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적 책임감을 영속시키는 브랜드십: 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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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주소 시즌2.5 / Vol.27 브랜드의 제자도, 브랜드십 (2012년 10월 발행)

우아함(concinnity). 전쟁 같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토록 고귀하고, 고결해보이기까지 하는 이 단어를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비즈니스는 전쟁이 아니라 ‘상생’이라고 얘기하는 라젠드라 시소디어 교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정확히 말하면, 그가 ‘지속가능경영’의 모델로 얘기한 ‘사랑받는 기업’을 얘기하기 위해서다. ‘세련된 조화를 성취하는 부분들의 솜씨 좋은 조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우아함은 이제 기업에서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하나의 가치가 될 수 있다. 만약, 브랜드십의 궁극이 뭐냐고 묻는 독자가 있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브랜드의 가치로 세상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중에, 지위, 명예, 권력, 부 라는 것이 있는가? 할리 데이비슨은 ‘자유’라고 했으며, 스타벅스는 ‘인간애’라고 했는가 하면, 파타고니아는 ‘환경 보호’라고 했다. 만약 이런 단어들이 ‘실재(實在)’가 된다면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 같은가? 그렇기에 브랜드십의 궁극은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시소디어 교수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는 기업은 ‘우아함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은 분명, ‘오랫동안 살아 남아 사랑받는 기업’이 될 거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우아한 기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마즈다.

영속가능경영의 조건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라고 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좋기’ 때문에 그것에 안주하여 ‘위대한’ 기업으로의 도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대한’ 것은 무엇의 적일까? 반드시 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짐 콜린스가 자신이 ‘위대하다’고 지목한 기업들도 몰락할 수 있음을 얘기했기에, 이쯤에서 위대한 기업이 바라보아야 하는 그 다음 고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해답을 미국 벤틀리 대학의 라젠드라 시소디어 연구팀이 쓴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시소디어 연구팀은 “미래를 위한 이 책의 메시지는 명백하다. 사랑받는 기업들이 가장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그들이 얘기하는 사랑받는 기업의 정의는 이렇다.

 

“사랑받는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더 큰 이상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해 나가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은 단순히 주주들의 이익만이 아니라 고객과 직원, 협력업체, 그리고 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노력하며 윈윈하려고 한다.”

 

기업이 리더십이 아닌 브랜드십으로 경영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아주 단순하게 정리해 보면 결국 브랜드는 지속가능을 넘어 영속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한하고, 변경이 가능하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인간의 리더십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불변의 가치에 따라 기업을 경영할 경우, 영속가능경영을 향한 초석을 다질 수 있다. 시소디어 연구팀이 정의한 사랑받는 기업은 이런 의미에서 브랜드십의 궁극적인 모습을 ‘현재’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받는 기업에 대한 그들의 정의에 우리는 더욱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경영학 서적에 적혀 있는 기업의 정의는 “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다. 이 정의가 수정되지 않는 이유는 아직도 기업이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목적을 ‘이익’이라는 관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 3.0》에서 필립 코틀러는 오늘날의 시장은 ‘가치 주도의 시장’이라고 얘기했으며, 그보다 먼저 출간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짐 콜린스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가치있는 비전을 추구하는 기업이 더 성공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지 이미 오래다. 다시 말해, 기업의 목적은 ‘이익을 추구’가 아닌 ‘가치를 추구’라는 것은 몇몇 기업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브랜드십이란, 바로 이 가치를 원칙 삼아 기업과 브랜드를 경영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부터 기업이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 아닐까? ‘어떤 가치를 기업의 가치로 삼아야 할까?’ 그리고 ‘그 가치는 어떻게 추구해야 할까?’ 다시 시소디어 연구팀의 정의로 돌아가보자.

 

라젠드라 시소디어 교수가 사랑받는 기업의 조건으로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이해당사자들과의 윈윈(win-win)’이다. 그가 말하는 이해당사자는 직원을 시작으로, 고객, 주주, 협력업체, 그리고 사회까지, 하나의 기업이 관계를 맺는 당사자들을 모두 아우른다. 이들과의 조화로운 관계가 사랑받는 기업, 그러니까 영속가능한 기업의 조건이 되는 것은 한번만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다름 아닌 기업의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태계에서는 그것을 이루는 것 중 어느 하나가 파괴되면 그 즉시 균형을 잃는다. 균형을 잃으면 결국,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시소디어 교수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자.

 “사랑받는 기업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연 생태계의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 생물학적 유기체들은 오직 생태계 내에서 맺게 되는 관계의 문맥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비즈니스 조직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진실한 특성들은 모두 이해당사자와 맺는 역동적인 관계 내에서만 드러난다.”

결국, 비즈니스 생태계 안에서 이해당사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가, 혹은 안 되는가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앞서 두 가지 질문을 다시 보자. ‘어떤 가치를 기업의 가치로 삼아야 할까?’ ‘그 가치는 어떻게 추구해야 할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떤’ 특정한 가치라기 보다는 생태계의 균형과 진화를 위한 가치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가 마즈(Mars)를 만난 이유는 이것이다. 바로 마즈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론이 길었다. 본론은 이제부터다.

 

 

 

 

 

 왜 사업을 하십니까?

‘마즈’라는 기업의 이름보다 스니커즈, 트윅스, M&M’S, 콤보스 등의 초콜릿바 브랜드를 비롯하여, 페디그리, 시저, 위스카스 등의 펫(pet) 케어 브랜드로 더 유명한 마즈는 1911년 설립되어 올해로 101번 째 생일을 맞이했다. 초콜릿과 펫케어 외에도, 2008년에 인수한 세계적인 껌 브랜드인 리글리(Wrigley)와 커피를 비롯한 각종 식품 사업, 그리고 대체 원료를 만드는 연구소를 운영하는 마즈는 연간 매출 34조 원을 기록하는 글로벌 종합제과 회사다.

이렇듯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마즈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지역별로 마즈(Mars), 마스터푸드(Masterfood), 에펨(Effem) 등 각기 다른 이름의 회사로 불리다, 2009년 마즈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마즈는 비공개 기업, 즉 프라이빗 기업(Private Company)이라는 점이다. 창업자인 프랭크 C. 마즈가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인 타코마에서 사탕가게를 열면서 시작된 마즈는 현재 4대째 마즈 가문이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 프라이빗 기업이 다름 아닌 그들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의 시작점은 바로 여기다.

 

김광호(한국마즈 및 마즈 북아시아 대표): 마즈가 100년 동안 개인 소유의 기업을 유지한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잘 알다시피 기업은 규모가 성장하다 보면 그에 따른 자본이 필요하고, 그러한 필요에 의해 투자자를 찾아 주식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업을 성장시킨다. 하지만 주주가 생기는 즉시, 기업은 주주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마즈는 그러한 규모적인 성장을 포기하는 대신, 마즈 가족들은 회사의 이익이 생기면 그것을 다시 회사에 재투자하며 다른 방식의 성장을 택했다. 그들은 어떤 이익에 의해서 기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라, 창업 때부터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과 원칙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마즈가 얘기하는 철학과 원칙은 다름 아닌 ‘The 5 Principles’이라고 부르는 핵심가치다.

첫째, Quality다. 이것은 다른 말로 Excellence, 즉 탁월성을 뜻하는 건데 제품의 품질은 물론이거니와 업무적 능력, 역량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함을 갖는 것이 목표라는 뜻이다.

둘째, Responsibility다.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결단력과 판단력을 행사하여 최종적인 결정까지 내릴 수 있는 것이 마즈가 얘기하는 책임감이다.

셋째, Mutuality다. 우리말로는 상호성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회사와 관계 맺는 모든 것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어야 함을 말한다. 이것은 단순히 재무적인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관계적인 측면에서 상호이익이 있어야 함을 말한다.

넷째, Efficiency다. 효율성이라고 얘기하는 이 원칙은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여 절대 낭비함이 없이, 마즈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만 하는 것을 뜻한다. 즉, 물질적, 재무적, 인적 자산 등 모든 면에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다섯째, Freedom이다. 이것은 마즈가 프라이빗 기업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인데, 어떤 것으로부터도 간섭받지 않고 자유를 누림으로써 마즈다움을 지켜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The 5 Principles은 마즈가 원하는 기업의 모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 원칙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셋째, Mutuality다.
“어떤 이익에 의해서 기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라, 창업 때부터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과 원칙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익에 의해서 기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라,
창업 때부터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과 원칙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업의 목적

김광호: 이 다섯 가지 원칙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하지만 가장 마즈를 마즈답게 하는 것은, 그러니까 마즈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은 Mutuality다. 마즈의 2대 CEO가 포레스트 마즈(Forrest Mars)인데, 창업자의 아들이다. 이 분이 사실 마즈를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회사로 만들기 시작한 분이라 할 수 있는데, 1947년도에 그가 쓴 편지가 한 통 있다. 이 편지의 제목은 다름 아닌 ‘사업의 목적’이다. 포레스트는 사업의 목적을 무엇이라고 했냐면, “Mutually benefit이 나의 사업의 목표요 가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마즈가) 사업을 함으로써, 우리가 납품하는 거래처, 우리에게 납품하는 공급처, 그리고 우리의 고객 모두가 상호 윈윈 하겠다”라고 썼다. 즉 사업을 하면서 나는 이기고, 저 사람은 져서 내가 그 이익을 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마즈가 사업을 했을 때는 저 사람도 성공하고, 나도 성공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 편지는 다시 말하지만, 1947년에 쓰였다. 생각해 보라,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이다. 지금에야 비로소 기업에서 이런 얘기를 시작하지 않나. 그런데 그 당시에 이런 내용의 편지를 썼다면, 어떻게 이 개념을 생각해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놀랍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의 내용이다. 거래처나 공급처, 고객까지는 상호 윈윈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해도, 포레스트는 ‘경쟁 회사’와도 함께 성장하겠다고 적어 놨다. 이것이 바로 마즈 가족들이 밝힌 자신들이 사업을 하는 목적이다. 그렇기에 Mutuality가 마즈만의 독특한 DNA라고 말한 거다.

 

65년 전 CEO가 남긴 이 편지에는 시소디어 교수팀이 얘기한 사랑받는 기업의 정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아닌, 거래처와 공급처, 고객 그리고 경쟁자에 이르기까지 마즈는 모두와 윈윈하며 건강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을 사업의 목적이라 분명하게 명명했다. 65년이 지난 오늘날, 이 CEO의 편지는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7만 명의 마즈 패밀리들에게 ‘Mutuality’라는 핵심 원칙으로 전달되어 마즈를 마즈답게 만들어가고 있다. 놀랍지 않은가? 지금 당신은 브랜드십의 ‘실체’를 보고 있다. 브랜드십이란 브랜드의 가치를 기업의 원칙으로 삼아 이번 세대에서 다음 세대에게, 또 그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며 끊임없이 브랜드의 가치를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Mutuality는 2012년의 마즈에게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이제 김광호 대표에게 물어볼 것은 다름 아닌 이것이다.

 

 

 2대 CEO 포레스트 마즈가 쓴 '사업의 목적'

 

 

마즈의 CEO들은 마치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듯, 마즈를 경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현재의 CEO들은 다음 세대에게도 이 가치를 유산으로 남겨야 하지 않나?
김광호: 지난 번, 현재 마즈를 경영하고 있는 4대인 파멜라와 빅토리아를 만난 적이 있다.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왜 사업을 하느냐?”고 말이다. 그들의 답변은 이러했다. “이 비즈니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고, 게다가 직원들은 The 5 principles을 잘 지키며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고, 무엇보다 누구나 윈윈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의 비즈니스를 물려 준 우리 선조들이 있기에 나 또한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책임이 있다.” 파멜라와 빅토리아에게 이 기업은 질문에서 말한 것처럼 선조들이 물려준 아름다운 유산이었고, 그들은 이 유산을 잘 가꾸고 보존하여 또 다음 세대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Vol.16 ‘브랜드십’ 특집을 진행하며 우리는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초월적 책임감’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기업이 영리를 넘어서서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바로 초월적 책임감이다. 리더를 비롯한 조직원 모두가 초월적 책임감을 가질 경우,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나 친밀감을 넘어 사회 속에서 자신들의 브랜드가 어떤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지, 그래서 자신들은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게 된다. 마즈의 경영진인 파멜라와 빅토리아는 마즈가 사회 속에서 어떤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단순히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잘 경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러한 시스템을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자신들의 책임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초월’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이런 책임감을 현실로 이루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즈는 이러한 초월적 책임감을 어떻게 직원에게까지 공감시키며, 그들의 기업을 경영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마즈만의 ‘다른’ 시각에서 비롯된다.

 

 

 

 

영속가능 브랜드십의 코드, Partnership
마즈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이 유산을 어떻게 세대와 세대간에 물려주고 이어받는지 그 방법이 궁금하다.
가장 큰 원칙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은 무엇인가?
김광호: 한 마디로 얘기하면 사람에 관한 철학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마즈는 어떤 관계에 놓인 사람이든, 모두 마즈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파트너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 하는 파트너로 여긴다. 이 파트너라는 관계를 통해 유산이 이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또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동업, 동역, 동반이라는 개념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국 그 끝은 다른, 그렇기에 전혀 다른 단어들이다. 동업이란, 말 그대로 ‘업(業)’을 같이 하는 것으로 사업상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형태를 말한다. 그에 비해 동역이란, 돈이 아닌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며 함께 일하는 방식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동반이란, 혹여 파트너의 약점이 드러나거나 최악의 경우 꿈이 변질되더라도 마치 가족처럼 관계 자체가 목적과 완성이 되는, 이른바 운명공동체를 말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파트너와 함께 일하겠는가? 사실 동역자와 일하는 것만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끝까지 고수하며 초월적 책임감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운명공동체가 필요하다. 마즈가 선택한 것은 바로, 이러한 운명공동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인디언의 속담처럼, 그들은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것에 목적을 두고, 함께 이 길을 걸어갈 동반자들을 주목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사람에 관한 철학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그들은 어떤 관계에 놓인 사람이든, 모두 그들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함께 성장해야 하는 파트너로 생각한다.

 

 

Associate Partnership: 직원이 아니라 동료다

직원들이 김광호 사장을 부를 때면, 그의 영문 이름인 ‘조셉(Joseph)’이라고 부른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이름의 영문 이니셜로 부르고(예를 들어, 이름이 김지혜라면 ‘JH’라고 부른다), 또 어떤 이는 이름 뒤에 ‘님’ 자를 넣어 부른다. 한마디로 어떤 규칙보다는 ‘편한 대로’ 부른다. 최근, 수평조직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늘며 직급이나 직책에 매이지 않는 호칭에 대한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마즈는 그러한 트렌드에 부응한 것이 아닌 그들이 직원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의지적 표현이다.

 

김광호: 회사에서 누군가를 부를 때, 직함이나 직책을 부르지 않는다. 내가 사장이지만 어떤 직원도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유는 우리는 직원을 ‘고용인’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료’라는 관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원을 영문으로 쓸 때, ‘Employee’가 아니라 ‘Associate’라고 쓴다. 하지만 알다시피 호칭을 그렇게 부르고, 문자를 그렇게 쓴다고 해서 정말 ‘Associate’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다르지 않나. 한 가지를 예를 들어 주겠다. 내가 디스크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다. 글로벌 CEO가 한국 방문 일정이 있어서 한국에 왔다가 내 소식을 듣고 직접 꽃을 사 들고 병문안을 왔다. 의례적인 행사처럼 잠시 온 게 아니라, 병실에 한참 동안 머물며 나의 건강을 걱정해 주며 오랜 시간 담소를 나누다 갔다. 그것을 지켜보던 나의 가족은 어떻게 이 큰 기업의 CEO가 직접 병문안을 올 수 있느냐며 너무나 놀라워했다. 적합한 예인지를 모르겠지만, 빌 게이츠가 당신의 병문안을 왔다고 생각해보라. 어떻겠는가? CEO들이 직원 한 명 한 명을 가족이라 생각하며 우리를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도 스스로 Employee가 아니라 Associate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마즈는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고 싶은 회사 50위에 들었으며, 한국마즈의 경우 한국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고 싶은 회사 중 외국기업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직원들 스스로가 ‘일하고 싶다’라는 갈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마즈가 자신들을 운명공동체 중의 일원으로 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즈는 여기에서 더 나아갔다. 다름 아닌 직원들이 실제로 ‘운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마즈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IBM의 전 CEO 루 거너스는 “직원들이 기업의 가치에 따라 일할 것을 믿고 자유롭게 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와 직원 사이의 관계를 넘어 직원들이 헌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했다. 마즈는 직원에게 헌신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헌신할 수 없게 만드는 근원적인 문제점을 없앴다.

 

 

우리는 직원을 ‘고용인’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료’라는 관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원을 영문으로 쓸 때,
‘Employee’가 아니라 ‘Associate’라고 쓴다.

 

 

당신은 마시안(Mars-ian)입니까?

1. 나는 직장에서 내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2. 내가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재료와 장비를 제대로 갖고 있는가?

3.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가?

4. 지난 1주일간, 인정이나 칭찬을 받은 적이 있는가?

5. 직장 내에서 상사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간적으로 대해 주는가?

6. 내가 하고 있는 자기 계발을 격려해 주는 사람이 직장에 있는가?

7. 직장에서 나의 의견이 반영되는가?

8. 직장의 임무나 목적을 충족시키는 데 내가 맡은 업무가 중요한 것인가?

9. 나의 동료들은 가치 있는 업무(quality work)를 하고 있는가?

10. 직장에 좋은 친구가 있는가?

11. 지난 6개월간 나의 발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있었는가?

12. 지난 1년간 직장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있었는가?

 

만약,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당신에게 이 12가지 질문을 한다면 어떻겠는가? 이 12가지 질문은 갤럽이 만든 직원 몰입도 조사를 측정하는 항목이다. 갤럽에서는 ‘재능있는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리더들이 직원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어떻게 성장시켜야 하는지에 관한 12가지 질문을 만들었다. 이 질문은 다양한 업종에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들로부터 받은 질문을 최종적으로 정리한 것인데, 현재까지 각 기업에서 직원들이 기업에 대한 기여도와 헌신도, 그리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 질문은 자세히 살펴보면, 4가지를 측정해보는 항목이다.

 

-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1~2번)

-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가?(3~6번)

- 나는 여기에 소속된 사람인가?(7~10번)

- 어떻게 하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11~12번)

 

결국 이 12개의 질문이 묻고자 하는 것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당신은 마시안으로서 마시안이 해야 하는 것을 잘 이행하고 있습니까?” 마즈가 해마다 갤럽으로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몰입도 조사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직원들이 마시안으로 성장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돕고자 하기 때문이다.

 

김광호: 1년에 한 번씩 갤럽과 함께 이 조사를 한다. 이 조사를 하면 팀별, 부문별, 그리고 회사 전체의 ‘Engagement Score’라고 해서, 영역별로 현재 회사에 대한 몰입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즉 직원들이 현재 자신이 맡은 일에서 어떤 것을 느끼고,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원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그 실체를 정확하게 알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팀의 Engagement Score가 다른 팀에 비해 조금 낮게 나왔다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에서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요?"라고 물으면 그 팀에서는 필요한 것을 말한다.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달라거나,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더 자세한 커뮤니케이션을 해달라고 하는 등의 필요를 얘기하면 우리는 그 필요가 채워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우면 된다. 결국 이 몰입도 조사가 가져오는 가장 큰 결실은 직원들의 강점과 그들이 무슨 일을 할 때 행복해 하는지 알게 된다는 점이다.

 

이 몰입도 조사는 The 5Principles 중 Quality, Efficiency에 해당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에서 탁월성을 추구하고(Quality), 그리고 회사가 그들의 인적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Efficiency)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답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은 마즈를 ‘마시안’이라는 일종의 부족으로 만들며, 그들을 더욱 운명공동체로 만들게 했다.

 

김광호: 몰입도 조사를 하며 얻은 것 중의 가장 큰 것은 언어가 통일된다는 거다. 왜 ‘혁신’이라고 해도 저 사람이 쓰는 혁신의 의미와 내가 쓰는 혁신의 의미가 다르지 않나. 그런데 이 조사를 통해 서로의 생각들을 공유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언어가 공유되게 되고 결국 언어가 통일되더라. 그러다 보니, 우리는 스스로를 가리켜 “우리는 마시안족이야”라고 말한다. 조직이 아니라, 부족같다는 얘기다. 마즈 패밀리들이 사실상 하는 일은 바로 마시안족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끊임없이 직원들과 관계를 맺는 거다. 오로지 그걸 하기 위해서 열심히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전 세계를 다닌다. 생각해보라. 대단하지 않나? 당신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나?

 

부족의 정의를 살펴보면, ‘공통의 언어를 사용하고, 일정한 공통 영역을 가지며, 동질적인 문화와 전통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다. 이런 부족은 일종의 종교와도 같은 성격을 지닌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하나의 브랜드와 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조직이 종교가 되는 순간, 이것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그들이 가진 가치와 이상을 전파하는 것이라 했다. 직원들이 마시안이 되는 순간, 마즈의 초월적 책임이 공유되고, 이것을 사회 속에서 전파될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Business Partnership : 갑을관계가 아니라 상생관계다 
사실, 직원들이야 함께 얼굴을 맞대며 일하니까 정성을 쏟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협력사와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궁금하다.
 김광호: 자랑은 아니지만, 협력사들이 언제나 우리에게 하는 말이 있다. “마즈와 일하면 정말 행복하다. 다른 큰 회사들과 일하는 것보다, 그들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말이다. 너희들은 우리를 정말 존대하고 존중해준다.” 그런 말을 들으면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을 전부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와 관련된 사람들은 조금씩 바꿀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단적인 예로, 1900년대 말에 러시아에 경제 위기가 와 나라가 파탄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 그 때 어떤 일이 있었냐면, 대개 다국적 기업들은 그런 일이 생기면 짐을 싸서 본국으로 돌아간다.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당시 우리는 현지 공급자에게 우리의 상품을 주고, 그들이 러시아에서 우리의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런데 경제 위기로 그 공급자들도 모두 파산하고 말았다. 이때 마즈는 일단 우리의 상품을 외상으로 공급자들에게 모두 주었다. 그리고는 그들이 제품을 잘 팔 수 있도록 옆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러시아에서 마즈의 이러한 행동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마즈의 경쟁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이 모두 다 본국으로 돌아가는데, 이 회사는 뭐지?” 하면서 우리에게 다들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 앞날이 암담한데 이 회사는 뭐길래 러시아에 이렇게 투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게다. 이것을 계기로 그곳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을 갑과 을이 아니라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직원들이 마시안이 되는 순간,
마즈의 초월적 책임이 공유되고,
이것을 사회 속에서 전파될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그 옛날 2대 CEO가 편지에 썼던 그것대로 마즈가 경영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는가? 
김광호: 얼마 전 마즈는 츄잉 껌 회사를 인수했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마즈는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검소하다. 하지만 그 츄잉껌 회사는 CEO에게 전용기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도 아주 호화스러웠다. 사실 회사를 인수하면 응당 인수한 회사의 분위기대로 회사를 바꾸기 마련인데, 마즈는 이제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현재 삶을 존중해줬다. 당시 CEO가 이렇게 얘기했다, “지금, 이들이 얼마나 힘들겠나.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을 하루 아침에 바꾸라고 하면 안 되는 거다”하고 말이다. 이게 마즈식의 협력 방법이다. 강요하거나 압력을 넣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는 방법을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말이다.

 

 

 

 

 

이런 마즈의 행동에 질문을 하는 독자들이 있을 듯하다. “어떻게 기업이 자기중심적이 아니면서 더 성공할 수 있는가?”하는 것 말이다. 시소디어 교수 연구팀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이런 논점은 ‘이것이거나 아니면 저것’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럴 경우 선택권을 2개로 좁혀버리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사랑받는 기업들은 ‘양쪽 모두’의 포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만약 마즈가, ‘마즈 아니면 협력사’라는 시각으로 기업을 경영했다면 매 순간 극심한 선택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을 것이다. 하지만 마즈의 생각 방식은 ‘양쪽 모두’였다. 그렇기에 마즈도 성공하고, 마즈와 관계를 맺는 모든 파트너들도 성공하는 방법으로 ‘사업의 목적’을 실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마즈의 ‘양쪽 모두’의 사고 방식은 사회와 맺는 파트너십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Society Partnership : Sustainable의 본(本)을 만들다

만약, 당신의 회사에서 취급하는 중요한 품목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하자. 어떻게 할 것인가?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고심을 하는 기업이라면, 어떻게 하면 품목을 줄일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즈가 생각한 방법은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김광호: 우리는 펫 푸드 회사이기에 참치를 많이 사용한다. 근데 참치를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곳에서 사용하다 보니 어획량이 많아 잘못하면 멸종이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 아마도 많은 기업에서 참치를 어느 정도까지 줄이겠다는 대안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마즈는 아예 참치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참치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바로 ‘Milk fish’다. 펫 푸드 회사에서 참치는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중요한 품목이다. 하지만 이것을 고수할 경우, 참치가 멸종되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찾았다.

  

마즈는 실제로 ‘지속가능경영’을 하는 회사 중의 하나라고 알고 있다. 이것을 ‘파트너’라는 프레임으로 보면, 사회와도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어떤가? 
김광호: 그렇다. 우리는 지속가능경영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우리 기업은 오랫동안 지속될, 그리고 후대에게 유산으로 물려줘야 할 기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속가능경영을 하기 위해 애를 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초콜릿을 만드는 회사다. 그래서 코코아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회사다. 그런데 코코아는 언제나 아동 노동 착취가 이슈가 된다. 마즈는 2020년까지 우리가 구매하는 모든 코코아를 인증 제품으로 구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반 사람들이 들을 때는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결정인지 모르겠지만, 이 업계에서는 ‘이 사람들이 진짜 미쳤구나, 어떻게 하려고 이런 선언까지 하나’라고 얘기한다. 그니까 이것은 기업으로서는 대단히 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호주에 있는 공장 같은 경우는 들어오는 수돗물 양과, 나가는 물의 양이 퀄리티가 똑같다. 놀랍지 않나? 호주 농장에 가 보면 늪처럼 습지가 가득차 있다, 바로 그곳에 물을 정화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즈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들은 사회를 또 하나의 파트너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며, 사회와 윈윈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이것은 단순히 자신들의 수익을 사회에 환원해 주는 방법이 아니라 경영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에서 사회와 파트너십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사회를 궁극적인 이해당사자로 보느냐, 안 보느냐에 따라 브랜드와 기업의 경영 철학은 완전히 달라진다. 소비자와 고객, 그리고 협력사만이 이해당사자가 아닌, 사회까지 이해당사자의 항목에 포함시켰을 때만이 경제 생태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마즈도 성공하고,
마즈와 관계를 맺는 모든 파트너들도 성공하는 방법으로
‘사업의 목적’을 명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Eco System 을 만들다
마즈의 경우 Private Company라고 하면서도, 절대로 개인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을 사회적인 것이라 생각하며 성실하게 운영하는 것 같다. 
김광호: 그렇다. 우리는 CEO에게 직원들이 항상 질문을 하게 되어 있다. 전 세계에서 직원들이 모두 CEO에게 질문을 보내면 CEO가 그 중 공유하면 좋은 질문을 뽑아 그에 대한 답변해준다. 나는 정말로 해보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었다.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을 생각하는가? 당신의 고민은 무엇인가?”였다. 그런데 그것에 대해 CEO가 답변을 해줬다. 이렇게 얘기하더라. 항상 일어나서 고민하는 것이 ‘인재’라고 했다. 마즈는 오랫동안 자신들의 가문이 지켜온 철학을 계속적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자신들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마즈를 함께 지켜줄 사람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처럼 마즈는 자신들의 회사를 절대로 집안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을 후대에게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가, 그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마즈는 사람들에게 어떤 기쁨을 주는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김광호: 초콜릿은 받으면 어떤가? 행복하지 않는가? 이게 바로 마즈가 주는 기쁨이다. 초콜릿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행복과 기쁨을 옳은 방법으로. 이 환경과 공동체에게 오랫동안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피해도 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마즈에게 있어 기업의 정의는
‘사회 공헌과 같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함께 모인 집단’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리더가 초월적 책임감을 갖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중요하다.

 

 

휴렛팩커드의 공동 창립자인 데이비드 팩커드의 말을 잠시 들어보자.

 

“사람들은 기업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 개인적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집단적으로 성취하기 위해(또 그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사람들이 한데 모여 우리가 기업이라고 부르는 기관을 만드는 것이라는 필연적인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것은 평범하지만 아주 중요한 일이다.”

 

마즈가 직원과 비즈니스 파트너 그리고 사회까지 파트너십이라는 관계를 구축하며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2대 창업자의 편지에도 있듯, 마즈에게 있어 기업의 정의는 ‘사회 공헌과 같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함께 모인 집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리더가 초월적 책임감을 갖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중요하다. 기업의 정의가 상품을 만들고 그로 인해 이익을 얻는 집단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고 그 가치의 혁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이라고 정의가 바뀐다면, 기업은 어떻게 될까? 그런 의미에서 그들이 명시한 ‘사업의 목적’은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며 이른바 미국발 경제위기가 닥쳤다. 30년 만에 찾아온 경제 위기에 온 세계가 그야말로 ‘극심한 몸살’을 앓을 무렵, 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스스로라고 생각한 이들이 있었다. 다름 아닌 하버드대학교 MBA에 재학중인 34명의 학생들이 바로 그들이다. 당시 월가는 단순히 재정적 파산을 떠나 수많은 부정 행위들이 속속 발각되며 범죄의 온실이라 불릴 정도로 부패의 극점을 찍고 있던 터였다. 그랬기에 수많은 언론에서는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일제히 냉혹한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고, 그 비판은 월가를 점령한 MBA 출신들, 그것도 최고의 MBA인 하버드대학교 출신들에게로 옮겨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재학생들은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예비 경영인으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그들이 들고 나온 것은 놀랍게도 ‘MBA 선언(Oath)’이었다. 이 선언은 이렇게 시작한다.

 

“경영인으로서 나의 목적은 사람과 자원을 합해서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창출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더 큰 선에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기업이 장기적으로 사회를 위해 창출하는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MBA 재학생들이 답으로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가치’였다. 그들은 단순히 기업이 이익 추구를 하는 것이 아닌, 가치를 창출하여 더 큰 선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기업의 정의를 다시 썼다. 다시 말하지만 아직도 경영학 교과서에 기업의 정의는 ‘이윤 추구’이다. 브랜드십의 시작을 꼽으라고 한다면, “왜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윤이 아닌 ‘가치’를 대답하는 것이다. 즉 “우리 브랜드(기업)는 OOO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라는 대답이 바로 브랜드십의 시작이며, 가치를 현실로 이루기 위해 파트너십은 필수 조건이다.

 

마즈는 2대 CEO가 기업은 무엇인가? 기업은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기업인으로서의 초월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책임감을 자신의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그는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도요타의 회장이었던 후지 초는 “품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가치부터 수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신의 브랜드는 현재, 품질을 수출하고 있는가, 아니면 가치를 수출하고 있는가. 오늘날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기업 선언(Oath)’은 무엇인가?

 

 

경영인으로서 나의 목적은
사람과 자원을 합해서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창출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더 큰 선에 봉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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