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Management
Designing Business ∩ Managing Design 볼륨배지테마배지

Written by 정경원  고유주소 시즌1 / Vol.10 디자인 경영 (2009년 06월 발행)

‘디자인 경영’이라는 주제를 연구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이것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에 비해 연구할 분야가 너무 많이 남아있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단적인 예로 검색창에 ‘디자인 경영’을 쳤을 때 나열되는 웹문서나 관련서적, 전문정보 등의 개수만 봐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어느 연구 자료, 기업이나 브랜드를 만나든 빠지지 않는 이름이 바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의 정경원 교수였다. 이미 디자인 경영에 대한 연구를 20여 년 동안 해왔으며, 그의 저서 《디자인 경영(1999, 안그라픽스)》은 국내에서 독보적 위치를 굳히고 있는 디자인 경영 이론서이다. 또한 그는 기업과 기관들을 이론을 통하여 돕고 있다. 디자인 경영의 열기가 뜨거운 한국에서 디자인 경영 이론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정경원 교수가 ‘디자인 경영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되짚어 주었다.

?The interview with 카이스트 산업디자인 학과 교수 정경원

 

 

최근 ‘디자인 경영’이라는 말이 트렌드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어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보니 ‘디자인 경영’의 본질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경영’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디자인 경영’ 또한 사람마다 다르게 정의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뿐,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경영’이라는 단어의 정의도 100인 100색인데, 거기에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덧붙으니 더 다양하게 정의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또한 디자인 경영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정의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이미 1800년대 후반부터 영국 등지에서 일어난 기업 활동을 조사해보면 오늘날의 정의로 디자인 경영이라 할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크리스토퍼 드레서(Christoper Dresser)처럼 여러 기업의 디자인 고문 역할을 했던 산업디자인 컨설턴트들이 존재했으니까요. 20세기 초 독일의 *AEG나 *올리베티와 같은 기업에서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CEO가 앞장서서 디자인을 전략적 차원에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1960~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 경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역사가 짧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 AEG
AEG(Advanced Engineering from Germany)는 독일의 전기 사업자였던 에밀 라테나우Emil Rathenau가 1887년 설립하여 1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유명 가전 회사로 세계 최초로 CI개념을 도입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에밀 라테나우는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피터 베렌스Peter Behrens를 오늘날 CDO의 개념인 예술 고문으로 두고 월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아돌프 메이어(Adolf Meyer)등 다양한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면서 독일 산업 디자인의 역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AEG는 디자인에 큰 중점을 두는 만큼 ‘Perfect in Form and Function’을 모토로 유럽 전반의 가전 디자인을 주도하였으며 그들 기업의 CI 는 디자인 경영의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 올리베티
이탈리아의 유럽 최대 사무기기 전문 회사이다. 창업자 카밀로 올리베티(Camillo Olivetti)는 올리베티를 타자기회사로 1908년 설립하였다. 그는 동시대의 다른 경영자들과는 달리 기업 내의 디자인 시스템 수준을 높이고,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데 주력하였다. 산업 제품의 미학은 초일류 기술 공학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그는 제품에서 기술적으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요소들을 조직화하되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그에 따라 제작된 타자기 등의 제품과 광고 이미지들은 1930년대에 큰 인기를 누렸다.
참조: 정경원, 《디자인 경영(1999, 안그라픽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디자인 경영이란 무엇입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디자인 경영이란 ‘디자인’과 ‘경영’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과 경영의 관계를 먼저 이해하지 않고서는 접근하기 힘든데, 경영은 디자인에 기회를 제공하고 디자인은 가치를 되돌려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디자인 경영에서는 어떻게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경영목표를 달성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기업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핵심요소로서 디자인을 차별화하여 경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디자인 경영은 바로 그런 활동들을 통하여 경영이 본래 추구하는 고차원적이고 범인류적인 목적의 달성을 돕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과 감성적 만족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는 디자인 경영이 기업의 영리 추구 수단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복지와 행복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정의하신 ‘디자인 경영’ 내에서 기업의 CEO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디자인 경영은 경영과 디자인의 교집합이므로 *경영자의 몫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의 몫이 포함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몫이 ‘디자인을 관리하기’, 즉 Managing Design이라면, 경영자들의 몫은 ‘비즈니스를 디자인하기’, 그러니까 Designing Business입니다.
사실 디자이너들만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실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영자들이 하는 업무에서도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경영자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거나, 비즈니스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경우처럼 비즈니스를 디자인할 때 무엇보다 크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그러므로 경영자들에게도 디자인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지요. 반면에 경영자가 구상하는 사업이나 신제품의 컨셉과 가치를 구현해주는 것이 디자인이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비가시적이고 추상적인 ‘비즈니스 디자인’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들어주는 것이 디자인 관리죠. 그러므로 경영자들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광의의 디자인 경영인 ‘비즈니스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의 역할인 ‘디자인 관리’가 서로 맞물려 시너지가 나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말씀하신 것과 같이 Designing Business와 Managing Design이 잘 조합된 디자인 경영의 사례로 들만 한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엄콰은행Umpqua Bank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지역에 기반을 둔 미국의 작은 은행이 고질적인 적자와 경영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디자인 경영은 CEO의 역할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조직문화, 그리고 이를 보이게 만들어주는 외형적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시너지를 내어야만 완성될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 사례도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카드사들과 차별화되는 사업 방식을 구상해내는 것이 비즈니스 디자인하기라면, 실제로 마음이 통하는 광고와 눈길을 사로잡는 카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디자인 관리하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엄콰은행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워터프론트 지역에 자리잡은 엄콰은행은 비즈니스 디자인과 디자인 관리를 통한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기 전까지 지방은행 특유의 고질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는 많은 은행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새로운 CEO가 취임하게 되면서 엄콰은행에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바로 은행 비즈니스 자체를 새로운 비즈니스 이미지로 리디자인(Redesign)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금융업 특유의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비즈니스를 호텔 비즈니스와 같은 형태로 변화시킨다는 의도를 가지고 은행 CI를 비롯하여 내부 디자인, 홈 페이지 디자인 등 모든 디자인 요소를 변화시켰다.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마치 호텔 커피숍을 방문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편안한 장소에서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이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 직원들은 모두 리츠칼튼 호텔 서비스 스쿨에서 호텔 서비스 교육을 받게 되었다. 호텔 직원과 같은 마인드로 일하는 직원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은행업무와 동시에 생활의 여유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고객들은 엄콰은행에 급속히 매료되었다. 혁신적인 변화가 있기 전인 2000년에 160여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도 2004년에는 1,000여 명으로 늘었다. 뉴욕 타임즈매거진은 “엄콰은행은 그저 금융기관이 아니라 당연히 라이프스타일이기도 하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2009년 포춘의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리스트에서는 당당히 34위에 그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듯 엄콰은행은 외형적 디자인 요소(은행 인테리어, CI/BI, 웹페이지 등)의 관리(managing design)와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 고객평가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즈니스 자체를 디자인designing business하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시너지를 낸 디자인 경영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보통 디자인 경영의 사례로는 주로 해외 사례가 많이 언급되는데 국내 사례 중에는 어떤 사례가 있겠습니까?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 사례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은 신 경영을 주창하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고 했습니다. 삼성의 비즈니스를 새롭게 디자인하려면, 마음가짐부터 모든 행동이 새로워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한자로는 ‘환골탈퇴(換骨脫退)’니 ‘구각(舊殼’)을 벗어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지속적으로 가전제품의 품질 개선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불량이 많이 생기자 아예 천만 달러어치가 넘는 무선전화기를 불태워버린 구미 소각사건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충격 요법으로 품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을 사내에 확산시키기 위해 이건희 회장은 1996년을 ‘삼성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선포합니다. 이제 품질 경영을 기반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죠. 그때 전 임원진을 대상으로 디자인 경영 교육을 실시해서 경영자들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여 경영에서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했습니다. 비즈니스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디자인경영센터를 집중 지원하여 디자인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한 것입니다. 그 결과 10년이 지난 2006년부터 삼성은 디 자인상을 가장 많이 휩쓰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디자인 경영 성공 사례로 자주 예가 되는 보르도 TV의 성공도 그런 배경을 토대로 이루어 졌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입니다. 그렇지만 성과 면에 있어서는 가시적인 효과를 많이 보이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떠한 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바탕으로 혁신적으로 일하라는 것이 요즘 비즈니스계의 화두입니다. 그 이야기는 “Why not design first?”, 즉 왜 디자인을 비즈니스의 처음에 두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아직도 디자인을 부수적인 것으로 봅니다. 우선 기술을 개발해서 시장에서 성공하고 자본력이 확충되었을 때 하는 것이 디자인이지, 어떻게 디자인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하느냐는 것이죠. 회사의 CI/BI, 또는 상품이나 광고 등을 개발할 때도 디자인은 그저 맨 마지막 단계에서 예쁘게 매만지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내부에서 적당히 하면 되는 것으로 여기는데 그런 자세는 디자인 경영이 아닙니다.

 

Design First는 기술 개발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힘들더라도 처음부터 제대로 된 디자인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제품이 나와서 그것이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남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 회사의 이미지가 형성됩니다. 시작부터 섣부른 접근으로 인해 잘못된 이미지가 생긴 기업의 경우 이후 그걸 다시 교정하기 위해서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투자와 노력이 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대로 디자인을 이해하고 관리할 줄 아는 경영자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도외시하거나 ‘한탕주의’ 식으로 디자인 경영이 성장할 여건은 제대로 만들어 놓지도 않고 디자인이 단기간에 큰 사업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디자인 경영의 어떤 단계에서건 CEO의 의지와 마인드 세팅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 경영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디자이너도 세분화해 보면 직관력이 뛰어나서 독창적인 컨셉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고, 조형 감각이 좋아서 스타일링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논리를 가지고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경영자적 자질을 갖춘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자인 경영을 할 역량이 있는 디자이너와 그렇지 않은 디자이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적절한 선을 그어 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디자이너들이 경영적 마인드를 갖거나 디자인 전략을 수립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디자인 경영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디자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를 떠나서는 디자인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은 기업 활동을 통해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와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비즈니스와 연관지어 생각하지 못하면 그때부터 경영자와 디자이너와의 갭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갭이 디자인 경영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요즘 기업에 디자인 경영센터가 많이 있는데, 그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명칭만 그렇다 할 뿐 디자인 경영 활동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CEO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디자인 경영센터를 운영한다는 자체가 디자인 경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경영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하다못해 팀장 급의 중간 관리자만 되더라도 5~6명 이상의 팀원을 관리하는 위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위치에서 그 사람들을 어떻게 리드해 나가야 팀의 생산성이 올라갈 것인지, 만족도가 올라갈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 프로세스를 이끌어가면서 디자이너들을 지휘하든 디자인 성과물을 평가하든 이미 그 시기부터는 어느 곳이든 경영 개념이 들어가게 됩니다. 디자인 경영은 기업의 모든 디자인 활동에 골고루 스며들어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 경영이라는 것을 디자인 활동과 전혀 다른 별개의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디자인과 관련지어 일어나는 일 자체를 다루는 것이 디자인 경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디자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를 떠나서는 디자인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CEO와 디자이너가 이러한 생각의 갭을 줄여나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요즘 저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영자들에게 디자인 경영을 가르치는 데서 굉장히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경영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디자인을 경영 자원으로 활용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Design First라는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경영자들이 어떻게 디자이너들과 잘 협력해야 하는가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디자인 경영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못지 않게, 어떻게 서로 디자이너와 잘 호흡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자로서 성공하려면 굉장히 많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디자인이라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이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디자이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경영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디자인 전략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기업의 경영 프로세스에서 어떻게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등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더 많은 경영자들이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손쉽게 디자인 경영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라인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는데, 지금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디자이너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디자인 실무론을 배워야 합니다. 미국 유학 중, 제가 제일 관심 있게 공부했던 것이 바로 디자인 실무론(Professional practice)이었습니다. 디자이너가 대기업에 입사하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고, 디자인 회사를 창업하면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것인가를 미리 배우는 것입니다. 또한 이 디자인 실무론에서는 디자이너들에게 윤리성을 길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이 디자인한 것에 대해서는 윤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것이 디자인 실무론 교육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실무론을 가르치는 곳이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따라서 현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에게도 실무론을 가르쳐서 디자인 전문가로서의 마음가짐을 갖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디자인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경영자들이나 관련 종사자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의 특징은 이렇게 훈련된 경영자와 디자이너의 훌륭한 조합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기업이 디자인으로 성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바로 디자인 패트론(patron)과 디자인 챔피언(champion)의 환상적인 결합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디자인 패트론은 CEO, 디자인 챔피언은 CDO입니다. 디자인을 이해하고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바로 디자인 패트론이고, 디자인 챔피온은 타이틀 매치에 올라가서 직접 복싱을 해서 싸우듯 디자인으로 경쟁사를 꺾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디자인 리더입니다. 처음 언급했던 AEG사례를 보면 AEG의 CEO는 사회지향적 예술Socially oriented art, 즉 오늘날의 디자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피터 베렌스(Peter Behrens)를 디자인 책임자로 영입한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디자인 패트론은 AEG의 CEO이고 피터 베렌스는 디자인 챔피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자인 챔피온은 혼자 챔피온 벨트를 거머쥘 수 없습니다. 그에 걸맞는 시스템이 먼저 구축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우선은 협력자를 많이 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월터 그로피우스, 르 코르뷔지에 등 기라성 같은 젊은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을 끌어모아 AEG CI를 만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덧붙여 중요한 것은 챔피온과 패트론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트렌드의 흐름에 이리저리 휩쓸리지 말고 원칙을 두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자세는 두 사람이 같이 공유하는 가치로 두어야 합니다. 

 

 

디자인이 브랜드에 옷을 입혀주고, 표정을 갖게 해주고,
브랜드에 생동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브랜드와 디자인은 불가분의 관계일 수 밖에 없으며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한 것입니다.

 

 

흔들림 없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은 결국 흔들림 없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브랜드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긴 하지만 가시적이지 않습니다. 기업의 이름 혹은 브랜드의 명칭이 문자로 존재할 때는 의미만 있을 뿐, 형상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디자인을 만나면 달라집니다. 바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유기체가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라고 하는 브랜드는 우리에게 스크립트 체의 폰트와 빨간색 등으로 느껴지지 않습니까. 바로 디자인은 그것입니다. 저는 디자인이 브랜드에 옷을 입혀주고, 표정을 갖게 해주고, 브랜드에 생동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브랜드와 디자인은 불가분의 관계일 수밖에 없으며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한 것입니다. 브랜드와 디자인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바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완성해주어 고객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죠

 

마지막으로 디자인 경영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디자인 경영이 화두가 된 것이 우연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 상태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때문이지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만 봐도 생리적 욕구부터 시작해서 자기 성취까지 가잖아요. 이렇게 사람의 욕구라는 것은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이제 생리적 욕구, 안정 욕구로 갈등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결국 욕구가 다음 단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런 걸 패트릭 조던Patrick Jordan은 *기능성(functionality) ⇒ 사용성(Usability) ⇒ 즐거움(Pleasure) 으로 변화한다고 본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BMW와 같은 브랜드가 얼마나 앞서나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최상의 자동차(the Ultimate driving machine)’이었던 캐치프레이즈를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품질이 우수하면 다 좋았던 것이 이제 남들과 다른 차별화나 상징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이 중요하게 된 것입니다.

 

BMW를 비롯한 앞서가는 디자인 경영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빨리 읽은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디자인 경영이 확산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디자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봅니다.

 

 

* 기능성(functionality) ⇒ 사용성(Usability) ⇒ 즐거움(Pleasure)
디자인, 브랜드 전문가이자 카네기멜론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패트릭 조던은 매스 마켓에 통용되는 디자인을 다음의 3단계 레벨로 구분하였다. 첫 단계는 기능성Functionality으로 사용자가 어떤 기능을 원하는가에 중점을 맞춘 디자인을 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사용성Usability으로 사용자가 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가, 즉 제품의 사용이 용이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말한다. 세 번째 단계는 더 발전하여 사용자가 제품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 즉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디자인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계이다. 이처럼 디자인이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분되는 것은 사용자의 욕구가 최종적으로 즐거움의 단계까지 변화한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과도 일맥상통 한다.

 

 

유니타스브랜드 문의

About Us

찾아오시는 길

교육, 컨설팅, 제휴 문의

  • 010-8744-8304 / unitasbrand@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