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의 재구성
잃어버린 컨셉 퍼즐을 다시 모으다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8 브랜드와 컨셉 (2009년 01월 발행)

‘컨셉’은 ‘전략’처럼 원래 비즈니스 용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구축에 있어 원자와 같은 기능을 하며, 비즈니스를 설계할 때에 빌딩의 골조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 광범위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컨셉’이라는 것을 알기 위한,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은 ‘컨셉’을 정하고 ‘컨셉’을 구현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각 영역의 60여 명의 전문가들에게 컨셉에 대하여 듣는 것이다.

컨셉의 재구성 알레시, 구글, 현대카드, 설화수, 월마트

‘컨셉’은 ‘전략’처럼 원래 비즈니스 용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구축에 있어 원자와 같은 기능을 하며, 비즈니스를 설계할 때에 빌딩의 골조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 광범위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컨셉’이라는 것을 알기 위한,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은 ‘컨셉’을 정하고 ‘컨셉’을 구현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각 영역의 60여 명의 전문가들에게 컨셉에 대하여 듣는 것이다.

 

컨셉에 관한 질문은 아주 단순하게 시작했다.

 

 

컨셉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컨셉이 없다고 한다면 실체가 없는 것이죠.”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됩니다.”
“단 한 순간도 잊지 말고 끝까지 따라야 하는 것이지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물이나 탄산 음료를 마시기 위해서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병을 따는데, 왜 세계적인 오프너 브랜드는 없는 것일까. 이 시장이 잠잠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저관여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관여의 제품을 필두로 자신만의 독특한 컨셉을 만들어내는 브랜드가 존재한다. 바로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이태리 리빙 용품 브랜드인 알레시(Alessi)이다. 소속된 디자이너가 단 한 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협업만으로 최고의 디자인과 그들만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기본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제품에 인간의 꿈과 희망을 담아내는 것, 또한 감각적 영감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데 있어 장난스러움과 친밀감, 부드럽고 둥근 곡선으로 된 재질감, 꿈의 세계에 대한 동경 등이 함께 반영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한 대표적인 제품인 ‘안나 와인 오프너’만 살펴보더라도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저관여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동종 상품군의 타사 제품의 몇 배의 가격을 주더라도 사고 싶은 아이템이 되었다. 독특한 디자인뿐 아니라, 여자친구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스토리텔링 요소까지 만들어 내어 강력한 컨셉을 지닌 제품으로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와인 오프너라고 와인의 코르크 마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와인을 마시기 전까지의 귀찮은 작업을 즐거운 일로 만들었으며, 보는 즐거움이 마시는 즐거움으로까지 이어지게 했다. ‘알레시 스타일’이라는 것 또한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저관여 상품이라 하더라도 ‘컨셉’이 있다면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 기능적 편익뿐만 아니라 정서적 편익까지도 제공하여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이는 같은 와인 오프너 중에서도 반드시 ‘그’ 와인 오프너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부여한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일 분에 한 개를 판매하는 안나 와인 오프너, 알레시 컨셉의 힘이다.

 

 

quot_left브랜드의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컨셉의 역할은 브랜드의 전략을
실행 부분인 네이밍, 디자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등의 선택에 있어서
브랜딩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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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영역에서 전문용어처럼 쓰이던 ‘컨셉’이라는 단어가 일상화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브랜드메이저의 정지원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지나 정체성에 대해 과거에 단순했던 카테고리가 훨씬 더 다양해졌고 받아들이는 소비자 또한 달라지고 있어요. 많은 정보와 혼재된 이미지들 속에서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컨셉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의 존재 이유를 주는 것이죠.” 다시 말해, 너무 많은 정보와 이미지가 혼재할수록 ‘그’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주는 것이 바로 컨셉이다.

 

컨셉이 ‘왜’ 중요하고 컨셉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하여 각 영역의 전문가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고, 이를 정리해서 분류하는 작업을 거쳤다. “컨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컨셉에 관련된 다양한 해석과 쓰임새를 들을 수 있었고, 결국 4개의 공통되는 키워드로 집약되어 열거되었다. 그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딩의 방향성, 경쟁 우위 요소, 공감과 공유 코드’였다. ‘의미’와 ‘역할’에 관한 이야기가 혼재된 이 키워드들은 몇 차례의 재구성을 통해 결국 컨셉이란 단어의 면모를 밝혀내는데 귀중한 단초들이 되었다.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의미에 가까웠고,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좋은 컨셉의 요건은 ‘경쟁 우위 요소’와 ‘공감·공유’의 코드로 분류했다.

 

 

(좌) 전 세계적으로 일 분에 한 개가 판매될만큼 컨셉이 명확한 병따개, 알레시의 '안나 와인 오프너'

 

 

컨셉의 퍼즐 조각 찾기

‘도대체 컨셉은 어떤 의미를 갖으며, 어떤 역할을 할까?’이처럼 답변하기 힘든 질문에 대하여 브랜드앤컴퍼니의 이상민 대표의 말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컨셉은 사람에게 있어서 마치의 ‘몸’에 어울리는 ‘옷’과 같습니다. 내 몸에 가장 잘 맞는 옷을 골라 입어야 하며, 컨셉은 그 옷이 내 몸에 착 달라붙게 할 수 있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를 사람에 비유했을 때, 이상민 대표가 말하는 사람의 ‘몸’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옷’은 컨셉을 의미한다. 좋은 컨셉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입음으로써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시키듯, 컨셉이 좋은 브랜드는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컨셉’이라는 옷을 입는다.

 

이상민 대표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표현은 ‘접착제(bond)’이다. 그래서 그는 컨셉의 역할을 ‘본딩(bonding)’이라고 말한다. 본딩이란, 그 브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요소(디자인, 네이밍, 광고 커뮤니케이션 등)들을 착 달라붙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서 브랜드앤컴퍼니의 최윤희 부사장은 본딩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하여 말을 이었다.

 

“본딩을 할 때 컨셉이 가이드 라인(guidance)과 기준(standard)의 역할을 합니다. 본딩은 브랜딩의 과정 속에서 기업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툴 사이사이의 본드 역할을 하게 되고, 이 본드는 최종적으로 브랜드와 소비자를 본딩시킵니다.”

 

정리하자면, 브랜드의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컨셉의 역할은 브랜드 전략의 실행 부분인 네이밍, 디자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등의 선택에 있어서 브랜딩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것은 이상민 대표와 최윤희 부사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딩 방향성의 제시’에 대한 강조를 아끼지 않았다.

 

 

quot_left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핵심적인 '요약본'이다. 
요약이라는 것은 단순히 생략을 통한 양 줄이기가 아니다.
'본질적인 내용'과 그것만의 '차별점'을 즉, 아이덴티티의 정수만을 응축하여 옮겨놓은 핵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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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의 첫 번째 조각, 브랜드 아이덴티티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모든 브랜딩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출발하며 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까에 초점이 맞추어지기 때문이다. 썬앳푸드의 신서호 본부장은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두 키워드(아이덴티티와 컨셉)가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은 아니다. 이에 대하여 《스마트 월드》의 저자인 리처드 오글은 “브랜드 컨셉은 브랜드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는 중심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적인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컨셉은 같은 제품이라도 시장의 타입에 따라서, 같은 브랜드라도 상품의 종류에 따라서 표현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이덴티티 자체는 아니지만 이상적으로는 그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 DNA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를 표현하는 기반이죠. 정수에요. 경쟁 브랜드와 다름을 극명히 표현하는 것입니다.”- 브랜드이미지 한국 지사장 김승목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출발점 같아요. 저는 씨앗에 비유를 하고 싶은데, 그 씨앗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따라서 어떠한 꽃이나 열매가 맺히는지 결정되니까요. 다시 말해, 어떠한 씨앗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 웹사이트의 성격, 디자인, 기획이 다 결정되고 파생되면서 한 그루의 나무를 만들기 때문이죠.” - 더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현아
“브랜드 컨셉은 브랜드 에센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와 비교해 크리에이티브 컨셉은 브랜드나 제품이 가진 에센스를 소비자 언어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 실장 박혜란
“‘스럽다’죠. 예를 들어, 일식집이라면 일식의 본질을 이해하고 일식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 퓨전일식 옌 오너쉐프 남경표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컨셉과 아이덴티티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밀접한 관계이며, 그렇기 때문에 혼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은 대체 용어의 느낌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컨셉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구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이렇게 표현 할 수 있다.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핵심적인 ‘요약본’이다. 요약이라는 것은 단순히 생략을 통한 양 줄이기가 아니다. ‘본질적인 내용’과 그것만의 ‘차별점’을, 즉 아이덴티티의 정수만을 응축하여 옮겨놓은 핵과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 중 10위를 차지한 구글을 보자. 구글이라는 브랜드의 본질은 ‘검색 엔진’이다. 그리고 구글만의 다른 무언가는 ‘창의적인 집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구글의 컨셉은 ‘창의적인 집단이 만드는 검색 엔진’이다. 이렇듯 브랜드의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본질과 차별점을 응축하여 요약한 ‘하나의 구문’으로 표현된다. 또한 컨셉의 역할 중의 하나로 위에서 밝힌 ‘본딩’의 역할도 해야 한다. 내부적인 브랜드 구축에 있어서도 그 ‘창의성’을 중심으로 구성원들 간에 공유되어야 하며, 외부적으로는 브랜드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제반 요소에 일관된 행동 양식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전문가들이 꼽은 두 번째 키워드인 ‘브랜딩의 방향성’과 관계가 깊다.

 

 

 

그 날의 이슈에 맞는 디자인으로 다양한 로고 타이포그라피를 선보이는 구글.
'창의적인 집단이 만드는 검색엔진'이라는 컨셉 방향성에 걸맞는 활동이다.

 

 

퍼즐의 두 번째 조각, 브랜딩의 방향성

컨셉화 과정에서 실제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때, 컨셉은 *브랜딩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일관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가이드 라인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스튜디오 바프의 이나미 대표는 “디자이너에게 있어 컨셉이란 나침반과 같은 것입니다. 방법을 세우는데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해결하는 과정에 있는 모든 흐름을 따르게 하는 기준점이 되죠.” 라고 말한다. 이처럼 컨셉이 가지는 브랜딩의 방향성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브랜딩의 ‘나침반, 기둥, 중심축’ 등으로 표현한다.

  

* 브랜딩의 방향성
“집의 기둥이나 뼈대가 아닐까 해요. 무수히 변할 수 있는 광고안 중에서 변치 않는 것, 중심을 잡고 브랜드를 이끌어 나가는 것. 그것이 컨셉이 아닐까요?” - 상암커뮤니케이션즈 국장 이나영
“프로젝트의 핵심이자 중심이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에 따라 크리에이티브나 디자인이 구현되는 것이니까요.”- 브라운스톤인터렉티브 대표 김세호
“중심축이죠. 건축에서는 그 집 한 채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생각인데, 그 단일한 생각이 집을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중심 생각입니다.” - 정림건축 대표 이필훈
“설정입니다. 설정은 디자인을 소비하는 대상과 디자인의 목적, 그리고 주변 상황에 의해 정해지는 것인데, 결국은 맥락 있는 설정을 해야합니다.” - SK커뮤니케이션즈 UI디자인실 이사 한명수

"본질을 이해하고 일식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 퓨전일식 옌 오너쉐프 남경표

  

중심축을 잡아주는 컨셉이란, 브랜드의 역량을 하나의 방향에 집중하게 한다. 온 에너지를 그 ‘컨셉’에 집중함으로써 방향성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에너지와 비용의 낭비를 막는다. 즉, 브랜딩과 관련된 전략 수립, 제품의 기능, 디자인, 광고, PR 등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Do & Don’ts를 제시해 주는 기준이 된다.

 

구글의 이야기를 다시 해 보자면, ‘창의적인 집단이 만드는 검색 엔진’이라는 컨셉은 구글의 행동 양식에 방향성을 제시한다. 구글은 창의적인 집단이 만들기 때문에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검색 엔진으로 시작했지만, ‘애드센스’와 ‘애드워즈’라는 새로운 광고의 개념을 도입하였으며, ‘구글어스’로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창의적인 집단이라는 컨셉은 워커홀릭들이 일하고 있을 것 같은 사무실을, 롤러 브레이드를 타고 다니며 레고를 하고 노는 곳으로 알렸으며, 구글닷컴에 접속할 때마다 유저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다양한 구글 타이포를 보여주고 있다.

 

컨셉에서 출발한 구글의 결과물들은 구글라이제이션이라는 말조차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컨셉이 확실한 브랜드는 그것이 내부적으로 공유되어 Do & Don’ts를 문서화해 두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구글스러움’과 ‘구글스럽지 않음’으로 구분하여 선택한다. 내부에서 단단해진 컨셉은 외부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에도 명확한 Do & Don’ts를 제시한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컨셉이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요약본이며, 브랜딩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컨셉이 명확할 때에 브랜드의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 집중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좋은 컨셉의 요건은 무엇일까. 이에 《감성 브랜딩》의 저자 마크 고베는 “컨셉이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경쟁 우위적 요소”라고 전했다. 이 두 가지, 즉 ‘경쟁 우위 요소’와 ‘공유·공감의 코드’ 가 바로 전문가들이 꼽은 좋은 컨셉의 요건이다.

 

 

퍼즐의 세 번째 조각, 경쟁 우위 요소

‘컨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질문에 브라운스톤인터렉티브의 조정식 제작총괄이사는 “근본적인 우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우위죠. ‘당신의 컨셉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당신의 본질적 우위성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차별화된 요소를 찾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 경쟁 우위
“브랜드의 총체적인 차별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구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내기 위한 차별화이죠.”- 엠비존C&C 부사장 최승현
“고객의 마음 속에 있는 기능적이고, 감성적이며, 차별적인 감정인 것 같아요. 특히 외식업에 있어서 이성보다는 개인에게 어떻게 감성적인 소구점으로 다가올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 SL&C 팀장 성창은

  

경쟁 우위 요소에 대한 설명을 마이클 포터의 저서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에서 빌려 오자면, 기업이 다른 경쟁 기업에 비해서 높은 수익률을 얻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방법은 동일한 제품을 훨씬 낮은 비용에 만들어 싸게 파는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은 다른 경쟁기업과는 다른 차별화 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차별화를 하는 데 소요된 비용 이상의 가격 프리미엄을 받는 것이다. 전자를 비용 우위(cost advantage)라고 말하고 후자를 차별화 우위(differentiation advantage)라고 말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비용 우위 전략과 차별화 우위 전략은 서로 상반되는 전략인데, 기업은 이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지 양쪽을 다 취함으로써 중간에 걸치는 것(stuck in the middle)은 결국 차별화와 비용 우위를 둘 다 얻지 못하는 잘못된 전략이라고 보았다. 이에 반해, 집중화란 아주 작은 세분시장(niche market)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집중화는 비용 우위에 기반한 저가시장에서도 가능하고, 차별화 우위에 기초한 고가 특수제품 시장에서도 가능하다. 이렇듯 경쟁 우위는 전통적으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성공 전략이었다.

 

기업에서 만드는 브랜드의 컨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남들과 다 똑같다면 그것은 컨셉이 되기 힘들다. 경쟁 우위성을 갖출 수 있는 모습으로 보여져야만 컨셉으로서의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독특하고 세상에서 처음 본 모습으로 등장하기만 하면 강력한 컨셉이 될 수 있을까? ‘신기하네’, 혹은 ‘굉장히 독특하고 좋네’라는 반응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을 접하게 된 소비자로부터 공유와 공감을 살 수 있어야만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적인 소비자의 행동변화(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한 점에서 ‘공유·공감의 코드’의 코드를 강조하던 인터뷰이들의 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경쟁 우위성을 갖출 수 있는 모습으로 보여져야만 
컨셉으로서의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독특하고 세상에서 처음 본 모습으로 등장하기만 하면
강력한 컨셉이 될 수 있을까?
'신기하네', 혹은 '굉장히 독특하고 좋네'라는 반응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의 컨셉이 아무리 경쟁 우위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소디움파트너스의 정일선 대표는 “컨셉은 의도가 분명히 있으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멘탈 심볼(mental symbol)이죠.”라고 말한다. 멘탈 심볼이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라는 요소가 전제되어 있다. 여러 전문가들 역시 *공유·공감의 코드를 컨셉의 요소로 꼽았다.퍼즐의 네 번째 조각, 공유·공감의 코드

  

* 공유·공감의 코드
“소비자와 공유할 수 있는 정신이죠. 상품이 가지고 있는 정신,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정신, 또는 광고가 가지고 있는 정신이 과연 소비자들하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정신인가?에 대한 정의.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통합시켜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 Lee&DDB Creative Supervisor 이강우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는 주관적 의도죠. 공연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전달해주는 라이브 퍼포먼스이기 때문에, 추상적이거나 어려우면 안 됩니다. 심플하면서 한번에 이해돼야죠.” - 충무아트홀 문화예술원 공연예술학부장 전성환

 

 즉, 좋은 컨셉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고, 나아가 공유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당신의 경쟁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오늘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 있다. 이때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켓의 종류는 A, B, C 세 가지라고 가정해 보자. A 자켓은 당신의 장점인 넓은 어깨와 역삼각형의 몸매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자켓이며 밝은 그레이 톤의 트렌디한 제품이다. 그리고 어제 선물받은 레드 계열의 넥타이와 매칭한다면 분명히 좋은 코디네이션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B 자켓은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감각을 뽐낼 수 있는 자켓이며, 마지막 C 자켓은 블랙톤의 무거운 느낌의 자켓이다. 비록 몸매를 드러내주지는 않지만 클래식하게 떨어지는 맛이 있다.

 

여기서 당신의 경쟁 우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자켓은 A이다. 하지만 오늘 만나게 되는 해외 바이어들은 매우 보수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어두운 톤의 클래식한 수트와, 넥타이도 절대 튀는 색상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몸매나 트렌디함을 가장 잘 나타내줄 A 자켓을 선택했을 시, 그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들의 공감을 사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서는 C 자켓을 입는 것이 가장 적절해보인다. 물론 어느 자켓을 입는 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컨셉이란 공유와 공감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경쟁 우위 요소라고 해도 공유와 공감을 살 수 없다면 이미 커뮤니케이션에는 반쯤 실패했다고 생각해도 좋다.

 

컨셉이 무엇인지 알았고, 컨셉이 어떠한 역할을 하며, 좋은 컨셉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이 필수 요건일까를 알아 보았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어떻게 좋은 컨셉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이들을 조합해 보면 이렇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의 요약본인 컨셉을 설정하는데, 이 컨셉에는 경쟁 우위 요소와 공유·공감의 코드가 내포되어 있어야 하며, 이것을 방향성으로 설정하여 일관되게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이미 좋은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며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풍부하기 때문에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브랜드, 동시에 그 공감되는 요소가 경쟁 우위 요소가 되는 브랜드라면 이미 좋은 브랜드일테니 말이다.

 

 

컨셉의 퍼즐 조각 맞추기

그렇다면 컨셉을 정하기 어려운 브랜드, 아직 그러한 요소를 찾아내지 못한 브랜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바로 좋은 컨셉의 요소였던 경쟁 우위 요소와 공유·공감의 코드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때, 경쟁 우위 요소와 공유·공감의 코드 역시 매우 밀접하지만, 그것을 진행함에 있어서 경쟁 우위 요소가 먼저냐, 공감대가 먼저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그 브랜드의 경쟁 우위 요소를 택하여 그것을 공감시키도록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을만한 요소를 결정한 후에 그것이 경쟁 우위 요소로 될 수 있도록 브랜드를 개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각 케이스 별로 조금 더 들여다 보자.

 

경쟁우위요소 -> 공유·공감요소

1997년에 런칭한 설화수의 컨셉은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이다.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컨셉이 가능했던 것은 40여 년 간의 인삼 혹은 한방에 대한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국내 화장품 1위라는 기업브랜드가 갖는 위상과 더불어 기술력에 자신했기 때문에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이라는 경쟁 우위 요소를 설화수의 컨셉으로 둔 것이다. 또한 타깃 소비자의 잠재의식 속에 내재된 ‘한방의 효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프리미엄이란 컨셉으로 공감대를 살 수 있었다. 유통전략(백화점 입점 등)에 있어서도 프리미엄을 지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윤조 에센스와 진생 크림이라는 베스트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다. 설화수의 누적 매출 3조억 원은 자신의 경쟁 우위 요소인 한방을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감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공유·공감요소 -> 경쟁우위요소

반면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컨셉으로 정한 후 그것을 경쟁 우위가 되도록 커뮤니케이션 할 수도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신용카드 시장의 후발주자였다. 게다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었다. 경쟁 우위 요소라고 할 만한 것은 현대라는 모기업이었지만, 이것 자체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는 아니었다. 그래서 현대카드는 경쟁 우위 요소로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이 아니라, 공감과 공유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 브랜드 컨셉으로 정한 이후에 커뮤니케이션하여 경쟁 우위로 만들었다.

 

현대카드는 ‘Science in Tiffany Box’를 컨셉으로 ‘감성’적인 코드 안에 ‘과학과 이성’이라는 공존하기 힘든 두 요소를 융합시켰다. 그래서 현대카드는 커뮤니케이션에 유리한 감성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문화, 전략, 마케팅, 디자인, 광고를 모두 ‘의외의 것surprising’으로 만들었다. 소비자와의 첫 접점인 광고에서 소비자에게 공감을 사기 쉬운 코드인 유머와 위트로 놀라게 하며, 점점 공감대를 넓혀갔다. 이러한 공감대를 통하여 현대카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갔고,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의 조직문화나 새로운 기획, 디자인 등에서 의외성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그들만의 강점으로 키워나갔다.

 

설화수와 현대카드의 경우에서처럼, 두 브랜드 모두 초기에는 어떠한 컨셉을 정해야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좋은 컨셉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를 갖는데 성공하였고, 그 결과 브랜딩에도 좋은 성과를 얻었다. 경쟁 우위 요소와 공감·공유 코드 중 어느 것을 먼저 선택하여 컨셉을 설정하였더라도 두 가지 요소 모두를 고려한 컨셉화 과정이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여기까지가 좋은 브랜딩의 씨앗을 고르는, 즉 컨셉을 잡아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 그 씨앗을 어떻게 잘 기르는가에 관한 문제가 남아있다. 좋은 땅에서 적절히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썩지 않을 만큼 그리고 마르지 않을 만큼의 물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컨셉이라는 브랜딩 씨앗은 스스로 ‘재배 설명서’를 가지고 잉태된다. 어떻게 관리하고 어떠한 가이드 라인 내에서 모든 브랜딩 전략 실행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컨셉 스스로 말해준다는 의미이다. 컨셉은 스스로가 브랜딩에 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능력을 지닌 것이다.

 

 

Conceptualization

지금까지 컨셉을 이루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컨셉이 무엇인지, 좋은 컨셉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알아 보았다. 하지만 이 네 가지 키워드를 순차적으로 정리하면 컨셉화(Conceptualization) 과정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브랜드의 컨셉은 보통 해당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의 구성요소들이 결합하여 응축된 표현으로 나타난다. 즉, ‘본질’ 과 핵심적인 ‘차별점’이 결합된 핵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 컨셉은 추후 전개될 모든 브랜딩 활동의 가이드 라인이 되는 동시에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러한 컨셉화 과정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선형 구조를 갖는 것은 아니다. 컨셉이 역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영향을 미쳐 수정 및 보완 혹은 진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이 오히려 컨셉, 나아가 브랜드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때도 있다. 공유와 공감을 살 수 있는 방향으로의 변이가 일어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모든 변형 과정은 브랜드가 의도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소비자가 전달받은 ‘브랜드 이미지’가 일치하게 하기 위함이다. 컨셉화가 제대로 이루어 졌을 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 간의 차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잘 맞추어진 컨셉 조각의 효과

그렇다면 ‘강력한’ 컨셉은 어떠한 모습을 지녔을까? 앞에서는 컨셉이 되도록 하는 구성 요소들과 좋은 컨셉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제는 그렇게 탄생된 컨셉이 강력해 졌을 때의 모습에 대해 그려보자.

 

 

quot_left궁극적인 컨셉의 모습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동일시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브랜드의 철학에서 출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이고,
브랜드 컨셉이라면 최고의 컨셉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철학=브랜드 아이덴티티=컨셉'이 일치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월마트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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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

강력한 브랜드 컨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시킨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운동선수에 비교해서 생각해 보자. 운동선수들에게는 각기 필요한 근육이 따로 있다. 축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근육은 아마도 허벅지 근육일 것이다. 순간적으로 강한 슛을 때리기 위해서는 단번에 큰 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전달할 수 있는 힘의 양은 허벅지 근육의 크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선수라는 ‘아이덴티티’에 있어서는 경쟁 우위 요소로 ‘허벅지 근육’을 들 수 있다. 이것을 경쟁 우위 요소로 선택하여 컨셉을 설정한다면 이는 앞으로 그 선수의 훈련과 식습관의 방향성 등을 제시하게 된다. 이로써 더욱 단단하고 강력한 허벅지를 만들게 되면 이는 그 축구선수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그의 아이덴티티(축구선수)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에서 기량이 향상되고 플레이가 좋아진다면 축구 팬들의 열광을 사는, 즉 공유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브랜드의 확장

또한 강력한 브랜드 컨셉은 브랜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앞서 언급한 축구선수의 예를 다시 한 번 보자. ‘철근같은 허벅지’라는 컨셉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시킨 이 선수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최고의 슛터로서 기량을 펼칠 것이다. 그런데 그의 컨셉인 ‘철근같은 허벅지’는 꼭 축구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미식축구선수에게도 철근같은 허벅지는 필요하며 미식축구말고도 강한 허벅지 근육을 필요로하는 영역은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수는 종전의 아이덴티티(축구선수) 이외에 다른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었다. 이처럼 강력한 컨셉은 브랜드 확장을 용이하게 한다.

 

구글의 확장 사례에서도 이러한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구글의 메인 컨셉인 ‘창의적인 집단이 만드는 검색 엔진’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섰다. 우리에게 있어서의 ‘검색’은 이미 온라인 정보 검색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검색’이란 차원이 달랐다. 궁금증의 대상과 장소는 남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구글어스를 통해 위성 사진을 통한 지도 검색을 선보이는가 하면, 이제는 인간의 게놈지도 안에서의 특정 유전자 검색과 그것을 통한 그 사람의 성격 및 질병까지 검색해내기에 이르렀다. 또한 우주에서 별자리를 검색해 내는 시도도 더욱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즉, 그들의 단단한 ‘서칭’능력은 단지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웹 정보검색 외에도 어느 곳에서나 대입이 가능한 강력한 컨셉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컨셉의 동일화

궁극적인 컨셉의 모습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동일시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브랜드의 철학에서 출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이고, 브랜드 컨셉이라면 최고의 컨셉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철학=브랜드 아이덴티티=컨셉’이 일치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월마트를 들 수 있다.

 

구두쇠 경영자였던 샘 월튼은 그의 철학을 그대로 월마트에 반영하였다. ‘always low prices’는 월마트의 슬로건이자, 브랜드 아이덴티티자, 브랜드 컨셉이자, 창업자의 철학이다. 이 모든 것이 일치하기 때문에 1992년 샘 월튼이 고인이 되었음에도 브랜드 컨셉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히려 최근 불황이라는 흐름에서도 호황하는 브랜드로 남고 있다.

 

월마트의 철학에서 다시 시작해 보자. 월마트의 철학은 창업자 샘 월튼의 철학과도 같았다. 시골의 작은 마을 출신, 세련되지 못한 사람, 이웃집 아저씨, 구두쇠로 표현되는 샘 월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월마트 브랜드를 소개하는 웹페이지의 첫 문장은 기업의 존재 목적을 알리고 있다. “We save people money so they can live better.” 샘 월튼의 철학이 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살아 있는 것이다. 월마트의 브랜드 컨셉은 ‘always low prices’에 대한 집착으로까지 보여질 정도다. 샘 월튼은 세계 최고 갑부 중의 한 명이었지만 출장을 가서도 택시를 타는 대신 걸었으며, 비행기의 1등석도, 호텔의 1인실도 쓰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는 월마트의 전설이 되어 전 조직의 행동 기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always low prices’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에는 아끼지 않았다. 비용을 최소화하고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1983년에 이미 손에 들고 다니는 스캐너로 각 매장의 정보를 본사에 보내어 가격을 정하고 재고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좀 더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위해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컨셉, 창립자의 철학이 일치하는 브랜드, 월마트.

 

 

이렇게 강한 컨셉 브랜드로 대표되는 월마트의 사례를 통하여 컨셉의 효익을 다시 점검해 볼 수 있었다. 명확한 컨셉은 브랜딩의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그 브랜드가 전략을 선택할 때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기준이 된다. 이것은 적절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함으로써 손실되는 에너지를 최소화시키고 성과의 극대화를 이루게 한다. 나아가서는 조직 내부의 행동강령이 되기도 하며, 조직 문화, 조직 구성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외부적으로는 그 브랜드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광고, 디자인, 네이밍, 이벤트, 사은품 등의 영역까지 관여한다.

 

월마트의 경우 효율성과 저비용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컨셉이 심지어는 광고 전단을 만드는 데에까지 집중하게 했다. ‘always low prices’라는 정책을 지키기 위하여 경쟁자들에 비해 광고 전단을 만드는데 훨씬 적은 돈을 쓴 것이다. 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쟁자들이 1년에 50내지 100건의 전단을 찍은 데 비해 월마트는 10내지 15건에 그쳤다고 한다. 월마트가 철학보다 당장의 매출이 중요한 브랜드였다면, 지금 있는 할인 행사를 알리는 광고 전단을 경쟁자보다 더 많이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컨셉이 강한 브랜드는 이러한 작은 선택 조차도 브랜드 컨셉의 관할권에 있게 한다.

 

고전적인 군사 원칙 중에 적보다 우세하려면 병력을 한 곳에 집중시키라는 말이 있다. 컨셉은 병력을 한 곳에 집중하게 한다. 《전쟁론》의 클라우제비츠는 ‘정치가와 군사령관이 첫 번째로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판단은 그들이 시작하려는 전쟁의 성격을 설정하는 일이다. 전쟁의 성격을 오판해서도 안 되고, 본질을 변경시켜도 안 된다’라고 했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의 본질을 변경시키지 않는 컨셉을 정하여 그것을 기준으로 브랜드의 성격을 설정하고,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컨셉의 역할이며 효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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