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Indie)는 미래다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4 휴먼브랜드 (2008년 05월 발행)

문화는 그 시대를 바라보는 렌즈라고 한다. 어떤 렌즈로 대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상은 다르게 보인다. 가장 기본인 50mm 표준렌즈로 보는 사람과, 눈 앞의 대상을 더 크게 볼 수 있는 광각렌즈로 보는 사람과, 멀리 있는 대상을 가깝게 볼 수 있는 망원렌즈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각기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은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보는 것을 보면 모두가 보는 것밖에 볼 수 없다.

인디라는 망원렌즈

문화는 그 시대를 바라보는 렌즈라고 한다. 어떤 렌즈로 대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상은 다르게 보인다. 가장 기본인 50mm 표준렌즈로 보는 사람과, 눈 앞의 대상을 더 크게 볼 수 있는 광각렌즈로 보는 사람과, 멀리 있는 대상을 가깝게 볼 수 있는 망원렌즈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각기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은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보는 것을 보면 모두가 보는 것밖에 볼 수 없다.

 

*인디(indie)문화는 망원렌즈다.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눈 앞으로 가져다 준다. 망원렌즈는 비싸서 누구나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은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 더 나은, 더 다른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통 전문가라고 한다. 진짜 사진의 세계에서도 망원렌즈는 전문가에게 필요하고 전문가가 더 잘 다룰 수 있다. 시장에서도 그렇다. 마케터라면 남들과 다른 눈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남다른 렌즈를 통해서 다른 곳을 봐야 한다. 게다가 전문가라면 그 렌즈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인디 문화가 시대를 바라보는 망원렌즈이기 때문에 인디 영화를 보고 인디 음악을 듣는다면 전문가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인디 문화는 왜 망원렌즈이고, 그것에서 무엇을 읽어내란 말인가?

 

 

 

 

 

* 인디란?
인디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독립적이고 자유로워서 새롭고, 다양하고, 실험적이다. independent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디의 개념은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다.

“보통 메이저(major)와 마이너(minor)로 구분할 때 마이너를 인디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이너하다는 것은 메이저가 부여한 포괄적인 이름에 불과하다. 요즘의 인디는 더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저항보다는 즐기는 쪽으로 가는 경향도 있다.”
-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원승환

“한국에서의 인디는 작고, 없고, 비주류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예술 영화를 인디영화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함’에 대한 포괄적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 스폰지하우스 대표 조성규

 

 

인디는 미래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의 세상이 궁금하다. 그래서 상상을 하고, 책을 읽는다.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반 보 앞선 전략을 세우라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 보 앞선 세상을 보았을 때 가능하다. 한 보 앞선 미래를 엿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트렌드 책을 들추지만, 책만 보아서는 마케팅의 본질인 소비자 욕구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어렵다. 뜬구름 같은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잡느냐고 묻는다면, 인디 영화를 보러 가라고 권한다.

 

인디 문화를 느끼기 위해서 홍대에 가겠다고 한다면 이미 뒤쳐진 것이다. 홍대는 더 이상 문화 지구가 아니라 상업 지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디 문화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은 서울 빌딩 곳곳의 지하 어딘가에 숨어 있는 인디 영화 전용관들이다. 그런데 왜 인디 영화관에 가서 인디 영화를 봐야 할까. 정확하게 말하면 인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봐야 한다. 인디 영화관을 주로 찾는 관객은 영화 마니아보다 2030 여성이 더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디 영화 전용관들의 타깃은 실제로 2030 여성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요즘 거의 모든 문화 컨텐츠의 타깃이 이들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컬처 얼리어답터, 문화 트렌드 리더인 이들이 인디 영화관을 찾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인디 영화는 영화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다. 그 당시에 인디·예술 영화 전용관으로 체인 사업을 하겠다고 뛰어 들어서 연간 100억대 매출의 성공을 이룬 스폰지하우스의 조성규 대표 역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문화적 트렌드 리더, 맞다. 남들이 다 보는 영화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인디 영화를 보는 분들이 뮤지컬을 보고, 공연을 보고, 연극을 보고, 맛집에 가서 블로그에 그것을 알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 간다.”

 

이렇게 인디 영화는 대중적인 것에 관심이 없고 새로운 것을 찾아서 확산시키는 얼리어답터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영화가 새로워서일 수도 있고,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적인 공간 때문일 수도 있고, 남과 차별화된 문화를 소비함으로써 자신을 차별화 시키기 위한 셀프 프로모션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문화 권력인 이들에게 인디 문화라는 것이 더는 비주류의 어둠의 문화가 아니라 오히려 세련되고 즐길만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 인디 영화 전용관의 타깃
“스폰지를 찾으시는 분들은 23세에서 35세 사이의 서울에 거주하며 직장에 다니는 혹은 전문직의 여성이다. 확고하다. 영화에 따라 다르지만 95%가 여성 관객인 경우도 많다. 이들은 보통 일반적인 삶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패션지의 타깃과 비슷하다고 본다.”
- 스폰지하우스 대표 조성규

 

 

인디가 돈 벌어 주는 시대

여전히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는 문화적 트렌드 리더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인디가 미래일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디가 돈이 될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첫번째 의문에 대해서 조성규 대표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우리보다 먼저 이 시기를 거친 나라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개인화·개별화의 시기의 도래를 말할 필요도 없다.

 

두 번째 의문에서는 미국의 인디 영화 시장과 한국의 인디 영화 시장에서의 자본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은 꽤 오래 전부터 메이저 영화사들이 세컨드 브랜드로 인디 배급라인을 만들었다. 폭스의 경우에는 서치라이트,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 빈티지, 유니버셜은 포커스, 워너는 워너인디펜던트, 소니는 소니클래식이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는 세컨드 브랜드의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하위 브랜드라고 하면 저가 혹은 메이저의 보조적인 역할이 강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세컨드 브랜드는 좀 더 다양하고 고급스럽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또한 미국에서의 인디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이루고 있다.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만 보더라도 미국의 영화계를 이끄는 것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메이저 영화사가 아니라 <색, 계>를 제작한 포커스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파라마운트 빈티지이다.

 

한국에서도 역시 자본의 흐름이 인디로 흐르고 있다.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각기 전용관 브랜드를 런칭했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CGV는 인디 영화 전용관인 무비꼴라주, 메가박스는 2030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밝은 로맨틱 드라마 중심의 라인업을 보이는 무비온스타일을 선보였다. 미국 영화시장이 인디 영화로 재편되고 있는 것 또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의 자본도 규모가 작은 ‘다양성 영화’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것은 인디가 돈 벌어주는 시대의 가능성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 인디영화 대세론
“고민할 것 없다. 잘 사는 나라와 같은 흐름을 따를 것이라고 본다. 미래가 궁금하다고 조사하고 그럴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먼저 이 흐름을 거친 나라들을 보면 된다. 물론 100% 같지는 않지만 상당히 비슷하게 간다. 서울 시내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생기고 있다. 하이퍼텍나다에부터 시네큐브, 스폰지하우스 까지. 일본은 이미 그 시기를 넘어갔다. 시부야에만 가도 이런 극장들이 벌써 서너 개가 된다. 유럽에도 멀티플렉스가 있지만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극장들마다 각기 특성이 있다. 맛있다고 자장면만 먹을 수 없다. 기스면도 먹고, 잡탕밥도 먹고, 사천탕면도 찾게 된다. 따라서 인디 영화를 더 많이 볼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 스폰지하우스 대표 조성규

 

 

* 미국 인디영화의 상업적 성공
현재 미국 인디 영화가 놀라운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면, 그것은 동시에 관객이 지금 할리우드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들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종류의 영화들을 갈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반면 이와 같은 현상과 동시에 일어난 것은 인디영화에 대한 열광이었다. ‘인디우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 독립영화의 상업적 성공을 촉발한 해는 2004년이었다. 물론 인디영화가 돈이 된다는 것은 이전에도 알려진 바였다.
- <시네21> 643호 ‘인디영화가 메이저를 집어삼키다’ 기자 문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디 영화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혹은 다람쥐 쳇바퀴 같은 고단한 일상에 찌들었다면, 서울 시내 곳곳에 숨어있는 인디 영화 전용관에 숨어들어 가보라. 특별한 홍보 없이, 대형 간판 하나 없이, 소리 소문 없이 한지에 물 퍼지듯 넓어지고 있는 관객들을 눈으로 확인하라. 또한 작은 영화관이 살아 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들을 들여다 보는 것도 좋다. 독특한 외관이든 인테리어든, 전시회나 스타일리쉬한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전략이든, 지역적 특색을 활용하든, 다른 극장에서 틀지 않는 영화만을 상영하는 유통전략이든, 작은 배려이지만 티켓 디자인을 감각적으로 해서 여성들의 마음을 사든, 화장실에 생화를 꽂아 놓아서 고객의 마음을 감동시키든, 그들의 생존전략 또한 어느 세분시장 못지 않게 치열하다.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상영관 입구에 앉아서 그 곳을 찾는 관객들을 바라만 봐도 시장이 보일 것이다. 대부분이 2030 여성 관객인 것은 맞지만, 최고급 사양의 DSLR을 목에 걸고 영화를 보러 온 연인이나, 40대의 아줌마 부대, 혼자 영화를 보러 오신 중년의 신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 사회가 얼마나 문화적인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관에까지 가서 이런 피곤한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날 그 시간에 하는 아무 영화의 티켓을 사라. 운이 나빠서 진정한 예술 영화를 보게 된다면 한잠 잠을 청하고, 운이 좋아서 숨겨진 좋은 영화를 발견한다면 인디 영화는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깨어 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신선한 감성을 충전하기 위해서 그 곳을 다시 찾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유니타스브랜드 문의

About Us

찾아오시는 길

교육, 컨설팅, 제휴 문의

  • 070-5080-3800 / ahneunju@stunit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