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디자이너를 관리(management)하지 않는 것
탁월한 디자인 경영(management)은 볼륨배지테마배지

Written by 스티븐 베일리  고유주소 시즌1 / Vol.10 디자인 경영 (2009년 06월 발행)

‘디자인 경영’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고, ‘디자인’과 ‘경영’이라는 두 단어 사이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면 당신은 탁월한 디자인 감각을 지녔을 가능성이 높다. 코카콜라, 앱솔루트 보드카 등의 브랜드를 클라이언트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이너이자 큐레이터이며, 현재는 직설적인 표현을 즐기기로 유명한 디자인ㆍ문화 비평가로 활약 중인 스티븐 베일리(Stephen Bayley)는 “탁월한 디자이너는 매니지먼트가 필요 없다”는 간단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영국에서 두 번째로 지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로부터 ‘진짜 디자인’과 ‘진짜 디자이너’란 무엇인지 들어보자.

The interview with 스티븐 베일리(Stephen Bayley)

 

 

콘란이라는 전설적인 기업의 오너이자 디자이너인 *테렌스 콘란과 공저한 《Design : Intelligence made visible》은 제목부터가 매력적입니다. 이 제목은 르 코르뷔지에의 아포리즘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지성이다”라는 *르 코르뷔지에의 아포리즘은 저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아포리즘의 모순은 디자인이라는 것이 하나의 정의로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는데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흔히 디자인의 정의로 사용하는 ‘응용된 예술’이라는 해석도 좋아합니다만, 때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제게 디자인은 ‘세상을 보는 심미적 관점’이라 는 것입니다.

 

 

* 테렌스 콘란(Terence Conran)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인 콘란앤 파트너스(Conran & Partners)의 대 표이자 디자이너로 1960년대 가정용 가구계에 혁명을 일으킨 하비타트(Habitat) 체인의 설립자이다. “디자인은 실제 작동하는 예술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그는 스티븐 베일리와 함께 ‘보일러하우스 프로젝트(Boilerhouse Project)’를 진행한바 있으며 《콘란과 베일리의 디자인 & 디자인(원제 Design : Intelligence made visible)》을 함께 저술하였다. 
 

  

 

*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20세기 스위스 태생의 창조적인 프랑스 건축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합리주의적인 건축사상과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아포리즘에 기반을 둔 디자인을 했으며 합리주의 근간에 고전주의적 미학을 더한 건축으로 인정받았다. 현대에는 과거 그가 설계하여 남긴 마르세유의 ‘유니테’와 같은 거대 주거단지보다, 공간과 건축에 대한 사상과 이론으로 보다 확고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당신은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과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으로 볼 때 디자인이 과거보다 현재에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디자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 생각 하듯 도쿄나 밀라노,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일어나는 일과 같이 유행에 민감한(fashion-conscious)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생활 속에서 매일 보여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떻게 디자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생활 속에서 매일 보여지는 디자인을 말씀하시니, 디자인 경영이 화두가 되는 것도 당연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럴 겁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디자인 경영(Design management)’이라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경영’은 마치 ‘군대식 지식(military+intelligence)’ 이라는 단어의 조합처럼 모순적입니다. 군대처럼 갑갑하게 조직된 체계 내에서 지식이라는 자유로운 성질의 것이 나올 수 없듯, 디자인도 관리(management)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성공한 디자이너들은 고집스럽다 할 정도로 창의적이며, 그래서 단 한번도 ‘관리의 대상’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디자인 경영에서 ‘management’라는 단어가 ‘관리’의 의미가 된다면, 이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거대 제조회사에서나 사용된 제품 ‘관리’라는 단어의 의미와 별반 다르지 않게 디자인을 본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코카콜라나 앱솔루트 보드카, 포드, BMW 등 많은 기업들과 일해보셔서 아시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앞으로 어떤 디자인이 사랑받게 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이를 관리하고 싶어합니다. 디자인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비평가로서 앞으로 어떤 디자인이 사랑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오래된 논쟁이 다소 기만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디자인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저도 어떤 경우에는 비평을 할 때 다분히 개인적입니다. 단순히 내가 이것을 좋아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주관성은 과학이 아닙니다. 미래에 사랑받을 디자인이라는 것도 당연히 그렇지 않겠습니까?

 

말씀을 듣고 보니,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브랜드도 취향의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인과 브랜드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디자인이 브랜드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성공적인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완성된 제품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이렇게 성공적인 브랜드는 훌륭한 디자인과 함께 소비자의 신뢰를 그 속에 품고, 일관성을 토대로 성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로서 당신이 생각하는 브랜드란 무엇입니까?
브랜드란 간단히, 성공적인 제품이 가지고 있는 기대감(expectations)과 연상들(associations)의 조합입니다.

 

사람들의 기대와 연상의 조합이라니 재미있는 정의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개념으로 브랜드 경영을 잘하고 있는 사례로 무엇을 꼽으시겠습니까?
말할 필요도 없이 애플은 뛰어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디자인의 모든 매력들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합니다. BMW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이들 디자인의 핵심도 사람들에게 ‘주관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에 기반하기에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그래서 요즘 들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디자이너들은 이제 ‘문제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과거 디자이너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더 좋은 디자인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를 생각해보십시오. 앞선 디자인이 오히려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기술을 요구하며 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디자인을 따라가기 위해 비지땀을 흘려야 할 정도입니다.

 

이는 과거 인간의 부(Wealth)가 단순히 ‘무엇을 살 수 있는가’로 측정 되다가 이제는 ‘살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넘쳐나서 ‘무엇을 살 수 없는가’로 측정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훌륭한 디자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디자인을 못할 것인가, 어떤 제품이 나오지 못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수밖에 없는 정도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성공한 디자이너들은 고집스럽다 할 정도로 창의적이며,
그래서 단 한번도 '관리의 대상'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디자이너라면 어깨가 무거워질 이야기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디자이너는 이제 넘쳐나는 아이디어와 정보들을 그들 나름대로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최고의 디자이너는 언제나 그것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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