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를 만나 문화가 되다
BookⅤ. Culture
Written by 이택광
시즌2 / Vol.22(상) 브랜드 인문학 (2011년 11월 발행)
이번에 삼십 여 명의 인문학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다. 대부분 인터뷰 장소를 강북으로 요청했고, 그중에서도 광화문 근처와 안국역 근처가 가장 많았다. 어떤 인문학자는 “인터뷰 장소는 시내였으면 좋겠습니다” 하길래, 유니타스브랜드 근처인 강남역에서 보자고 했더니 대뜸 “제가 말한 시내는 광화문입니다”라고 했다. 이택광 교수도 역시나, 안국역 뒤편에 있는 카페 골목으로 오라고 했다. 그가 약속 장소로 정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곳은 한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매우 소박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그 순간 그의 저서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그가 왜 여길 택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 명의 예술가를 상상하며 그곳에서 얼마나 기다렸을까(사실 나는 인터뷰이와의 약속 시간보다 항상 30분 혹은 넉넉하게 1시간 정도는 일찍 도착하는 습관이 있다).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섰다. 분명 그는 내가 30분 내내 상상하고 있던 회화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내민 명함에는 ‘이택광’이라는 이름이 분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제야 그가 문화비평가라는 것을 떠올렸다. 유화의 덧칠처럼 발음에서 묻어 나오는 부산 사투리와 빠른 말투는 흡사 심야 정치 TV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진보파의 대변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기야 그는 스스로를 일컬어 ‘인문좌파’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문화는 사회의 가치체계를 연구하는 겁니다.” 영문학과 철학 그리고 미술과 문화를 넘나드는 이택광 교수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는 인문학자가 아니라 브랜드 20년 차 임원을 만난 느낌이었다. 특히 ‘나는 가수다’라는 TV프로그램이 어떻게 브랜드로 만들어지는가를 말할 때는 대기업에 브랜드 임원으로 소개 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모든 분야를 자유자재로 엮으며 끊임없이 그것들의 상관관계를 풀어 가는 그의 엄청난 지식의 바탕은 바로 인문학에 근거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레저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죠. 이처럼 레저 문화라는 것 하나에도 각각의 나라가 바라보는 시각들이 다를 뿐만 아니라, ‘자연’을 어떤 가치를 두고 바라보는지도 다릅니다.
문화연구란 이러한 다양한 시각들을 통합시켜서 하나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가치체계가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하는 거죠. 그러면서 결국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비롯하여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이 세계의 모습에 대해 이해해 보는 겁니다. 문화는 사람들의 욕망과 생각, 혹은 가치관의 집약적 총체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문화를 들여다보면 지금의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거지요. 예를 들어 보면, 이미 제 블로그나 칼럼을 통해 얘기한 바 있지만, MBC에서 방송되고 있는 ‘나는 가수다’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여론까지 만드는 것을 보면 그저 한낱 방송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이것은 ‘정의’를 갈망하는 대중들의 욕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말이 성립되려면 반드시 전제되는 것이 하나 있어요. ‘(진짜) 가수가 없다’ 입니다. 다시 말해, ‘노래 잘 부르는 가수가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거죠. 바로 ‘정의의 회복’에 대한 필요성이 숨겨져 있는 겁니다. 이러한 의미 속에서 임재범이라는, 노래를 잘하지만 그간 조명 받지 못했던 가수가 등장하면서 대중들은 그를 통해 정의의 실현을 즉각 이행하며 이른바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 현상 속에 숨겨진 가치들을 찾고 그 가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화되었으며, 발화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보는 게 바로 문화연구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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