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창업하셨습니까?
유니뷰 대표, 후배 최태선에게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5 / Vol.26 브랜드 서신 (2012년 08월 발행)

혹시 편달(鞭撻)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니? 편달은 채찍 ‘편(鞭)’과 매질할 ‘달(撻)’이 합쳐진 단어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말과 소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치는 것을 말하는 거야. 덕담과는 차원이 다른 단어야. ‘진실한 선배’의 기준이 무엇일까를 가지고 잠시 고민을 해봤어. 결론은 내가 창업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 정도로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기준으로 너에게 이야기를 할까 해. 그때 만약 그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편달을 했다면 어쩌면 나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1-22(WED)08:27
보낸사람 : 선배 강승원

 

최태선 대표님이라고 부를까? 아니면 나의 후배 태선이라고 부를까? 한참을 고민했다. 한 달 동안 메일을 확인할 수 없는 곳에 있어 메일을 이제야 읽었어. 어제 우리 회사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네가 창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 먼저 마음을 담아서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네.

 

네가 보낸 메일에서 이런 문구가 보이자 사실 나는 심히 괴로웠어. ‘선배님이 저를 진짜 후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형이 아우에게 얘기하듯 진실한 지도와 편달을 해주십시오.’ 혹시 이 말이 진짜일까 아니면 예의를 갖춘 것일까를 잠깐 생각해 봤지.

 

혹시 편달(鞭撻)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니? 편달은 채찍 ‘편(鞭)’과 매질할 ‘달(撻)’이 합쳐진 단어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말과 소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치는 것을 말하는 거야. 덕담과는 차원이 다른 단어야. ‘진실한 선배’의 기준이 무엇일까를 가지고 잠시 고민을 해봤어. 결론은 내가 창업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 정도로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기준으로 너에게 이야기를 할까 해. 그때 만약 그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편달을 했다면 어쩌면 나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자, 그럼 시작해봅시다! 후배님!

 

솔직히 나는 네가 왜 창업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너는 무려 20년 동안 대기업에 몸 담았던 사람이야. 그런데 네가 나처럼 창업해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하니, 솔직히 어이가 없었어. 경영자가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거니? 너는 나랑 밥 먹을 때면 항상 네가 다니는 회사의 회장에 대한 안 좋은 점을 이야기했잖아. 그러면서 구멍 가게를 하더라도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어. 혹시 이것을 현실로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네가 대기업에서 일할 당시, 창업자가 어떻게 일하는지 제대로 본 적이 있니? 너의 상관인 사장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창업자라고 착각했을 거야. 미안하지만 그들에게는 창업자의 모습이 없어. 그들은 단지 임시 직원일 뿐이야.

 

어찌 되었든 창업을 축하하기는 한다만, 사실 너의 창업 동기가 너무나 빈약해서 매우 실망스럽다. 그러나 일단 시작했으니 앞으로 네가 맞이하게 될 운명의 시련, 그러니까 작은 기업의 창업주가 겪어야 될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이것은 네 사업에 대한 악담이 아니라 내가 겪었던 이야기다. 난 네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네가 기업을 이끌어갈 때 여기서 나왔던 문제의 증후군이 등장하면 바로 대처하기를 바랄 뿐이다.

 

 

네가 나처럼 창업해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하니,
솔직히 어이가 없었어.
경영자가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거니?

 

 

첫째, 네가 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은 브랜드 심벌과 로고를 만들어주고, 브랜드 비전과 전략을 컨설팅하는 것이라 했지? 그런데 업무를 보니 광고 대행과 홍보 대행도 있던데 도대체 이건 뭘 하려고 하는 거니? 너는 20년 동안 하우스 에이전시에서 기획자로 일했어. 그곳은 지금 네가 하려고 하는 모든 것에 대한 오더를 주고 평가하는 자리였다. 설마 네가 그것을 컨트롤했다고 해서 그 분야의 일을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네가 했던 일을 아주 간단히 말해볼까? 여러 대행사에 오더를 주고는 대행사가 오더를 수행해서 오면 직원들을 모아 놓고 거수로 업무를 평가하지. 그리고는 가장 표를 많이 받은보고서를 재정리하여 상사에게 보고하는 일이었어. 물론 이 과정에서 전문적 의사소통이있긴 하지만, 과연 네가 했던 일이 전문적일까? 내 생각에는 네가 항상 평가자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아주 쉬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 

 

물론 네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너에게 주는 업무들을 잘 처리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냉정히 말해 그것은 너의 능력을 봤다기보다는 네가 하우스 에이전시이기 때문에 업무를 준 것 아닐까? 여기에서 네가 모르는 혜택이 무엇인지 아니? 가장 큰 혜택은 좋은 인력이야.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톡톡 튀는 애송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하우스 에이전시지. 그러니까 그런 애들이 너의 품에 그대로 안긴 거다. 이제 사람을 뽑기 위해 구인 광고를 내는 순간 너의 실체를 여실하게 볼 수 있을 거야. 절대로 네가 대기업에서 함께 일했던 그런 똑똑한 애들은 오지 않는다. 설사 입사하더라도 네 말에 순종적이지 않아. 그들은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야. 나도 창업 초기에 이런 일을 겪었으니 절대로 놀라지는 말아라. 이제 너의 거품이 빠진 거니까.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니? 네가 대기업에서 브랜드 전략팀에 있었다고 말하지만, 브랜드 전략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너는 남들이 만든 보고서는 수도 없이 보았지만 그것을 만들지는 못하잖아? 그리고 그 보고서가 브랜드 현 상황의 진실한 보고서인지 아니면 상급자를 기만하기 위한 보고서인지도 모르잖아? 너는 지금까지 회장님의 의중을 파악하고, 관련 부서와 조율하면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고서를 만들라고 시켰거나 네 생각을 정리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어쨌든 너에게 맡겨진 일을 잘했다 할지라도 그것은 오직 너의 회사 안에서만 잘하는 일이었어. 결코 너의 보고서는 시장을 보고 작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편협한 브랜드 지식으로 이루어졌다. 아마 너는 이제 네 회사를 만들었으니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면 그러한 보고서를 만들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다. 창업자인 네가 모르면 아무도 모르는 거야. 

 

만약 나에게 창업한다는 것을 미리 말했다면, 나는 너에게 100페이지의 런칭 보고서를 요구했을 거다. 그것도 내 앞에서 작성해보라고 했을 거야. 과연 네가 몇 페이지를 쓸 수 있을까? 수많은 보고서를 보는 것과 직접 한 장을 쓰는 것은 너무나도 다르다. 미안하지만 태선아, 너는 너의 꿈에 취했어. 아마 그 꿈은 두 번째로 내가 얘기할 그 이유로 곧 깨어나게 될 거다. 숙취의 고통이 조금 셀 거야. 먼저 원인부터 말하면 앞서 말했던 인력의 한계다.

 

 

아마 너는 이제 네 회사를 만들었으니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면 그러한 보고서를 만들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다.
창업자인 네가 모르면 아무도 모르는 거야.

 

 

둘째는, 인력이다. 너와 함께 그 대기업을 나왔다는 정 과장과 이 대리는 물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야. 하지만 그 친구들도 여전히 너처럼 하우스 에이전시 인력이다. 어찌 되었든 뛰어난 사람이라고 치자.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공채 혹은 누군가의 소개로 뽑아야되잖아. 어떤 사람이 들어올까? 뛰어난 신입 디자이너 혹은 마케터들이 온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1년 뒤에 다른 곳으로 옮길 사람이야. 너의 회사는 그들에게는 일종의 포트폴리오일 뿐이지. 그렇다고 신입직원을 뽑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야. 단지 현실을 인정하라는것이지.

 

경력직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입사와 동시에 계속 간을 볼 거야. 설마 너와 같은 꿈을 꾸면서 회사를 성장시킬 거라고 믿는 것은 아니지? 신입이든 경력이든 이러한 인력 관리때문에 너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거야. 가르쳐서 일을 시킬만하면 모두 떠나가지, 결코 열정을 다해 일을 배우면서 회사를 성장시키려는 고민은 안 해. 그러니까 사람을 의지해서 경영하지 말라는 이야기야. 앞으로 사람에 대한 관점을 사랑과 용서의 대상으로 바꿔야 해. 그러면서 너의 인품을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람을 신뢰의 대상으로 여기는 순간 사람에게 실망하게 되며, 그것은 너무나 큰 어려움을 겪게 하니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너도 알다시피 브랜드업이라는 것이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잖니. 네가 기업에서 보고 듣고 배웠던 인재관으로 회사를 경영하면 안돼. 회사 사람들은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그렇다고 그들을 의심하거나 기계처럼 대우하라는 것은 아니야. 회사를 경영함에 있어서 일이 힘든 것은 아이디어로 이겨낼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한 상처는 비즈니스 전체를 흔들리게 한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더 극심하지. 그러니까 나의 말은 예방주사라고 생각하렴.

 

셋째는, 네가 나온 기업에 한 번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두 번은 어려울 거다. 네가 그 기업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두 번 정도는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말인데, 내 생각에는 처음부터 전 직장에 도움받을 생각하지마. 만약에 너의 부족한 실력이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거나 판단을 받는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될까? 너무나 치명적이다. 물론 내가 미리 앞서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만약 네가 재입사를 하거나 아니면 전 직장으로부터 오더 전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어떤 일이 있어도 퇴사한 회사 사람들에게는 네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마 넌 전 직장에서 너의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너와 친하지 않은 사람의 대부분이 잠재적 적이다. 네가 생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너의 실패를 기대하고 있을 거야. 왜 네가 안 되기를 바랄까? 네가 일을 잘 못한다는 것이 드러나야 너와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이 회장에게 인정받지 않겠니? 내가 너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니?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어.

 

 

사람을 의지해서 경영하지 말라는 이야기야.
앞으로 사람에 대한 관점을 사랑과 용서의 대상으로 바꿔야 해. 
그러면서 너의 인품을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넷째, 이제 네가 만날 사람은 기업의 대리와 과장들이다. 아마 너는 소위 ‘모욕감’을 느끼게 될 거야. 너는 한 번도 ‘을’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않았잖니? 창업 이후 수년 동안은 ‘왕년에 대기업 브랜드 본부장’이었다는 강박관념이 너를 따라다닐 거다. 그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너는 실패자가 된다. 사람의 생각에 상상보다 기억이 많으면 죽어가는 거야. 절대로 ‘왕년에’라는 말은 생각도 하지 말아라.

 

창업을 했으니 사무실도 그럴싸하게 꾸미고, 그런 다음 예전에 네가 도와주었던 업체의 사장들을 비롯해 아는 사람들을 부르겠지. 그런데… 왜 부르지? 아마 너의 완성된 모습 그리고 진짜 성공한 모습을 주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부르는 거겠지. 혹시 너는 그렇게하는 것이 영업이라고 생각하니?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건 한 달도 채 지속이 안 된다. 생각해 봐. 네가 대기업에 있을 때 대행사에서는 어떻게 했니? 사실 너도 그들로부터 이런 영업접대를 받았지. 하지만 그것은 너도 알다시피 영업을 위한 쇼일 뿐이었잖니. 너도 그들처럼 쇼를 할 거니?

 

회사 소개란에 네가 예전에 했던 많은 프로젝트를 기록해 놓은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것은 네가 진짜 한 것이 아니잖아? 그 중에 몇 개는 우리 회사와 했던 프로젝트도 있더구나. 그 당시 너는 결재란에 사인을 했을 뿐이었지. 태선아, 내가 너를 협박(?)하는 것은 절대 아니란다. 단지 네 마음에 있는 감정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나게 하기 위해 그런 거야. 그러니까 나는 너의 껍질과 영혼을 분리하고 싶어. 이 부분은 네 양심으로 쓰길 바란다.

 

다섯째, 여기까지 네가 참고 읽었을까? 여하튼 나는 네가 브랜드 대행사를 왜 하려는지가 참 궁금하다. 뜬금없이 하는 말은 아니야. 네가 만약, 여지껏 배운 것이 이것밖에 없다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네가 브랜드 대행사를 하면서 만들려는 새로운 가치는 무엇이지? 너의 고객은 너를 만나면 어떤 것을 얻게 되는 거지? 그저 돈을 많이 벌게 되나? 네가 나에게 준 사업 보고서를 아무리 보아도 브랜드 대행사를 하려는 이유가 없구나. 그러니까 명분이 없다는 이야기야. 내가 기대하는 것은 네가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가 ‘브랜드 대행사는 이래야만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했으면 하는 거야. 왜 세상은 창업한 브랜드 대행사를 간절히 원해야만 하는가, 말이야.

 

그래, 너 또한 이런 생각들을 분명히 했을 거야. 하지만 고민만 했지, 정말 끝까지 가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네가 스스로 피했던 질문을 다시 하는 거란다. 왜 이 질문을 하는 것일까? 혹시 브랜드 대행사가 먼저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니?

 

 

나는 네가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의 코치가 되기를 바란다. 
용역을 받아서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만들어 주는 그런 일반 대행사가 아니라 
그들을 돕는 코치가 되길 원해.

 

 

예전에 골프를 치면서 내가 네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지? 타이거 우즈의 코치는 어떤 사람일까? 너는 내 말을 그저 농담으로 생각하며 ‘라이언 우즈’라고 말했지. 그런데 이 질문을 내가 왜 했는지는 기억하니? 네가 나에게 브랜드 대행사를 하고 싶다고 슬쩍 말한 것에 대한 내 대답이었어. 아직도 너는 라이언 우즈라고 생각하니? 가령 장기와 바둑은 훈수를 둘 때는 길이 잘 보이는데, 이상하게도 자신이 직접 두면 길이 안 보이지.

 

그 이유는 객관적이지 않아서야. 훈수를 두는 사람은 두 명의 수를 같이 보면서 다음 길을 예상하지만, 실제로 두는 사람은 자신만 생각하게 되지. 이길 생각만 하기 때문에, 앞 사람의 생각을 읽으려고 한단다. 그렇기 때문에 바둑판에서 읽을 수 있는 여러 수를 보지 못하는 거야. 너도 어쩔수 없이 앞만 보며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어.

 

나는 네가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의 코치가 되기를 바란다. 용역을 받아서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만들어 주는 그런 일반 대행사가 아니라 그들을 돕는 코치가 되길 원해. 그리고 너에게도 코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으면 한다. 내가 너의 코치가 되고 싶지만 1년 동안은 이곳에서 움직이지 못하니 아쉽다. 어쨌든 지금까지 내가 말한 이 다섯 가지를 너에게 솔직히 얘기해줄 수 있는 코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돌아가서, 타이거 우즈한테 필요한 코치는 어떤 사람일까? 타이거 우즈도 알고 있는 기술과 전략을 이야기하는 코치가 필요할까? 그렇다면 너에게는 어떤 코치가 과연 필요할까?

 

예전처럼 브랜드 로고와 심벌을 만들어 주면서 잘난 척하는 시대는 지났다. 너무나도 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예전 같으면 기업 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들도 이제는 많이 오픈되어 있지. 그래서 과거에 네가 과장이나 차장 시절에 하던 인간관계의 방법으로 브랜드 대행사를 경영하려고 한다면 정말 큰코다치게 될 거야.

 

 

나는 네가 단지 기업을 세우기 위해서 짧은 인생을 소모하지 않기를 바란다. 
돈을 쥐고 흔드는 사람의 입맛에 맞추려고 너의 생각에 조미료를 듬뿍 치지마.

 

 

그래, 여기까지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니? 선배라는 이유로 이렇게 함부로 말해도 되나,했을 수도 있다. 내 딸 세희가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도 나는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단다. 세희는 지금 창업은 일단 보류하고, NGO 단체에서 브랜드 담당자로 열심히 일하고 있어. 나는 자네의 창업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 결코 아니야. 오히려 나는, 나의 이런 질문에 자네가 요목조목 답을 하면서 나를 무안하게 해주길 바란다네. 이것이 진짜 내 진심이야.

 

어찌 되었든 내가 만약 자네라면 친구들을 비롯해 예전에 함께 일한 사람들의 명단을 뒤지지는 않을 거야. 나는 아마 BI와 로고 디자인을 3천만 원이 아니라 30만 원에 만들어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것 같아. 싸게 만들자는 게 아니야. 만약에 누군가가 소규모 창업자들의 브랜드를 도와준다고 한다면 그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아마 그들은 자네를 슈퍼 ‘을’로 대우하겠지. 그렇다고 슈퍼 을로 대우받고 싶으면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야.

 

나는 지금까지 브랜드 현장에서 내가 배운 것으로 도울 수 있는 100명의 클라이언트 오더를 진행하면서 브랜드와 인생을 배울 거네. 대기업을 비롯해서 돈이 있는 기업의 브랜드를도울 브랜드 대행사는 아주 많아. 하지만 연 매출 5천만 원도 안 되는 자영업자가 무려 100만 명이 넘어. 그 중에 100개를 1년 동안 도와주는 거야. 이렇게 일 년을 보낸 후, 내 안에 있는 것, 그러니까 브랜드로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거다. 나의 명분이 진짜인지를 알아보는 거지.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검증도 할 거야. 만약에 내가 그저 소모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면, 어쩌면 이 길을 가지 않을 수도 있어. 내가 진짜면 그들의 성공이 나를 증명해 주겠지.

 

태선아. 이제 너도 나이가 49세다. 기업을 통해 돈을 벌기에는 늦은 나이고, 새로운 꿈을꾸기에는 충분한 나이다. 환갑인 내가 49세를 보기에는 그렇다는 거야. 아마 내가 그 나이라면 두 번은 창업했을 거다. 진심이다. 나는 네가 단지 기업을 세우기 위해서 짧은 인생을 소모하지 않기를 바란다. 돈을 쥐고 흔드는 사람의 입맛에 맞추려고 너의 생각에 조미료를 듬뿍 치지마. 무슨 말인지 알지?

 

너도 무엇인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을 뽑으면 그야말로 그들의 생계를 위해서 살게된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게 되는 거야. 나는 너의 강점을 찾아서 그것으로 기업을 세우고, 그렇게 세워진 기업에서 남을 섬기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대행하길 원한다. 네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S. Coaching Point
“귀사에만 존재하는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의 대답이 브랜드 대행사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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