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진화의 경영, 디자인 경영
Marketing의 진보 Designing, Science의 진화 Designence 볼륨배지테마배지

Written by 브리짓 보르자 드 모조타  고유주소 시즌1 / Vol.10 디자인 경영 (2009년 06월 발행)

[management] 1. 경영, 관리, 지배, 감독; 경영[지배]력, 경영 수완, 처리 능력, 행정력 2. [U.C] [the management; 집합적] 경영진, 경영자측, 회사; 경영자, 관리자 3. a 취급, 처리; 통어, 조종 b 변통; 술책 ‘디자인 경영’의 영어식 표현은 ‘Design Management’이다. 여기서 Management는 ‘경영’으로 해석해야 할까, ‘관리’로 해석해야 할까? ‘경영’과 ‘관리’는 의미상 맥이 통하는 용어들이기 때문에 흘려 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학문적으로는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상이한 범주의 용어가 되는 것은 틀림없다. 어찌 되었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management를 대부분 ‘경영’으로 해석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Design Management도 디자인 ‘경영’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디자인 경영 특집을 준비하면서 디자인 경영이란 용어가 얼마나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작게는 ‘디자인 팀 관리’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를 의미하는 용어에서부터 시작하여 크게는 ‘디자인을 경쟁 우위 요소로 두고 경영하는 것’ ‘디자인 마인드로 경영하는 것’ 심지어 ‘창조적 마인드로 경영하는 것’ 등 폭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이해되고 있었다. 물론 정답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management가 ‘관리’이든 ‘경영’이든, 그리고 확장된 해석과 파생된 의미로 사용이 되고 있든, 그 본래의 의미를 알아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이러한 혼재된 개념어에 대해 꼭 한번 상세하게 물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Design Man¬agement(영문으로 써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에 관한 세계적인 구루인 브리짓 모조타 교수, 그리고 그녀의 저서 《Design Management》를 한국에 소개한 김보영 교수이다. 그들에게 ‘디자인 경영’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디자인 경영이라는 용어를 혼란스럽게 만든 용의자 중 하나임이 분명한 ‘디자인’에 대해서 들어본다. * 원고에 게재된 표는 《디자인경영 (2008, 디자인네트)》를 참조하였습니다.

The interview with Brigitte Borja de Mozota(브리짓 보르자 드 모조타)

 

 

현재의 모든 기업은 ‘차별화’와 ‘혁신’에 대한 니즈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니즈에 있어서 ‘디자인 요소’ 그리고 ‘디자인 마인드’는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차별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욕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전략수립에 혈안이 되어 있고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략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바로 이곳에 ‘전략’과 ‘디자인’의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사실상 모든 회사들은 전략을 ‘디자이닝(designing)’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인 마인드가 있다는 것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든지 간에 유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적 사고나 *디자인 리서치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한 전략수립에 유용할 뿐 아니라, 수립된 전략을 눈에 보이게 하고 손에 만져질 수 있게 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상품이나 모든 소비자 접점의 공간(온라인 웹사이트, 오프 라인 매장)들, 그리고 회사 로고 등 모든 시각적 요소들은 브랜드의 전략을 담고 있는 것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한 것들은 선택된 전략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죠.

 

 

* 디자인 리서치
1962년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 컬리지(Imperial College)에서 디자인 방법론에 대한 컨퍼런스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었으며 디자인을 위한 과학적 연구의 방법과 도구로서 디자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연구하는 활동을 뜻한다. 디자인 리서치를 위한 방법론의 여섯 가지 주요 카테고리는 ①고객 니즈 관찰을 위한 방법론 ②프로세스 접근 방법론 ③데이터 구조화 관련 방법론 ④사용자 기반 디자인을 위한 방법론 ⑤관찰 방법론 ⑥아이디어 구체화 방법론이다.

 

 

 

 

‘지식으로서의 디자인’ 그리고 ‘지식 기반의 디자인 프로세스’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디자인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디자인이 스튜디오 형식의 스타일링을 위한 디자인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지식과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지식기반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자리 잡혔다는 것이죠. 디자인은 전문분야입니다. 고등한 ‘학문적 지식’과 숙련된 ‘경험적 지식’을 시각화시키는 것이니까요.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은 디자인 프로세스의 결과물들만 보게 됩니다. 전자기기, 의자, 로고 그리고 패키지 등을 보고 그것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녹아 든 모든 지식과 기술은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녹아들지 않은 디자인이나 그러한 태도를 지니지 못한 디자이너들이 하는 디자인 행위를 혹자는 ‘Silent Desig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바람직한 ‘디자인 경영’을 위해서는 어떠한 조직 구성 혹은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브랜드들은 그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유럽에 있는 33개의 중소기업을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모두 디자인으로 저명한 회사들이었죠. 그런데 그 회사들이 가진 조직의 구조와 통합성 정도, 그리고 환경은 모두 달랐습니다. 즉, 디자인 경영을 잘하기 위한 단 하나의 최고의 방법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회사들 각각이 디자인 경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조직을 구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연구를 통해서 다음의 결과들은 얻을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이해 정도는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①차별화된 스타일과 브랜드 요소를 만들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디자인 경영을 이해하는 기업
②디자인 프로세스와 결과물, 그리고 기술측면에 국한시켜 디자인 경영을 이해하는 기업
③디자인을 해당기업의 핵심 경쟁우위, 장기적 가치로 이해하고 디자인을 연구 개발하는 디자인 경영 기업

 

따라서 ‘어떤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조직의 상황에 맞게 해석되는 것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훌륭한 디자인으로 회사 전체를 통합하려는 노력은 기업자체의 문화를 좀 더 창의적인 조직이 되도록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각종 프로세스 라인으로 점철된 기업의 모든 부서를 디자인 프로세스로 이해시키고 통합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일종의 ‘학습곡선’이 그려지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합니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부서(디자인부서, 생산부서, 마케팅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중요한 만큼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이를 조율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한 문제들은 디자인으로 조직을 통합시키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특히나 기업 내부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새로이 인식하고, 변화와 혁신의 수단으로 삼는 기업들에게는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첫 번째 조언은 디자인 프로젝트 리더의 자질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리더는 팀 구성원 개개인에게 적합한 업무를 지시할 수 있어야 하고 팀 구성원 스스로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적합한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죠. 그리고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프로젝트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제한 요소들을 균형 있게 처리해 주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디어의 흐름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훌륭한 디자이너들’은 이미 이러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훌륭한 디자이너는 곧 ‘훌륭한 경청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기술팀과 마케팅팀의 의견도 수용할 줄 압니다.

 

혁신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는 늘 논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의 욕구와 현재의 기술력에는 항상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불가피한 논쟁은 생산적이고, 혁신은 그러한 논쟁을 통해 만들어지죠. 이러한 논쟁을 해결해 나가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수평적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역량을 갖춘 디자이너만이 훌륭한 리더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이러한 프로젝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리더의 자질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리더가 프로젝트를 철저히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환경과 권한이 주어져야 합니다. 디자인 영역도 재정, 법률, 마케팅, 엔지니어링 부서처럼 하나의 전문영역으로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항상 다른 팀들에게 디자인이란 무엇인지를 늘 이야기 해주면서 점차 디자인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부서간의 불필요한 파워게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서에서 ‘디자인은 기업의 전략을 시각화시키는 도구이다’라고 하셨는데,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자주 언급되지만 어쩔 수 없이 애플을 꼽아야겠습니다. 애플의 전략, 즉 그들의 DNA는 항상 ‘사용자 중심적(user friendly)사고’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더 편해질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 환경에서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어느 한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자, 마케터 그리고 디자이너들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면서, 그 공통된 목표를 회사의 역량으로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제는 ‘사용자 중심적 사고’가 그들의 비전이자 미션이 된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서, 그간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컴퓨터, MP3 플레이어들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모든 상품에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고 그것을 핵심역량으로 키워왔기에 외형 재질을 선택할 때에도, 형태를 잡아가는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곧 디자인이 된 것입니다. 즉, 그들의 전략이 상품의 비주얼을 만들어낸 것이죠. 모든 전략, 그리고 그 전략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과정, 즉 디자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관성’이 생긴 것입니다.

 

 

기술자, 마케터 그리고 디자이너들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면서,
그 공통된 목표를 회사의 역량으로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

 

 

그러한 태도는 디자인을 핵심 경쟁우위로 두는 브랜드의 전략뿐만 아니라 디자인과는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기업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한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물론 ‘경영 수단으로서의 디자인’ 그리고 ‘지식 집약으로서의 디자인’은 전략을 가시화시켜주는 것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느 산업군의 기업에게든 유용합니다. 기업의 전략적인 포지셔닝을 만들어 내는 것에 시각적 요소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케팅과 브랜드를 KPI(핵심 성과평가 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두는 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비스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자면 A병원은 디자인 요소가 뛰어난 병원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각 병동별 특징에 따라 환자들의 치유에 도움이 되는 컬러로 인테리어를 한다거나 그림을 걸어두고, 환자의 보호자들이 앉아서 쉬는 동안에 피로회복이 잘 되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의자를 비치해 두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같은 진료 과목을 다루는 B병원과 A병원 중 어느 병원을 고르겠습니까? 병원은 분명 디자인을 핵심역량으로 둔 산업은 아니지만 디자인적 요소가 얼마만큼 소비자 경험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호텔도, 레스토랑도 다르지 않습니다. IT와 같은 기술 집약적 산업일지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디자인에 관한 의사결정에 늘 기술적 측면이 배제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라씨(Lacie)를 보십시오. 라씨의 디자이너들은 심미성과 지식을 이러한 기술 집약 상품에 녹여냅니다.

 

브랜드의 전략적 디자인까지 생각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능력이 필요할까요?
소비자가 보고 있는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디자인한 결과’입니다. 그 보이지 않는 것이란 회사의 DNA와 그들의 핵심 경쟁우위 요소를 말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모든 요소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굉장히 어렵고 전문적인 직업입니다.

 

그들의 지식, 기술, 그리고 일하고 있는 회사의 핵심 경쟁우위 요소를 통합해서 시각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든 회사는 각기 다른 KPI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최고의 방법은 디자이너가 기술 및 모든 영역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책에서 말씀하신 ‘디자이넌스’라는 표현도 같은 맥락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디자이넌스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디자이넌스란 비즈니스에 있어서 디자인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의 ‘지식 브랜드’가 되었죠. 디자인(design)과 사이언스(science)의 합성으로 만든 용어이며 때로는 ‘디자인 우수성(De¬sign + Excellence)’으로, 때로는 ‘디자인 타당성(De¬sign + Pertinence)’ 등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간의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디자인 경영’의 성공사례를 살펴보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그러한 성공사례들을 바탕으로 ‘디자인 경영 불변의 법칙’을 꼽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훌륭한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 부문만 성공적이라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CDO가 전략적 디자인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이 있더라도 혼자서는 힘듭니다. 훌륭한 경영이 함께 되어야 진정으로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정말로 디자인 경영을 잘 해내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것을 구분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두 개념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들만큼, 그들 대부분이 ‘디자인 자원을 근간으로 한 전략’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있어서 디자인은 내부적 핵심 자산이고, 전략의 근간이며 경영의 핵심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을 그렇게 인식하고 활용하는 것이 디자인 경영 불변의 법칙이지 않을까요?

 

현재 현장에서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디자이너에게 어떠한 조언을 하고 싶으십니까?
그래서 디자이너는 스스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변화의 과정 속에는 많은 장애물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또한 ‘변화관리’를 위해서는 디자이너 스스로가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영역은 변화관리 영역뿐만이 아닙니다. R&D 분야, 마케팅 분야 심지어 영업 분야에 있어서도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우고 조사하십시오. 그리고 오히려 그 조사 결과를 마케팅팀이나 R&D팀에 제안하십시오.

 

너무 어렵게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지식이나 기술을 회사가 처한 어려움에 적용해서 풀어나가 보려고 애써보십시오. 그리고 회사를 벗어나, 살고 있는 도시, 그리고 비영리 조직에까지도 확장시켜서 고민해 보십시오. 무언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또한 경영자의 지시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직접 나가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보십시오. 하지만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들을 던져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조직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꼭 조직 속에서만 있어야 하는가, 조직이론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각기 다른 답변을 내어보십시오. 그리고 고용자는 물론이고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해보십시오.

 

당신의 고민 가운데 그 조직의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들면 그러한 확신이 들게 된 근거 자료들을 제시하십시오. 하지만 그전에 당신 스스로가 전략이란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이란 단어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왜 이 조직이 그러한 전략을 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모든 상황적 환경까지도 이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전략은 사실상 마케터나 엔지니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모호한, 그리고 정치적이고 권력적인 상황이 많이 개입된다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전하고픈 조언이 있으시다면 어떠한 것이 있으십니까?
미래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모두 다시 디자인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분들은 정의로운 ‘책임감’도 느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총체적 사고방식 자체가, 그리고 그 사고의 결과물 자체가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과거 산업사회에 최적화된 조직으로부터 점차 변화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들도 많지만, 소비자들은 다릅니다. 혁신적 소비자들은 이미 그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하며 그 관점에 기인한 생산활동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세상이죠. 이러한 세상을 살고 있는 ‘소비자 개개인의 감성을 이해하는 디자인’을 표현해내는 디자이너만이 세상의 ‘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디자인이 포괄적인 개념의 디자인이든, 감성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디자인이든 말이죠.

 

 

지식과 인재의 경영, 디자인 경영
The interview with 《디자인 경영》의 역자 / aSSIST 교수 김보영
디자인 경영이란 개념과 용어가 생긴 것도, 많은 기업에서 그 개념을 도입하려 하는 이유도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생겨서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과거에 디자인을 스타일링과 스킬의 개념으로 이해했었다면 이제는 ‘지식’에 더 초점을 두는 쪽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핵심이 ‘손’에서 ‘머리’로 전환된 것이죠. 그래서 현장의 디자이너들도 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는 ‘손’을 위주로 작업을 했습니다. 스킬을 익히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빠른 손을 갖는 것이 목표였죠. 하지만 이제는 그것보다는 ‘지식’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특히 기업에 입사하는 다지이너들에게는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은 물론, 엑셀과 파워포인트 구사 능력도 많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제조 개념으로 디자인을 보았다면, 현재는 철저하게 R&D를 기반으로 하는 시각으로 디자인을 봅니다. 디자이너에게 마켓 리서치나 새로운 시장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시대죠. 기업들이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대기업에 국한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게 시작이고 그 흐름은 점차 확산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제 디자인 스킬은 아웃소싱을 주어도 되고, 그 분야의 세계적인 스타 한 명을 불러와도 해결되는 상황이 되었죠.
시장에 대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대상이 과거에는 마케터에게 집중되었었다면 이제는 디자이너에게도 굉장히 많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에게도 논리성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것들이 디자인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입니다.
 
디자인에 관여된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입장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SERI에서 CEO를 대상으로 했던 설문조사가 있었어요. CEO 중 43% 이상이 앞으로 5년 내에 기업 성공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으로 여전히 마케팅 전략을 꼽는데, 마케팅을 위해서는 브랜드가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열심히 브랜드 경영을 했죠. 그런데 브랜드 만으로는 해결이 다 안 되는 것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디자인의 중요성이 보이고 그래서 디자인 경영도 도입하고 싶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에는 제가 제안서를 들고 찾아 다녔습니다. “중요한 개념이고 변화입니다. 디자인 경영을 하셔야 합니다”라고 설득하며 제안했었는데, 요즘은 먼저 찾으십니다.
디자인 경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해야 될 것 같고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물어오시죠. 그러면서 조직도 서서히 변화됩니다. 예전에 전략팀으로 불리던 조직이 ‘창조 전략팀’이나 ‘창조 혁신팀’으로 이름이 바뀌고 업무의 접근 방식도 변화되고 있는 것이죠. 단순히 전략을 짜는 것만으로는 이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없습니다. 창조적이어야 하고 혁신적인 사고로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는 흐름을 타야 한다는 필요성을 CEO 본인들께서 느끼시는 것이죠.
 
그런데 디자인 경영이라는 용어 자체의 개념이 아직은 잘 정립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디자인 경영’이란 용어 자체를 쓰는 나라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디자인 경영을 공부하는 학생 수도 우리나라가 제일 많습니다. 디자인 경영에 이만큼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이렇게 많은 나라도 우리나라고, 세계적으로 보아도 B&O, 애플, 노키아, 필립스 등의 디자인 중심의 글로벌 브랜드들 빼고는 별로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영국에서 공부할 때도 오히려 그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한국은 왜 그렇게 디자인 경영을 하려 하냐고 말이죠.
 
왜일까요? 오히려 디자인 경영이란 개념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쪽에서 생긴 개념으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만큼 고민하지 않는 이유가 어찌 보면 그들은 이미 이것을 이루어 놓았기 때문일까요?
그렇죠. 제가 제록스의 디자인 디렉터와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너희가 이야기하는 디자인 경영 수준과 우리가 이야기하는 디자인 경영 의 수준은 다르다. 우리는 이미 그 단계는 지났다.” 그러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우리는 R&D 기반의 디자인 경영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엔지니어링이란 용어와 믹스되어서 구분하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R&D를 위해서 일하는 시스템 속에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묻어있는 것이죠.
결국은 국가적 위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논의될 수 있는 정도가 되었고 그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기본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브랜드 하시는 분들도 디자인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요즘 ‘브랜드+디자인’ 개념으로 전개되는 것이죠. 그런 배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국의 브랜드들이 요즘 들어 더욱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단계이고 그 과정에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면서 뜨거워진 것일까요?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제는 삼성, LG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시장으로 뛰어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디자인 역량이고, 디자인이 성공의 포인트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베이스가 안 되면 세계시장에서는 힘듭니다. 대만이나 중국 수준에서 뛰어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디자인 리소스가 또 강조되는 것이죠. 그래서 디자인 경영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 상황적 배경에서 디자인 경영이 붐업 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이러한 접근방법이나 문화가 정착이 되고 기업 자체적으로도 내재화되어서 디자인 경영에 대한 안정화가 이루지게 되면 지금처럼 디자인 경영이 화두가 되거나 민감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 경영이란 개념도 마찬가지였죠. 한참 뜨거웠던 이슈가 지금은 개념이 많이 이해되고 실무에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용어도 옛날만큼 민감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씀하시는 ‘디자인 경영’이란 개념은 굉장히 여러가지 의미를 포함한 용어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디자인 경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디자인 자원(resource)’이란 말을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 디자인 스킬, 노하우 그리고 디자인 지식을 총체적으로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그 개념을 바탕으로 했을 때 ‘디자인 경영’이란 ‘디자인 자원을 효과적으로 계획, 실행,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러한 접근법을 갖기 위해 ‘디자인 마인드’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디자인 마인드’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 혹은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디자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라고 하면 10점 만점에 0점이고, 스스로 디자인에 대한 정의 체계를 가지고 있고 그 정의를 바탕으로 디자인 자원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면 5점 정도로 봅니다.
10점 만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를 실행할 때 디자인 자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까지 알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전략 아이디어나 실행 아이디어를 짜서, ‘디자인을 이렇게 접목시켜서 이렇게 하면 뭔가 아웃풋이 나오겠다’ 정도의 적용 및 실행 태도가 있어야 하죠. 물론 실행력이라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 마인드 측면에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디자인 경영의 개념은 그 태동에서부터 현재까지 일종의 진화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시작이 디자인 ‘을’ 경영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디자인팀 조직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였다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디자인 ‘으로’ 경영하는 개념으로 바뀌면서 경영의 핵심 경쟁우위를 디자인으로 두게 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디자인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마지막 3단계 진화 모습이 디자인 ‘마인드’로 경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경영 전반에 디자인 마인드로 접근하고 의사결정하는 것이죠.
전체적으로는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지막 단계로 말씀하신 디자인 ‘마인드로’ 경영하는 것이 요즘 들어 등장하고 있는 ‘창조적 마인드’와는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학계에서도 이 두 가지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 왜냐하면 창조적인 마인드라 함은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미인데, 그것이 디자인 마인드와는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죠.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창조적 프로세스와 디자인 프로세스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하는 것이죠.
 
교수님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창조적 프로세스는 꼭 디자인 프로세스에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엔지니어링 파트에서 올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어느 곳에서 창조적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것은 ‘기업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에서 그것을 찾는다면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다른 부분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과 ‘창조’를 구분하기 힘든 이유가 디자인의 가치 중 중요한 몇 가지 요소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성공을 거둔 디자인들은 시장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입니다. 즉 트렌드를 읽어낸 디자인∞37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성공적인 디자인, 그리고 그러한 디자인을 해내는 것 자체를 창조적이라고 표현하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의 원래 역할 중 하나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을 바로 창조와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하게 되는 것이지만 ‘창조’, 그리고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디자인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있게도 요즘 또 사용되고 있는 용어가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창조적인 마인드’입니다.
그래서 디자인 ‘중심’ 경영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재차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선택이란 것입니다. 무조건 디자인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 중에 하나가, 디자인 경영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모두 디자인 중심 경영을 주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디자인 중심 경영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링 쪽을 더 연구해서 창조적 리소스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사람들은 그쪽에 에너지를 더 써야 하는 것이죠. 분야마다 다릅니다. 항상 디자인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 중심 경영을 통해 창조적 혁신을 만든 기업은 어떤 기업들이 있습니까?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기술이 따라가는 프로세스, 즉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프로세스 디자인’을 하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혁신적이었고요. LG의 초콜릿폰도 디자인이 먼저 나오고 그 이후의 프로세스에서 계속해서 기술팀과 협업하면서, 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인 솔루션을 찾아나간 것이죠. 키패드를 없애고 싶어서 터치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고, 대기화면을 검정색으로 유지하고 싶어서 그에 맞는 기술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밖에도 아이리버 ‘N시리즈’,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 같은 경우도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프로세스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한 혁신은 중소기업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 중에는 어떠한 사례가 있나요?
제가 ‘디자인 경영 3.0’이라고 부르는 이슈들에는 여러 화두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중소기업의 디자인 경영’입니다. 중소기업에서 디자인 경영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것을 ‘빌바오 효과’라고도 이야기하는데 성공사례는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재미있게 본 것이, 금성방재공업이에요. 그 회사의 화재 경보기를 보면 굉장히 심플하게 디자인 됐습니다. 마치 장난감 같은 느낌도 들고, 주부들도 굉장히 편안하게 사서 달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공업용품에 가까웠던 것이 디자인에 의해서 좀 더 소비자 친화적 제품으로 변모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러한 제품의 디자인을 바꿀 것은 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그밖에 코메론, 엠피오인터네셔널, 리뉴얼라이프, 진글라이더 등 수많은 중소기업이 디자인 경영을 통해 혁신적인 성공을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항상 중요한 것은 ‘어떻게인데 실질적인 방침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간 디자인 경영을 하던 기업은 자사의 디자인 경영 히스토리를 돌아보고 새로이 꾸려나가야 합니다. 외부에서는 볼 수 없는 내부적 자체평가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우리가 디자인 경영을 10년 동안 진행해왔다면, ‘잘하고 있는가? 잘하지 못하면 무엇이 문제인가? 조직의 문제인가? 아니면 조직 구성원의 문제인가?’ 등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또 프로젝트 실적을 보는 것이죠.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새로운 계획의 디딤돌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을 모아서 새롭게 수정해나가는 작업들을 통해 새로운 포인트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디자인 경영을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계속해서 1년 간격으로 그러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중요하고 올바른 방향입니다.
반면, 새로이 시작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로드맵을 그리는 작업들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비전과 미션은 무엇이고 디자인이라는 리소스를 어떤 부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인가에 대해 명확히 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에 따라서 자사의 프로세스들을 만들어 내고 수정하는 것이죠.
 
디자인 경영을 위한 특별한 로드맵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비전을 세우고, 중장기와 단기 전략을 나누어 설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컨셉 설정, 조직구성과 실행범위 그리고 실행전략까지 설계하여 진행 및 평가하는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반드시 아웃소싱에 대한 구상까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즉 일반적인 전략 로드맵이나 경영 전략을 짜는 것과 비슷한 방법이지만 포커스를 디자인에 두는 것이죠.
새로이 시작하는 기업에게는 분명히 새로운 도전이겠지만 리뉴얼과 혁신을 위해서는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전체의 변화가 필요한 만큼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마인드 혹은 태도입니다. 사실상 경영자가 디자인 영역까지 속속들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경영자가 다뤄야 하는 비즈니스 리소스는 수천 가지는 됩니다. 그것들을 얼마나 잘 융합하고 조화롭게 시스템화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리소스 중 하나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만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디자인만 계속 강조해서 성공한 케이스도 별로 보지 못했을 뿐더러, 하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최고 경영자는 제대로 배우려는 자세,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는 자세,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확실하게 밀어줄 수 있는 자세, 결심하고 난 후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자세 등, 그러한 태도와 리더십이 중요한 것이지 디자이너 출신일 필요도, 디자인의 스킬이나 디테일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 사례들을 지켜보셨을 텐데, 혹시 발견하신 ‘디자인 경영 불변의 법칙’으로 꼽으실 만한 것이 있으신가요?
애플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조나단 아이브에게 눈을 돌리라고 말을 많이 합니다. 디자인 경영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워낙 다양하고 경영초점으로 해석되다 보니 역으로 ‘스타일’에 대한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나단 아이브가 그러한 스타일링, 디자인을 해주지 않았으면 사실상 스티브 잡스도 있을 수 없거든요. 우리나라 디자인 경영의 어폐가 사실상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너무 경영쪽으로만 해석하고 접근하다 보니 기획, 프로세스, 그리고 조직적 관리능력 측면에서의 이야기만 너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도 훌륭한 디자이너가 있을 때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훌륭한 디자이너를 잘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 자체가 디자인 경영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디자이너가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도와주는 것이 디자인 경영이라고 생각하고요. 결국 디자인 요소가 성공적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관리 시스템과 조직인데, 외려 그 조직이나 시스템에서 생산될 컨텐츠에 대한 고민보다 시스템 구축 자체에만 집중한다는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것이 아무리 좋아도 디자이너의 능력이 없으면 모두 필요 없게 되는데 말이죠.
그래서 스티브 잡스에게 관심을 갖는 것만큼 조나단 아이브의 능력과 역할에도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그가 그러한 디자인을 해낼 수 있었는가를 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시각적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디자인 경영 불변의 법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입니까?
실제로 관심을 갖고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경영의 트렌드 중 하나로서 디자인 경영을 이해한 상태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이것이 나에게 왜 필요하고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업무의 어느 영역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지를 명확히 이해한 후에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막연한 지식 업그레이드나 트렌드 차원에서 접근하시면 시간낭비, 돈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고민을 해야 남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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