 줄여나가는가가 핵심이며 진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론적인 용어를 회사에 바로 도입시키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산학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도 점차 디자인과 경영의 전문 용어에 익숙해 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좀 더 용이해진 것입니다. 또한 이론과 실무가 서로 다른 부분들은 계속해서 수정 및 보완해 나갔습니다.

 

상무님께서는 처음부터 이 분야와 관련된 일을 하셨었나요?
시각디자인 전공자 후에 다른 영역에서만 일해왔고 경영에도 익숙하지 못한 터라 제가 ‘크라운베이커리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2000년도 당시 크라운베이커리는 외부 디자이너의 도움이 필요했던 시점이었습니다. 디자인팀은 존재하지 않았고 파주 공장 쪽에 관련 디자이너 두 명 정도가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CDO의 자리에서 7년간의 성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계신 것을 보면 무엇인가 큰 사고의 전환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상황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니 앞으로는 오히려 제가 여기서 일을 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그만큼 디자인 전문 인력이 존재하지 않았고, 있다 해도 모두 상품 디자인 쪽으로만 접근할 뿐 다른 디자인 프로세스로의 접근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회장님께서도 디자인 경영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셨고 하나씩 살펴보니 디자인의 손길이 필요치 않은 부분이 없어 보였습니다. 사실 베이커리 산업에서 디자인이라고 하면 보통 제품만 생각하시지만 저는 종합예술과도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품이 연기자라면 매대는 무대 같아야 하며 매장은 극장 같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관점을 바꾸고 나니 제품 디자인, 회사 CI 디자인, 매장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광고 디자인, 조직 내부 디자인 등 디자이너로서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부분이 많이 생겼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접근으로 팀조차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던 현장에서 큰 움직임을 만들어 내려고 하셨으니 쉽지는 않으셨겠습니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결국 조직이 디자인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가치’에 대한 공유된 문화가 부재하는 상태에서 손실되는 심적, 물적 에너지가 굉장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디자인 실행의 효과’를 전파하고 디자이너 스스로도 일종의 디자인 레벨을 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지난 7년간 진행된 디자인 경영의 실질적인 목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저 스스로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인 결과물이 실제로 경영적 측면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했습니다. 특히 회사 전반에 걸친 현금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도 1년간 재무팀으로 보직을 옮겼죠.

 

디자인 영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인데, 디자인에 대한 열정으로 관심의 영역을 확대시킨 것 같습니다.
디자인 전공자로서 디자인의 가치와 효용을 피력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디자인과 떨어져서 경영에 대한 현실감각을 익히고 난 후에야 회사와 조직 그리고 경영에 대해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재경 팀에서 근무하다 보니 노조와의 관계, 미수, 채권 등 배우지 못하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결국은 그런 경험과 지식이 조금씩 쌓이면서 시장과 경영을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로 시작해, 현재 CDO의 자리에서 경영에 참여하시게 되었는데,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기로 하신 2000년부터 현재까지 어떤 변화를 겪어오셨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기로 마음먹은 후, 크라운베이커리 디자인 경영의 가장 근간에 둔 모델이 덴마크 디자인 센터(Danish Design Center)가 발표한 ‘디자인 도입 단계 모델’ 이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크라운베이커리에 맞는 디자인 경영 모델을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경영도 궁극적으로는 ‘브랜딩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디자인 경영의 실제적인 실행 자체도 브랜드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할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크라운베이커리의 철학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꽤 오래된 회사입니다. 그래서인지 ‘식食은 곧 생生’라는 기업철학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기업 경영 저변에 흐르고 있는 ‘정직’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찾아낼 수가 있었고, 그 키워드를 바탕으로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 4대 미션 스테이트먼트(Mission Statement)’를 설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품격 있는 식문화 창신’이라는 새로운 기업 비전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비전을 풀어나가기 위한 네 가지 축이 곧 미션 스테이트먼트의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1)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그것을 어떻게 조직 내에서 조직 외부로 전달시켜 줄 것인가, 2) 디자인 리서치: 그것을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연구를 계속하고, 3) 디자인 협력: 어떻게 전체적으로 콜래보레이션 시킬것인가, 4) 디자인 독창성: 어떻게 기업의 특성을 계속 유지시켜줄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덴마크 디자인 센터가 발표한 ‘디자인 도입 단계 모델’
1단계: No Design_디자인이 없는 단계
이 단계는 회사 내에 다지인 전담 조직이 존재하지 않으며, 디자인이 다른 비전문 디자인 조직에 속하는 상태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독자적인 디자인 활동을 하기보다는 단순한 영업지원 업무를 주로 담당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디자인이 단순한 지시적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으며 디자인 전략 또는 디자인 기록 등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2단계: Design Styling_디자인을 스타일링으로 보는 단계
이 단계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주로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며 이때 스타일링은 시대를 반영하여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소수의 디자인팀 조직이 기업의 철학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선택하고 적용시킨다. 이 과정에서 비로소 기업은 디자인 자료를 보유하게 되며, 디자인 조직과 타 관련부서는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의 의사소통이 진행된다.
3단계: Design Process_ 디자인을 프로세스로 보는 단계
이 단계에 이르면 이미 디자인 조직은 기업의 경영 조직에서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고 있으며 디자인 전략을 바탕으로 디자인 조직과 관련 부서, 즉 생산, 영업, 연구소, 매장 등과 활발한 의견 교환을 통해 통합적 디자인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향후 디자인 리더십을 위한 충분한 디자인 결과물을 보유하게 된다.
4단계: Design Innovation_디자인을 혁신으로 보는 단계
이 단계에서는 디자인 프로세스가 기업 경영과 완전히 융합을 이루어서 기업이 디자인 활동을 독자적으로 진행하여 신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내부의 디자인 조직과 외부 디자인 조직의 창조적 능력을 모두 이용하여 디자인을 혁신의 원동력으로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디자인의 4단계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비디자인 중심 기업은 초기 단계인 1~2단계가 디자인 활동의 주요 업무로 진행되지만 디자인 경영의 완성 단계인 디자인 중심 기업이 되면 3~4단계의 디자인 활동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된다.

 

 

Inside Focusing 1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 목표 
크라운베이커리의 4대 미션 스테이트먼트를 잘 살펴보면 모든 요소가 타 부서와의 연계성을 만드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이너가 내부 디자인 조직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 가장 부족한 점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기업의 본질적 속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디자인 경영의 미션 자체가 사용자에 대한 이해,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나아가 경영자의 철학과 의도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디자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정된 것이다. 이러한 접근만이 《성장과 혁신》의 저자 크리스텐센(Clayton M. Christensen)과 레이노(Michael Raynor)가 말하는 혁신, 즉 보이지 않는 자산을 보이는 결과물로 승화시키는 단계로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을 가능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어떻게 각 미션들이 타 부서와의 연계성을 더욱 증폭시켜주는가에 대해서 한 가지 요소씩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디자인 커뮤니케이션(Design Communication)
효과적 경영은 기업과 기업 내부 조직원, 그리고 고객과의 의사소통에 초점을 둔다. 내부적으로는 경영자의 철학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고 외부적으로는 고객에게 기업의 유·무형의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정신적 요소까지도 표현하는 것이 디자인의 작업이다. 따라서 CEO의 철학은 디자인을 통하여 기업 내부와 외부의 고객들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그 활동의 가장 중요한 매개자가 디자이너이다. 
2) 디자인 리서치(Design Research)
항상 기업 내부 및 외부의 디자인 상황을 주시하고 외부의 창조력을 내부 역량화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디자인 리서치는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기업의 디자인 활동 프로세스에 객관성을 부여한다. 디자인 리서치는 디자인 업무를 진행해 감에 따라 점차 확장되어 간다. 초기에는 주로 스타일링에 대한 디자인 리서치가 진행되지만 디자인 경영 참여의 정도가 강화됨에 따라 프로세스를 위한 디자인 리서치로, 더 나아가 혁신을 위한 디자인 리서치로 확장된다.
3) 디자인 협력(Design Collaboration)
타 부서와의 적극적 협력은 디자인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디자인 부서는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는 조직으로서 관련 부서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만 기업의 비전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면 자연스럽게 디자인 협력이 이루어진다. 디자인 협력을 통해서 디자이너는 디자인과 연관된 기업 내의 프로세스들을 수용한다. 즉, 기업 내에서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 공유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러한 관계는 마치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며 서로 보완하고 때로는 견제하는 것과 같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디자인이 긍정적 역할을 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4) 디자인 독창성(Design Originality)
디자인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차별성이다. 즉, 시장에서 경쟁사와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경영의 실제에서는 소위 ‘따라서 하기(Me-Too)’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많다. 더욱이 이는 후발 업체에게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하지만 미투 브랜드가 되는 것이 실질적으로 이익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아야 한다. 때로는 이 전략이 오히려 경쟁 기업이 내놓은 원조 제품(Original Product)에 대한 시장만 확장시켜 줄 수도 있다.
디자인 작업이 전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디자인 작업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면, 기존의 것을 개선해 나가는 디자인 리노베이션(Renovation), 기존의 디자인을 재조명하여 혁신시키는 디자인 이노베이션(Innovation), 그리고 이전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디자인 인벤션(Invention)으로 볼 수 있다. 모든 디자인은 디자인 인벤션을 추구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기업은 디자인 이노베이션을 통해서도 고객에게 독창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의 독창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디자인 작업은 기업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한 디자인 경영 미션을 만드신 후에는 바로 어떤 작업을 시작하셨습니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진행시켜 줄 수 있는 디자인 경영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38 이 때 중요한 것은 외국 자료나 여러 디자인 경영 모델들을 종합해 보고 우리 기업에 적용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기업이 같은 모델로 효과를 보기는 힘듭니다. 각기 다른 디자인 환경에 처해있고 브랜드 철학과 아이덴티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크라운베이커리만의 철학과 미션 키워드를 담고 있는 디자인 경영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① 크라운베이커리가 처한 상황부터 알아야 했고, ② 미래의 목표 설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크라운베이커리의 DM 모델’입니다.

 

 

Inside Focusing 2 ① 크라운베이커리가 처한 상황 
2000년, 윤석빈 상무가 디자인 경영으로의 첫 발을 떼기로 했던 그 순간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환경은 다음과 같았다. 
당시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이너는 총 4명으로 모두 대리급 인력이었다. 그들의 디자인 업무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문제는 기업 경영에 대한 전체적 시각과 디자인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며 동시에 팀 외부적으로는 디자인 중심의 새로운 전 략이 왜 유용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널리 알려야 했다. 디자인 환경을 개선하고 디자인의 적용점을 점진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앞으 로의 과제였다. 

 

 

Inside Focusing 3 ② 미래의 목표 설정 
크라운베이커리는 2000년에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2006년을 1차 목표 달성의 해로 정하여 다음과 같은 디자인 경영 목표를 수립하였다. 

 

 

 DM모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초두에 말씀드렸던 ‘덴마크 디자인 센터’는 디자인 경영을 네 단계 스텝으로, ‘영국 디자인 센터’는 여섯 단계로 이야기합니다. 크게 보면 첫 단계는 모양을 바꾸고 색을 바꾸는 단계, 두 번째는 좀 더 조직을 갖춰가면서 다른 조직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디자인이 리더십을 가지고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단계입니다.

 

그런 모델들을 보면서 저는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 모델을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그것은 ‘Design (for) Yesterday’‘Design (for) Today’ ‘Design (for) Tomorrow’ 입니다. 이는 크라운베이커리 내에서의 디자인 리더십 역량 강화에 따른 순차적 구분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점차 ‘Design Tomorrow’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도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Design Yesterday’의 단계는 소위 오퍼레이터, 즉 기본적인 디자인 업무의 진행에 관한 것으로, 작년에 한 업무와 올해 하는 업무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어제 한 일을 오늘도 하고 있다면 그건 ‘Design Yesterday’입니다. ‘Design Today’로 들어가면 디자인 프로세스 자체가 제품이나 다른 핵심 영역에 접근해가는 상황이 되고 그 때부터는 회사에 기여 이익(Profit generator)이 발생됩니다.

 

오늘 하고 있는 일이 작년에는 없었지만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면 ‘Design Today’인 것입니다. 그 다음, ‘Design Tomorrow’가 되면 디자인은 이미 리더십으로 정착을 했고 경영에서는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R&D팀과 디자인팀이 연동이 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제시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다소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업무들이 어느 단계에 속하고 있는지 알아보면 간단합니다. 자신의 업무 중 작년과 달라진 부분이 없는 것은 Yesterday, 작년과 달라졌고 개선되었다면 Today,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관한 고민이라면 Tomorrow가 되는 것입니다.

 

점차 ‘Design Yesterday’ 에서 ‘Design Today’로 넘어가면서 현대화, 자연주의, 고급화의 컨셉이 가미된 디자인 전략들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델이 설정이 된 후에는 실행의 단계만 남은 것 같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 실행 계획을 세우셨습니까?
모델을 설정하고 실행함에 앞서 아주 중요한 개념 한가지를 더 정리해서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디자이너의 역할 확장’에 관한 것입니다.

 

 

 DM모델과 단계별 내용 

 

 

Inside Focusing 4 from ‘Designer’ to ‘CDO’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 조직의 구성 및 위상의 변화’와 기업 내 ‘디자인 마인드 확산’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경영 도입 당시부터 디자이너의 시기, 디자인 디렉터의 시기, 그리고 CDO의 시기로 구분하여 접근하였고 각 단계별 업무 특성과 업무 영역을 정리하고 개념화시켰다. 핵심은, 점차 CDO에 가까워질수록 전사적 네트워킹 능력, 기업 경영에 대한 지식, 그리고 역할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크라운베이커리에서 진행했던 디자인 경영 단계에서도 디자이너와 디자인 디렉터, 그리고 CDO의 역할을 나눠서 진행하셨나요?
그것을 의도적으로 나눠서 진행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업무 초반의 업무 영역이 점차 확장되는 상황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2006년에 디자인 경영 전담조직을 만들게 되고 그 팀 밑에 마케팅, 디자인을 두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Inside Focusing 5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 3단계
한 기업의 디자인 경영 현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이 내놓은 디자인 결과물의 성과만 보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 내의 ‘디자인 요소에 대한 가치 인식 변화’와 전반적인 ‘디자인 환경’을 같이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의 역사를 ① 디자인 환경, ② 조직 내 디자인 팀의 위치, ③ CEO와의 관계, 이 세 가지 관점으로 자세히 조사해 볼 것이다.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모델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혁신을 꾀하게 된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그 1단계로서 ‘디자인과 기업의 만남’으로 볼 수 있다. 
1단계 Design Yesterday 디자이너 단계 (2000~2002)
이 단계는 기업과 디자인이 각자 서로의 영역을 고수하는 단계로서 디자인이 전문직의 성격으로 조직 내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단계가 된다. 크라운베이커리의 경우 미비하게나마 기존에 존재했던 내부 디자인 조직이 점차 디자인을 통하여 새로운 시각들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디자인 환경은 열악했으며, 디자인 작업이 과거 작업들의 연장선에 있는 상태였다. 또한 디자인 결정권이 타 부서장에게 있었고 당연히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책임이 모호한 상태였다. 
따라서 통합된 이미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디자인 결과물들은 디자인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진행할 때 새로운 스타일의 적용을 지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 결과,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지만 실제로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위한 디자인’에 그치고 기업 전체를 위한 디자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이 단계는 기업과 디자이너의 관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디자인이 기업 경영의 외부에 위치함(<표 9> 참고)으로써 CEO의 경영 의도를 부정확한 ‘추측’에 의존하여 디자인을 진행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디자인팀은 디자이너 개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영업 부서 아래의 기획팀과 신규 매장 개발팀에 분산되어 있었다. 
Way to GO
일관성 있는 디자인 정책을 디자이너 간에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흩어져 있던 디자이너들을 한 조직으로 모아야 했다. 이 시기는 디자이너의 개인적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디자이너들의 충원과 교육이 필요한 시기였다. 또한 디자인에 관련된 업무들에 관한 체계적인 기록과 관리가 요구되었다. 이 시기에 진행되었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마인드로의 회귀 
디자인 마인드의 적용은 가장 먼저 디자이너로부터 시작하였다. 디자이너들은 기업이 고속 성장하던 과거의 생각과 행동으로 고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기업 내부의 전 조직을 고객으로 정의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디자인 문제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했다. 
2)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개념 및 방법론 정립 
기업 내부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동시에 디자인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확대시켜야 했다. 그래야만 산출될 디자인 결과물들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 트렌드 등을 반영한 디자인 방법론도 필요하게 된다. 예를 들면, 크라운베이커리 실내 디자인 분야에서는 당시 베이커리 시장에 접목되지 않았던 디자인 개념인 “선Zen”을 적용하기도 하였다. 
3) 디자인 결정의 체계화 
디자인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는 이전 디자인의 장점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업무가 디자인 기록을 점검하고 과거 디자인을 숙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기록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형성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또한 디자인 기록이 축적되면 점차적으로 독립된 디자인 프로세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생되는 모든 디자인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2단계 Design Today 디자인 디렉터 단계 (2003~2005) 
Design Today 단계는 디자인 환경이 점차 호전되고 디자이너들이 현재의 디자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디자인 디 렉터의 존재’이다. 일반 관리자와 같이 기업의 방향과 업무의 규모를 이해하고 이 에 적합한 디자인 결과물을 도출하는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디자인 디렉터로 선 정하여야 한다. 디자인이 조직의 형태를 갖추어 업무를 진행하고 타 조직과 유기 적인 관계를 형성함으로 디자인의 위상이 이전 단계보다 높아진 상태였으며 과거 로부터 답습한 반복적 업무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대응하는 업무에 집중하는 단 계가 되었다. 
이 단계에서 성공적인 디자인은 다음의 몇 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먼저, 디자인의 대상은 기업과 고객이다. 디자이너의 역량과 디자인 환경에 따라 그 방 법이 달라질 수는 있으나, 고객의 필요에 따라 기업을 변화시키고 기업의 수준에 따라 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때에도 디자인 리더십이 필요하긴 하지만 시 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디자인 리더십은 오히려 기업을 곤경에 빠뜨릴 수 도 있다.
따라서 디자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들어볼 수 있는 고정적인 채널을 만 들고 전문적인 디자인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들에게 기업의 본질을 이해시키는 과 정을 함께 진행하여야 한다. 또한 디자인 디렉터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타 조 직의 업무에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이는 디자인 조직이 마케팅, 영업, 생산, 연구소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때 디자인 디렉터의 실무 능력이 현실 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의 목표인 ‘디자인 프로세스’는 문제의 도출과 해결을 통해 디자인을 발전 시켜나가는 것이다. 디자인을 전체 프로세스의 목표로 결정하면 매 단계마다 정 확하고 효율적인 디자인 업무를 지향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디자인을 조직 혁신의 원동력으로 만들게 된다.
즉, 디자인이 프로세스로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기업 이익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동기를 부 여하는 단계를 지나 다른 부서의 조직원들에게도 디자인 프로세스를 소개하며 그 효과를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통해 디자인 혁신업 무를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는 조직원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므로 이 단계는 ‘협력’의 역할이 부각되는 시기이다. 기업은 매출 혹은 이 익 외에 공통의 주제를 갖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조직의 규모가 커 짐에 따라 조직 간의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이러한 조직 간의 역량을 디자인 중심으로 재 연결시키고 네트워크킹 함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CEO와의 관계를 보자면 이 단계에서는 디자인이 기업 내부와 연결 됨으로써 CEO의 경영 의도를 정확히 반영한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 여 디자인을 진행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단계 는 디자인과 관련 있는 다른 조직을 직접 연결하면서 디자인 프로 세스의 확산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 결과 디자인실이 따로 만들어졌 고 그 밑에 그래픽 디자인팀과 매장 디자인팀이 통합되었다. 


                                 
 
Way to GO
1) 디자인 디렉터의 베이커리에 관한 이해 
디자이너가 베이커리 제조에 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무턱대고 디자인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디자인 디렉터는 크라운베이커리의 제품 제조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제품 개발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디자이너가 상품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디자인을 베이커리에 성공적으로 적용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디자인 프로세스에 근거하여 제품 개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제품 개발 방향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였고, 결과적으로 문제 발견과 해결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서 디자인은 기업 경영의 주요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2) 디자인 전담 관리자 
디자인 디렉터의 시기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총괄 관리하고 마케팅, 영업, 그리고 제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기이며 디자인 전담 관리자가 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디자인 디렉터는 제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요구되었고 디자인의 일관성을 위하여 마케팅과 연구개발 부서와 협력 체계를 구성하여야 했다. 이 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디자인 조직의 업무 영역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타 조직과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방식으로 디자인 업무만을 진행할 때, 다른 부서로부터 관련 업무와 요청사항을 받아서 진행하였지만 점차 경영 전반의 업무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함에 따라 다른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관련 업무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고 전문 분야를 개발하여 위임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업무가 확장될 필요가 있었다.
또한 디자이너가 디자인 스타일링에 집중하게 되면 시각적인 새로움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에 치중하게 된다. 반면에, 디자인 디렉터는 기업 경영의 실제적인 이익을 위해 고객과의 접점에 대한 인식을 놓쳐서는 안 된다. 디자이너들의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또한 모든 책임이 디자이너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디자인 디렉터는 조직적으로 디자이너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3)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제빵 산업에 접목
산업디자인은 전통적으로 대량생산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디자인을 개발한다. 반면 제빵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공 중심의 소규모 전문 매장, 크라운베이커리와 같은 대규모 수공 베이커리, 그리고 완전 자동 제빵 기업이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제품의 특성상 자동화가 불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제품 디자인 프로젝트는 마케팅에 입각한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접목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한 예가 ‘페이스 리프팅(Face lifting)’이라는 프로세스이다. 이것은 자동차 시장에서 신제품을 출시한 후 매년 디자인을 조금씩 바꿈으로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디자인 프로세스이다. 이처럼 제빵과는 관계가 없는 분야일지라도 자사의 생산환경에 맞는 방식이라면 적극적으로 고려해보는 것도 새로운 혁신을 위해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 리프팅’ 방식을 통해 쉬폰 케익 제품군에서 일반적으로 인기 있는 제품(바닐라 맛, 강한 맛의 쵸코, 풍부한 커피 향의 모카)들에 트렌드를 반영하여 레몬 라임, 녹차, 카페라떼로 변형된 맛을 다른 가격으로 제시하면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3단계 Design Tomorrow CDO 단계 (2006~현재) 
이 단계에서 디자이너는 디자인 디렉터를 거쳐서 드디어 CDO로 성장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CDO를 중심으로 디자인 스타일링과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하여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단계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기업의 보이지 않는 내적 ‘자산’으로 흡수되고 기업은 자체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시작한다. CDO는 그 동안의 디자인 프로세스 를 통해 기업의 환경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외부의 상 황까지 인식하여 기업에 전략적 방향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하며 디자인 ‘실행’까지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 시기는 디자인이 기업 내에서 그 업무의 기여도를 인정받고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어 기업의 중심 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써 기업과 시장의 연결고리이자 기업의 중심에 위치함으로써 경영과 일체가 된다. 따라서 기업의 철학이 고객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과 기업 전 체가 사용자 중심의 사고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경영 철학이 디자인을 통하여 기업 내부 및 외부 에 효과적으로 완벽하게 전달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직에 있어서도 디자인 경영을 총괄하는 부문이 생기고 책 임자가 CDO로 세워지게 된다. 

 
Way to GO
1) 경제성을 기반으로 디자인하기 
CDO는 디자 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전체적인 자금의 흐름을 포함하여 경영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 다. 이 단계에서 CDO의 책임은 디자이너와 디자 인 프로세스가 기업의 이익과 경영 전반에 기여 하는 정도로 평가된다. 
2) 디자인과 마케팅의 연합
CDO에 의해서 디 자인실과 마케팅부서가 통합된 형태로 구성되면 서 디자인 조직은 항상 고객과 시장의 트렌드 및 반응에 주의하여 디자인 프로세스와 마케팅 기 법을 활용한 디자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 다. 이뿐만 아니라 CDO는 디자인 프로세스와 경영 프로세스를 조화시키는 일에 주력해야 하 는데, 디자인 프로세스는 ‘정성적 요소’들을 주로 다루고 경영 프로세스는 ‘정량적 요소들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조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3단계의 디자인 경영 프로세스를 거쳐오면서 실제로 여러 변화가 있을 텐데,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CI, 포장, 매장 등 여러 변화 요소 중에서 빵이라는 제품에 디자인 요소를 넣은 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Inside Focusing 6 15mm vs. 18mm 
옆의 표는 디자인 경영에 입각한 크라운베이커리 제 품 중 ‘식빵 디자인’의 변화 내용이다. 빵의 두께 차이 는 3mm이다. 이 3mm는 고객과의 거리를 3m 이상 줄 이는 계기를 만들어 냈다. 외관상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는 씹을 때의 포만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는 디자인이다. 뿐만 아니라 건강 지향 적 소비자를 위해 성분(잡곡)과 형태의 변화 그리고 컬 러를 변화시키면서, 사용자의 니즈를 넘어 경험을 제공 했다. 이처럼 디자인 경영은 제품의 재료와 스타일 뿐 만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외의 ‘제품 디자인을 통한 디자인 경영’은 다음과 같다. 

 

 

3단계에서 완성된 CDO는 전반적인 디자인 리노베이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프로세스를 갖게 됩니까?
디자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합된 디자인 조직이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미 기업 내부적으로 CDO의 권한과 역할이 증대되었기 때문에 영업, R&D, 생산 등에 걸쳐 전체적인 주도가 가능하게 됩니다.

 

 

Inside Focusing 7 디자인 리노베이션 프로세스 
크라운베이커리의 CDO 주도 디자인 리노베이션은 다음과 같은 4단계의 프로세스와 흐름을 거쳐 진행된다.
실제로 이러한 디자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매장에 직접 제조 제품을 확대하였고(R&D영역), 매장 디자인을 지중해 스타일로 변화시켰으며(디자인), 유니폼 착용과 매장 서비스 개선(영업 환경)으로 매출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지난 7년간 이와 같은 디자인 경영을 진행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우선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체 조직원들이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왜 이 색이냐?” “그 간판은 좀 아닌 것 같다”라는 화두를 자연스럽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디자인에 대해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측면의 내적 성과는 디자인의 ‘전반적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Yesterday, Today, Tomorrow로 구분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정리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업무에 관련된 기록들을 재검토하면서 과거 답습적이던 업무를 현재와 미래를 위한 디자인에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경영을 통해 그간 비체계적이었던 업무들이 ‘일관성있게 표준화’되고 ‘디자인의 적용 시점이 일원화’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구축된 디자인 인프라 역시 앞으로 디자인 경영 조직이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내부역량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에 대한 회사 내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디자인을 변화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디자인 영역이 굉장히 확대된 느낌입니다.
업무의 영역을 디자인 결과물에만 한정시키다 보면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은 인간을 이해하는 내재적 가치로 그 영역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그러한 유연성만이 기업 내부의 업무를 넘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를 수행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디자인의 커뮤니케이션 대상도 조직을 넘어서 고객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마케팅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전사적으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가 파급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질적으로 향상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경영을 통해
그간 비체계적이었던 업무들이 '일관성있게 표준화'되고
'디자인의 적용 시점이 일원화'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내부적 성과 이외에, 다른 수치적인 성과는 어떠했습니까?
크라운베이커리의 매출이 상승된 것은 확실하고, 대표적인 매장인 A매장은 약 6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습니다. 디자인 관련 부서가 통합되고 마케팅, R&D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시장의 트렌드를 빨리 수용할 수 있었고 동시에 반영 속도도 훨씬 빨라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리노베이션 프로그램은 전사적 차원에서 영업, 생산, 그리고 디자인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팀 프로젝트’로 인식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식으로 새로운 디자인 결과물(매장 및 제품 등)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살아있는 브랜드가 됩니다.

 

CDO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CDO는 기업 자체를 디자인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때로는 내부로부터 많은 저항과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모든 부작용 현상들도 ‘디자인의 가능성’과 ‘도전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CDO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디자인 카리스마(Design Charisma)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디자인 카리스마는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변화’ ‘심미성’ 그리고 ‘성공’에 대한 열정이죠.

 

 

Inside Focusing 8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 적용 범위
아래 <표 21>는 크라운베이커리의 디자인 경영 전략의 적용 범위를 나타낸다. 이처럼 적용 범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 범위에 따라서 추후 디자인 경영의 전략 방향성 및 집중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상세한 리스트 작성은 예산과 인력 배치의 효율성도 증대시키실 수 있다. 
윤석빈 상무는 그 적용 범위를 외적 요소와 내적 요소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정하였으며, 각 요소를 1, 2, 3, 4단계로 하여 어느 정도의 강도와 깊이로 변화를 줄 것인지를 상세화시켰다. 외적 요소로는 ①CI(정보전달, 패키지) ②매장디자인(매장 외관 및 인테리어) ③제품디자인(케익, 빵, 선물류) ④서비스(매장근무자의 고객응대방법, 유니폼, 매장 분위기) ⑤광고(브랜드, 상품, 매장)의 카테고리가 있으며, 내적 요소로는 디자인 조직내의 역량 및 디자인 마인드 강화를 고려하여 계획하였다. 

 

 

Inside Focusing 9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주요 매장과 매출 변화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매장들 중 대표적인 A매장에 대한 성과 분석은 좌측과 같다. A매장은 매장을 새로운 장소로 이전함으로써 상권이 약화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노베이션을 통하여 시장에 재진입한 경우이다. 

 

 

7년 간의 노력과 열정을 보면 현재보다 앞으로의 크라운베이커리가 어떻게 변하게 될 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CDO체계나 시스템적 측면은 거의 다 준비되었지만 아직 디자인 프로세스 관련 성과는 80%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디자인 실행은 목표했던 것의 50%정도 밖에는 달성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힘있게 뻗어나갈 앞으로의 여정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매장에 대해 더 많이 욕심 낼 계획입니다. 가맹점주 분들께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드려서 크라운베이커리 전 매장에서 좀 더 일관된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내부적으로는 Design Yesterday, Design Today, Design Tomorrow에 대한 비율을 현재 각각, 80%, 15%, 5% 상태에서, 앞으로는 5%, 70%, 25%의 비율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7년간 공유했던 개념들을 ‘조직의 문화’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노력이 ‘보이지 않았던(invisible) 디자인 경영 시스템을 보이게visible’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보이는(visible) 디자인 경영의 시스템을 보이지 않는(invisible) 조직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디자인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어쩌면 실체로 존재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 프로세스와 감성적인 내용들이 전 조직원에 흡수되고 너무 자연스럽게 묻어나서 존재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입니다.

 

지금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에게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사실 디자이너가 경영의 전반을 알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노력하고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가 “디자인 경영을 해야 하니까 생산부서로 가서 1년 일하세요”라고 하면 응할 디자이너가 몇 명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디자이너들도 그런 것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업이면 영업도 하고, 실적도 내보고 그런 활동이 가능할 정도가 되어야 점차 디자이너들이 기업의 큰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됩니다. 힘든 상황이지만 디자인 가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 보고 디자인으로 우리의 환경을 어떻게 더 재미있게 각색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자생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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