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또 애플인가? 지겹지 않은가?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3 브랜딩 (2010년 01월 발행)

사실 지겹다. 아마 유니타스브랜드 독자라면 애플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편집팀 내부에서도 더 이상 애플을 다루지 말자는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다. ‘디자인 경영’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었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슈퍼내추럴 코드’에서 다룬 것은 특이점을 가진 브랜드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니아 계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낮은 시장 점유율(애플 컴퓨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4%도 안 된다)로 시장을 리딩하면서 브랜드의 새로운 기준과 브랜딩의 수준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애플은 유니타스브랜드가 인터뷰한 대부분의 해외 석학들의 입에서 항상 거론된 브랜드라는 것을 알 것이다. 왜 또 애플인가? 《컬트 브랜드의 모든 것, 아이팟》의 저자이며 <와이어드>의 편집인이었던 *리앤더 카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왜 애플인지 물어 보았다.

4. 또 애플인가? 지겹지 않은가?, 애플(Apple) 브랜드 마니아, 브랜드 체험, 브랜드 역학조사, IT 브랜드, 시장 조사, 소비자 자아

사실 지겹다. 아마 유니타스브랜드 독자라면 애플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편집팀 내부에서도 더 이상 애플을 다루지 말자는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다. ‘디자인 경영’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었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슈퍼내추럴 코드’에서 다룬 것은 특이점을 가진 브랜드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니아 계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낮은 시장 점유율(애플 컴퓨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4%도 안 된다)로 시장을 리딩하면서 브랜드의 새로운 기준과 브랜딩의 수준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애플은 유니타스브랜드가 인터뷰한 대부분의 해외 석학들의 입에서 항상 거론된 브랜드라는 것을 알 것이다. 왜 또 애플인가? 《컬트 브랜드의 모든 것, 아이팟》의 저자이며 <와이어드>의 편집인이었던 *리앤더 카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왜 애플인지 물어 보았다.

 

 

* 리앤더 카니(Leander Kahney)
<와이어드>의 편집자로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Cult of Mac’은 <와이어드>의 최고 인기 블로그다. <와어어드>에서 맥 마니아들을 취재했던 경험담은 매우 유쾌하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2 p74 참고

 

 

“애플이 마니아가 많은 이유는 애플은 이례적으로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애플은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제품력으로 우리를 늘 놀라게 한다. 그들은 단지 싸구려 ‘정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진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C 산업을 예로 들면 대부분의 기업들의 유일한 관심은 ‘어떻게 하면 가능한 한 가장 싼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애플은 ‘정말 미친 것이 아닐까’싶은 방식으로 나아가며 그 방향이 여타 PC 제조업체들과 다르다. 그들은 항상 최첨단의 기술 위에 서 있다. 아이폰의 멀티터치 인터페이스와 같은 놀라운 도약을 소개한다.

 

그래서 애플의 제품들은 종종 ‘마법’과 같고, 그 자체가 ‘기쁨’ 이다. 애플은 단순한 기업이나 잘 만들어진 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애플은 마치 히피나 사회주의자처럼 정치적 혹은 문화적 운동 그 이상이다. 애플은 창의성이나 개인주의 그리고 자유와 같은 문화적 가치를 구현해 내는 브랜드다. 코카콜라나 포드, 그리고 삼성이 그러한 가치나 열망을 구현해 내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애플과 같이 상상 이상의 것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 애플의 가장 큰 변화는 지금 일어나고 있다.

 

한 예를 들자면 애플의 아이팟은 죽어 가고 있다. 그것은 더 이상 심플한 디지털 음원 재생기가 아니다. 고도로 발달한 모바일 컴퓨터가 되고 있다. 심지어 작은 아이팟 나노에는 동영상 녹화 기능이 추가 되었다. MP3 플레이어 아이팟은 죽었다. 그러나 멀티터치의 미니 컴퓨터로 다시 태어나 굉장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리앤더 카니의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 보면서 논리적인 비약이 있다고 생각했다. 애플이 기술과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단순히 아이팟 나노에 추가된 동영상 기능을 아이팟의 죽음과 부활로 말한 것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 마니아 최문환 씨를 만나면서 왜 저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보통은 IT 제품을 살 때 내가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제일 나은 제품을 고르게 된다. 애플 제품에는 탁월함이 있다. 근데 그 탁월함은 남들도 다 하는 그런 탁월함이 아니라 남들은 생각지도 못한 탁월함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사는 이유를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가 제일 답답하다. 디자인은 나한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기술적인 면, 사용자와의 친화적인 면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 전 세계 90% 이상이 사용하는 윈도우보다 안정적인 사용자 중심의 운영체제 Mac OS나 탁월한 영상 편집 툴과 음악 레코딩 툴, 그리고 하드웨어적으로는 슬라이딩 CD롬이나 자석 전원선이 탁월하다. 카페에서 전기선에 발이 걸려 떨어져서 파손되는 노트북이 많은데, 맥북은 전원선 연결 부분이 자석이라 발에 걸리면 선이 빠지기 때문에 안전하다. 이런 기발하고 멋진 아이디어들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서 참 사람을 신나게 하고 흥분하게 만든다. 전에 몰랐을 때는 애플의 브랜드 스토리가 전략적인 개념이기보다 마치 전설처럼 느껴졌다. 스티브 잡스의 제품에 대한 말도 안 되는 고집이나 기준이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장인의 고집이나 종교적인 의식처럼 숭고하게 여겨졌다. 애플을 보면서 ‘와 정말 신기한 사람이 신기한 제품을 만드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애플 마니아로서 애플을 돕기 위해서 판매 사원와 교육 사원이 된 또 다른 마니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애플에게 종교적 신념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필자는 애플 마니아 허국 씨에게 왜 애플인가를 물었다.

 

“두 가지다. 하나는 애플에게 받은 것 때문이고 또 하나는 애플과 함께 누리고 있는 것 때문이다. 한마디로 나에게 애플은 생활이다. 애플이라는 회사와 애플의 컴퓨터를 안 후로 가능한 애플과 가장 가깝게 지내고 싶었다. 처음엔 애플을 돕기 위해 시급 5,000원 하는 판매사원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애플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애플의 장점과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할 생각이다.”

 

 

용산(동산이 아니라 전자상가들이 밀집한 용산이다)에 있는 노트북은
네가 임의로 쓰되
선악을 알게 하는 애플의 노트북은 쓰지말라.
네가 쓰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또 한 명의 애플 마니아, 백성필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한 마디로 나의 전부다. 애플로 인해 내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만약 내가 프로그래머가 됐다면, 지금도 프로그램을 짜고 있을 것이다. 컴퓨터의 운영 프로그램 코드가 유닉스 기반이다. 지금은 이 프로그램으로 할 필요가 없다. 왜냐면 예전에 명령 프롬프트를 쳐서 폴더를 이동하던 걸 이제는 마우스 클릭만 하면 되니까 내가 외운 코드는 사실 무의미하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띄엄띄엄 배웠던 것들을 깔때기로 모아 병에 담듯이 해보니까 결국 애플만 남았다. 이런 애플의 중독성은 한마디로 ‘Think Different’다. 세상의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반항적이며 문제아다. 그러나 애플과 스티브 잡스를 만나자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목표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았다. 나와 같은 생각, 내가 응원하는 철학을 가진 회사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중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신앙에 가깝다.”

 

리앤더 카니는 애플의 동영상 추가 기능을 ‘부활’이라고 말하며, 애플 마니아들은 애플에 대해서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그들은 애플 교인들이다.

 

 

애플 체험기

이쯤 돼서 커밍아웃할 때가 된 것 같다. 사실 필자도 애플 교인까지는 아니지만 애플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이다. 중독은 아니지만 반쯤 취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브랜드 전문지를 만드는 사람이기에 ‘독성이 강한 브랜드라도 면역력이 좀 강하겠지’ 했지만 착각이었다.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서서히 중독되는 과정은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였다. 애플과의 첫 만남도 여느 때와 똑같이 냉정함과 냉랭함을 잃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5년 삼보컴퓨터의 마케팅 담당자가 ‘삼보컴퓨터 브랜드 확장과 매장전개’에 관한 문의를 한 적이 있었다. 그들이 참고했던 브랜드가 바로 ‘애플’이었다. 애플을 사용해 보면서 그들의 비밀을 읽어 내는, 마치 경쟁사에 비밀스럽게 취업하는 위장 취업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위장 취업자가 되면 직원들보다 회사의 구조를 더 잘 볼 수 있다. 위장 취업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이 어떻게 벌리는가를 우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애플 사용자와 애플을 적의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의 자세는 다르다. 사용자는 애플 그 자체에 만족한다.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대부분 참고 수용한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마케터들은 조금 다르다. 마케터들은 ‘자신의 강점을 적의 약점에 집중한다’는 킬링 본능을 가지고 있다. 적의 취약점을 집중 공격해서 치명적 결함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으로 인한 심한 부작용도 있다. 연구 대상 브랜드의 사소한 약점을 과장시켜 보거나 공격자 관점에서 왜곡되게 보는 경우다. 그래서 실체를 못 볼 때도 있다. 벤치마킹 혹은 경쟁 브랜드를 알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평범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당시 애플이 아이팟을 성공시킨 뒤 여기저기서 많은 성공 스토리로 오염된 정보들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조사를 위한 정보 수집 과정에서 조사 브랜드에게 중독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애플에서 만든 노트북, 일명 맥북MacBook을 구매했고 사용에 들어갔다. 일종의 브랜드 역학 조사를 한 것이다.

 

결국 생각해 보면 필자는 보다 완벽한 컨설팅을 하기 위해, 애플이라는 그 브랜드를 알기 위해(마치 위장 취업자처럼) 애플 노트북을 샀지만, 이제는 테스트용이 아니라 개인 용도로 애플 노트북 2대, 노트북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스크린 2대, 애플 데스크탑 1대, 애플 MP3 플레이어 3대, 그리고 각종 액세서리들을 구매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필자는 이미) 중독된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아담)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세기 2:16~17).”
먹으면 죽는 열매의 기원은 백설공주보다 더 오래전에 쓰인 성경의 창세기에 나온다. 많은 삽화에서 그 열매를 ‘사과’처럼 그렸기에 선악과의 이미지는 ‘사과’와 많이 닮았다. 아마 IT 업계에 디지털 신이 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용산(동산이 아니라 전자상가들이 밀집한 용산이다)에 있는 노트북은 네가 임의로 쓰되 선악을 알게 하는 애플의 노트북은 쓰지 말라. 네가 쓰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아담은 선악과를 먹고 백설공주처럼 그 자리에서 죽지는 않았다. 그는 930년이 지나서야 죽었다. 영원한 생명을 받았던 아담의 기준으로 본다면 ‘즉사’한 것이지만, 평균연령 80세인 우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담은 서서히 죽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맹독의 효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선악’에 관한 것이다. 아담이 살았던 동산에는 수많은 열매가 있었다. 단맛, 신맛, 즙이 풍부한, 달콤한 맛 등 수많은 열매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선악을 아는 열매는 무슨 맛이었을까? 그 맛은 알 수 없지만 하와는 그 열매를 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애플을 알기 위해 처음 가본 곳은 뉴욕 소호에 있는 애플 매장이었다. 그 때 기분을 한마디로 묘사한다면 뉴욕은 에덴동산이고, 애플 매장은 선악과가 있는 그곳이었다. 2005년 이전에는 노트북을 사려면 주로 용산으로 갔다. 거기에는 수많은 노트북들이 있었다. 크고, 작고, 가볍고, 넓고, 블랙, 실버 간혹 핑크도 있다. 맛(기능)의 차이는 메모리와 하드디스크 용량이었다. 과일로 따진다면 단맛과 약간 단맛 정도라고 할까? 깔린 프로그램도 같고 기능적으로도 거의 차별점이 없는 노트북의 판매 포인트는 세 가지였다. 메이커가 어디인가? 서비스는 좋은가? 그리고 누가 더 많이 끼워 주는가(혹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깔아 주는가)였다. 이런 모습만 보다가 뉴욕 소호에 있는 애플 매장에 가니 참으로 ‘선악’을 알게 하는 노트북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단 외관상으로 하와가 느꼈던 것처럼 먹음직도 하고(화면에 깔린 응용 프로그램들은 왠지 달라 보였다), 보암직도 하고(스티커가 전혀 달라붙지 않은 매끈하고 순수해 보이기까지 하는 실버 바디였다), 지혜롭게 할 만큼(매장 2층에는 실제로 ‘genius bar’가 있다. 우리말로 한다면 고객 서비스 센터다) 탐스러워 보였다.

 

애플의 노트북을 구매한 뒤 바로 사용하지는 못했다. 운영체제나 워드, 파워포인트 같은 프로그램이 호환되지 않아서 애플 노트북과 예전에 들고 다니던 노트북을 함께 들고 다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애플만 사용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참고 브랜드를 알기 위해 구입했다가 결국 5년 동안 애플만 사용한 것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애플의 노트북은 나에게 선악을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취향과 업무의 특성에 따른 주관적 기준이기 때문에 논하지는 않겠다. 애플을 몰랐을 때의 컴퓨터 구매 기준은 너무나 다양했다. 어느 때는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다가, 또 어떤 때는 성능 대신 디자인을 따졌다. 그러다 보니 좋고 나쁨도 그때그때 달랐다. 하지만 이제 노트북의 기준은 애플과 애플스러운 것만 남게 되었다. 애플은 선善이고, 애플스러운 것(비슷하게 카피한 것)은 악惡이 된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저 한 입 베어 먹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감염 혹은 중독되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맹독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애플을 움직이게 하는 일종의 리더십과 불문율, 관습과 습관, 가치관과 세계관, 그리고 문화와 전통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스스로 내린 정의를 통해 애플의 영적 구조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나 애플의 전 직원이 ‘스스로’ 자신들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말한 TV 광고 캠페인은 에디슨, 간디, 마틴 루터 킹을 앞세운 ‘Think Different’다. 먼저 애플이 TV 광고를 하면서 직원들이 직접 작성했다는 시를 살펴보자.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사랑에 빠지면 시인이 된다”고 했다. 애플 사람들이 자신에게 빠져서 쓴 서사시는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을까?

 

 

 

 

미친 사람들에게 축배를 듭시다!
여기 미쳤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적응자들, 반항아들, 말썽꾸러기들, 사각 구멍에 둥근 못같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부적임자들, 무언가를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현상 유지 상태에 경의를 표하지 않죠.
당신은 그들을 인정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칭송할 수도, 헐뜯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은 그들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무언가를 바꾸기 때문이죠.
그들은 발명하고, 상상하고, 치유하고, 탐험하고, 창조하고, 영감을 줍니다.
그들은 인류를 나아가게 합니다.
그리고 비록 누군가가 그들을 미쳤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천재들을 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미쳐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그 일을 해 내는 바로 ‘그 미친 사람들’입니다.

 

 

iGod

가장 무서운 병사는 총을 잘 쏘는 병사가 아니라 죽기로 작심한 병사라고 한다. 미친 사람 중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도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것도 제대로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과연 자신들이 미쳤다고 하는 이들의 경쟁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이 미쳐야 하나? 미친 그들을 피해야 하나? 소비자는 미쳤다고 말하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미쳤다고 조롱해야 할까? 아니면 함께 미치자고 박수를 칠까? 지금 시점에서 애플을 돌아보면 지금까지는 애플이 사람들과 함께 미쳐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BM의 PC를 세계를 지배할 빅브라더라고 정의한 후에 불매 운동을 ‘불복종 운동Defiance Campaign’으로 승화하면서 포지셔닝한 애플에 대해 간교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진실하다고 말해야 할까? 애플의 이 캠페인이 처음에는 몹시 거북했는데, 지금은 왜 자부심이 느껴질까? 그건 그렇고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 애플은 1990~2000년대까지 천하를 호령한 IBM이 되지 않았는가! 자신이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이 무서운 것은 사실 그 사람은 미치지 않았고 우리를 미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저 한 입 베어 먹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감염 혹은 중독되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집에 불이 나서 뭔가 딱 하나만 가지고 나와야 한다면 무엇일까? 필자의 그것은 9년 동안 새벽마다 쓴 ‘9권의 경영 일기’다. 그 안에는 경영의 어려움과 고통, 즐거움과 비전이 들어 있다. 비록 지금 읽어 보면 유치하고 조잡하고 별 의미 없는 내용들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나’와 다름없는 존재다. 혹시 두 번째 기회가 있어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가져올 수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 이때부터는 ‘가격’에 민감해질 것이다.) 선물로 받은 450만 원짜리 한정판 몽블랑 만년필일까? 아니면 200만 원짜리 애플 노트북일까? 아마 애플 노트북을 집어 올 것 같다. 애플 브랜드가 좋아서 노트북을 집어 온 것은 아니다. 노트북이야 몽블랑을 집어와서 다시 살 수 있지만, 노트북 안에는 10년 동안 모은 노래와 나의 아이들 사진, 15년 동안 기록된 메일, 내가 쓴 보고서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몰입의 기술》에서 사람이 특정 물품에 몰입과 애정을 쏟으면 유기적 애착 관계가 일어나고 궁극적으로 ‘자아의 일부’가 된다고 말한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유니타스브랜드 Vol.6 p2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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