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즐기다 롬프+mmmg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조우빈  고유주소 시즌1 / Vol.9 호황의 개기일식 (2009년 03월 발행)

유니타스브랜드 Vol. 2(2008년 1/2월호)에서 다루어져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브랜드들이 있다. 바로 브랜드 뱀파이어(얼리어답터)를 이용해성공하고 있는 ‘롬프’와 독한 철학으로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한 ‘mmmg’이다. 이들은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이라는 현재에도 독한 철학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결국 진화를 통해 불황을 견뎌낸, 아니 지금 이 불황을 ‘즐기고’ 있는 두 브랜드의 성공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유니타스브랜드가 조명했던 두 브랜드의 불황 극복 스토리를 들어본다.

REVIEW 1. 롬프

 

얼리어답터를 이용해 성공적인 발돋움을 한 스노우보드 웨어 브랜드인 롬프(ROMP)는 ‘고객의, 고객을 위한, 그리고 고객에 의해서 만들어진’ 브랜드이다. 한 명의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감동스런 사연이 전해지고 또 전해져 강력한 충성고객이 생성되었기에 지금의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2007년 인터뷰 당시, 브랜드 이론에는 문외한이라던 조우빈 대표는 이후 지속적인 브랜드 학습과 관리를 통해 ‘창업이래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롬프가 그동안 어떠한 성장을 이뤘는지, 그리고 현재 ‘불황 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달콤한 승리, 그러나 위기의 도래

‘단 한 장의 재고도 남기지 않는다.’ 꿈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황이 아니다. 롬프는 스노우보드 웨어 시장에서 가격을 1/10로 줄여 거품을 빼고, 품질에 대한자신감과 감동 마케팅으로 전설을 만들어냈다. ‘NO SALE’ 원칙을 고수하며 완판된 제품은 절대 재생산하지 않는 원칙을 가졌던 그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롬프에게 언제부터인가 이상 신호가 발견됐다. 적자는 아니었으나, 매출 증가 곡선이 주춤한 경향이 보이더니 결국에는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조우빈(롬프 대표) 처음에는 솔직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하다 보니 ‘이게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가 2006년부터 2년 동안 저희 스스로에 대해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희 고객은 그냥 저를 좋아하고, 보드복을 좋아하고, 외국 브랜드보다 싸니까 찾는 고객들이었는데, 이는 분명히 한계가 있으리라 판단했어요.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매출이 줄었습니다. 얼리어답터들에게 아직 어필을 하고 있는데 왜 매출이 떨어질까 생각해봤더니, 바로 캐즘에 부딪힌 것 같더라고요.

 

캐즘 현상이란 제품 출시 직후, 혁신성을 중요시하는 얼리어답터의 초기시장에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등의 단절현상이다. 캐즘 현상으로 불황 아닌 불황을 겪게 된 조우빈 대표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바로 브랜드의 정체성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점이다. 매출이 줄면서 롬프의 핵심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했던 ‘즐거움’이 사라지고, 고객의 감성도 사라지고 있었다.
 

 

조우빈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12월에 구매하신 분이 1월 말에 오셔서 환불을 해 달라는 거에요. 환불 기간이 지난 상품이었고, 저는 좀 지친 상태여서인지 곤란하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그 손님이 나가시면서 입술을 파르르 떨며 “예전에는 안 그러셨는데, 변하셨네요”라는 눈빛을 보내시더라고요. 순간 누구에게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엘리베이터로 나가는 고객을 따라나가 죄송하다고 했죠. 그런데 “사장님 괜찮아요. 사람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예전의 사장님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데, 다리가 풀리면서 힘이 빠졌어요. 롬프의 정신이 퇴색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그는 위기 상황의 단초를 발견하고, 브랜드를 재정비해야 될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실행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불황 극복을 위한 3가지 조건

 

실행1. *브랜드 가치에 투자하라

롬프는 일반 수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품질, 거품없는 가격과 서비스가 힘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단순히 ‘저렴한 보드복’ 브랜드로서 인지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가 있는 보드복 브랜드로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7년부터 네이버 파워 링크와 같은 검색 광고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검색 광고 서비스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과감히 생략했던 것이다. 사실 롬프는 헝그리보더닷컴(www.hungryboarder.com)의 회원이나 얼리어답터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였다. 또한 대중에게는 낯설었지만, 어느 정도 브랜드력이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소비자가 검색광고를 통해서 알게 되는 브랜드는 롬프가 가야 할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는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2007년도의 매출이 줄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검색 광고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의 현상이 발견되었다. 방문객들의 로그를 분석해보니 판매가 이루어지는 공식 홈페이지(www.eromp.co.kr)로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즐겨찾기’를 하고 계속 찾아오는 고객의 비율이 60%가 넘었다. 동시에 판매되고 있는 인터파크, 디앤샵, G마켓, 옥션 등의 오픈마켓에서의 판매는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공식홈페이지를 통한 매출은 늘어나고 있었다. 브랜드의 가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고객들은 ‘보드복’을 검색해서 들어왔던 것이 아니라, ‘롬프’를 검색한 후에 홈페이지로 들어왔던 것이다.

 

 

 *브랜드 가치에 투자하라
“불황기에는 소비 생활에도 선택과 집중이 확연해집니다. 구매 자체가 즐거운 상품군이 누구에게나 존재하죠. 저는 오디오를 좋아하지만, 아내의 반대로 비싼 오디오를 장만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팟을 6개나 샀습니다. 저는 원래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돈을 잘 안 쓰는 성격인데, 좋아하는 것에는 돈을 씁니다. 이처럼 불황이라도 목적적이고 자족적인 상품에 대해서는 지출이 줄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단적인 상품, 즉 휴대폰 요금, 자동차 기름 값 같은 것의 소비는 줄겠죠. 그래서 불황일수록 브랜드의 가치가 훨씬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_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김난도
“불황에는 소비자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납니다. 불황기 때 가장 혜택받는 것이,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품이에요. 예컨대 호황기에는 치약을 하나 사더라도, 치약을 한개만 사지 않습니다. 치약 10개를 산다면 잘 팔리고 믿음직한 브랜드로 5개쯤 사고, 호기심으로 새로운 제품들을 이것저것 삽니다. 그런데 불황기에는 구매 수량이 줄겠죠. 3개쯤 사는데, 다른 브랜드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늘 쓰던, 믿음이 가는 브랜드만 사게됩니다. 그래서 2, 3위 브랜드가 불황기 때 무너지기 쉽죠.”_ Lee&DDB Supervisor 이강우

 

실행2. 신중하게 선택하고 집중하라

그는 ‘즐거움’이라는 롬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여러 개 있던 서브 브랜드를 과감하게 단순화시켰다. 이전에는 롬프를 회사 이름으로, 그리고 ACSSION(액션)을 포함한 4개의 제품 브랜드의 구조를 ACSSION이라는 하나의 제품 브랜드로 통합하였다. 그리고 ACSSION 브랜드 안에, 보더들의 급수별로 라인을 만들었다. 180° SWITCH(초보), 270° SPIN(중급), 50:50 GRIND(유니섹스), 540° AIR(상급), 1080° LTD(Limited)라는 제품 라인 명칭은 보딩 트릭의 레벨이 올라가는 순서를 표현한 것이다.

 

실행3. *디자인에 투자하라

초창기 롬프의 디자인은 주로 벤치마킹을 통한 것이었고 외국 브랜드의 시즌 트렌드에 맞추기 급급했다. 그러나 0809 F/W 시즌에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트렌드를 분석해 본 결과 컬러나 프린팅, 디자인 핏이 화려하다는 것을 찾아내고, 롬프는 정반대인 심플 컨셉을 선택했다.

 

*디자인에 투자하라
“미국 PC 시장이 불황일 때, HP는 ‘와우(WOW, 대성공, 열광시키는 상품)’ 전략을 썼습니다. 디자인을 강조한 PC와 눈길을 끄는 독특한 광고로 자사의 제품 이미지를 쇄신했거든요. 디자인과 더불어 혁신에 대한 투자와 제품 가격 인하 사이의 절묘한 균형 전략을 구상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업계 1위를 되찾았습니다. 이 사례는 브랜드나 디자인의 위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흔히들 디자인을 폄하하면서 그런것들이 ‘허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겉만 번지르르하다는 것도 사실 대단히 우월한 가치입니다. 예술작품이 다 허상이겠습니까? 기술과 무형적 가치가 결합하면 그 힘은 무한하죠.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은 그런 무형의 것, 지식적인 측면 그리고 가변적인 측면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_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종년

 

조우빈 시장을 이끄는 트렌드의 컬러가 다양하다면, 그 모든 것을 우리가 흡수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브랜드의 옷이 우리의 옷과 어울리도록 은은한 파스텔 컬러에 톤 다운시킨 단순한 디자인들을 주력 상품으로 내 놓았어요.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국내 브랜드가 전부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이더라고요. 예감이 적중했던 것이죠. 거꾸로 가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모든 브랜드의 옷과 어울리도록 함
“자연주의를 처음 런칭 할 때, 베이직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쉽게 질리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어요. 처음 런칭 했던 시기가 IMF 외환위기가 끝나는 시점이었는데, 이때는 소비자들이 돈을 움켜쥐었다가 푸는 단계였거든요. 아주 조심스럽게요. 게다가 저희가 디자인에 장식을 배제하고 베이직하면서 모던하게 만들다 보니까 원가가 당연히 낮아졌죠. 중간유통도 줄였고요. 그래서 광고나 마케팅 전략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_신세계 이마트 자연주의팀 과장 신영주

 

이전에는 단순히 스케치를 하고 옷을 만드는 디자인에 서머물러 있었다면, 현재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그 고민의 결과가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그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브랜드가 아닌,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 특히 스키장에서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났을 때의 쑥스러움을 없애고자 심플한 컬러와 베이직한 디자인을 제안하고, 그 디자인 안에서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코디하여 입을 수 있는 선택권을 넘긴 전략이 적중했던 것이다. 또한 매 시즌 옷을 한 벌씩 새로 사 입는 것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여, 연속적으로 매칭해서 입을 수 있는 컬러를 시즌별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는 불황일수록 합리적이고 꼼꼼해지는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였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불황에서 호황을 준비하다

이번 시즌은 롬프에게 최고의 호황이었지만, 다른 브랜드들의 수많은 재고로 다음 시즌에는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 롬프는 이번 시즌의 제품은 거의 모두 완판을 했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새로운 옷을 만들어야 하고, 코스트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옷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익 모델을 찾고자 한다.

 

조우빈 원가가 올라간 만큼 저희는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액세서리(의류와 장비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투자를 또 해야 해요. 장갑과 보호대, 고글만 하더라도 각각 개발하는데 1억 원이 넘게 들어갔어요. 심사숙고하되, 과감하게 시행해보고자 합니다. 브랜드에는 생명력이 있잖아요. 한순간 벌 수 있는 돈이 200억 원이라면, 저는 그 돈을 20~30년을 통해서 벌고 싶어요. 그것을 이루어내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잖아요. 저희는 끝까지 재밌게 가고 싶어요.

    

REVIEW 2. mmmg

‘시대정신을 담는 문화상품’. 배수열 대표가 표현하는 mmmg의 아이덴티티이다. mmmg는 시대 공간의 정서를 담는 동시에, 단순히 제품이 예쁘다는 가치를 넘어서서 제품을 즐겁게 사용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생산자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브랜드를 완성해가고 있다. ‘고객들은 1mm, 1mg의 차이도 알아본다’라는 의미인 ‘mmmg’의 배수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3명의 동업자와 함께 공모전 상금이었던 300만 원으로 시장에 ‘겁 없이’ 뛰어들었다. ‘겁 없던’ 청년들은 사업을 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몰랐지만, mmmg를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문구 회사로 키워내며 전체적인 시장 규모 또한 키워나갔다. 설립 초기에 거의 없던 디자이너 문구 브랜드는 현재 300여 개가 됐고 시장 규모도 500여억 원으로 커졌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 10년 동안 mmmg가 굳건히 정상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달콤한 승리, 그러나 위기의 도래

1999년 12월에 런칭한 mmmg는 오히려 IMF 외환위기라는 시대를 잘 활용한 케이스였다. 유통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이들은 샘플을 들고 무작정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달려갔고, 이벤트 매장에서 5일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결국 하루 예상 매출액의 2배인 100만 원 이상의 매출액을 이뤄내고, 정식으로 입점할 수 있었다. 사실, 경기가 좋았다면 경쟁 브랜드가 많아서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위축되어 있었을 때 등장한 mmmg는 어떻게 보면 ‘독보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호황이었다면 그처럼 작은 신생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2000년 2월에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을 기점으로 현재 국내 21개의 오프라인 매장, 3개의 온라인 쇼핑몰 매장, 그리고 해외 10여 개의 온라인 쇼핑몰 매장의 입점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런칭한 지 3년쯤이 되자 큰 시련이 닥쳤다. 워낙 자본 없이 시작해서 늘 빚이 생기는 것이 문제였다. 예를 들어, 99%의 에너지를 쏟는 mmmg의 수익이 -30라면, 1%의 에너지를 쏟는 프로모션 기획상품은 +20정도의 수익이 났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10의 수익이 나는 구조였다. 쉴 틈 없이 전력을 다해 달리던 동업자들이 지치기 시작했다. 가치를 만들어간다는데 과연 그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삶은 나아지지 않고 보상도 많지 않고, 회사의 수익이 없었으므로 갈등은 더욱 심각해졌다. 결국 1%를 쏟았던 mmmg 이외의 부분에 더 힘을 실어보자는 의견은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차이를 만드는 브랜드의 비밀

 

배수열(mmmg 대표) 저는 이 1%의 노력마저도 없애 버렸어요. 우리가 갈 길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돈이 된다고 그런 일에 점점 더 치중하게 되면, 우리는 결국 사은품 납품회사가 되었겠죠. 돈을 벌 수는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원래의 사업목적이었던 ‘밀리미터 밀리그램’이라는 철학과는 다른 길이었습니다. mmmg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고 그것을 시대의 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 그런 제안은 완전히 무시해버렸어요.

 

 

배수열 대표는 그 당시 선택의 순간을 ‘갈림길’로 회상한다. 만약 그 당시에 그 프로모션 상품 생산을 계속했다면 당장은 호황을 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같은 불황기에는 직격탄을 맞았을 것이다. mmmg만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한 채, 경쟁력을 잃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브랜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10년을 내다본 선택이었다. 배수열 대표는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점이 왜 생겼는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고, 만약 그러지 못하면 계속해서 그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불황 극복을 위한 3가지 조건

 

실행 1. 내부 공감대를 이끌어내라

배수열 대표가 10여 년 동안 mmmg를 운영하며 느낀 점은 구성원들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시기에 따라 희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희생이 보상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배수열 mmmg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는 유기체 같은 것이죠. mmmg라는 브랜드가 건강하려면 그 안의 삶의 건강해야 하고, 그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그 브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성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요.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으니, 장기적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으면 괜찮다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그는 그 안에서 안 좋은 습관을 어떻게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하나하나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말처럼 모든 일에서 진실하게 그리고 정당하고 공정하게 일이나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브랜드나 회사 *구성원들의 신뢰를 지켜나가는 법칙이자,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초이다.

 

*구성원들의 신뢰를 지켜나가는 법칙
“신뢰를 통해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리더가 ‘모두 힘든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 조금만 더 방법을 찾아보자. 나도 더 노력할게’라는 의식이 있으면 됩니다. 그것이 공동체의 힘입니다. 가정의 힘, 노사의 힘, 국가와 국민의 힘도 서로 신뢰를 쌓아서 생기는 것입니다.“
_한양대학교 연구 교수, 《한국경제 프리즘》의 저자 전영수

 

실행2. 독하게 철학을 지켜라

 

배수열 불황일 때 소비자의 성향은 꼭 필요한 하나를 산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꼭 필요한 하나를 생산하자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사실, 규모의 경제로 보자면 문구도 대량생산을 해야더 효율적이다. 그렇지만 mmmg는 제작 단가가 올라가더라도 리미티드 제품 생산을 고집했다. 디자인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하고, 리미티드 제품을 생산한다면 훨씬 더 상품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 그 이유이다. 그래서 mmmg는 완판이 되더라도 재생산하지 않는다.

 

실행 3. 장기적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다

배수열 대표는,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장기적인 계획을 통한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통한 가치 경영’이라고 강조한다. 외부 환경이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계획했던 일을 그대로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전략이죠. 우물을 깊이 파려면 일단 아주 정교하게 들어가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좁게 파면 쉽게 무너져버려요. 입구를 넓게 파면 깊고 튼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업에 있어서도 넓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멀리갑니다. 또한 넓게 봐야 정밀한 것도 나올 수 있죠. _다이안옵티칼 경영기획실장 최승현

 

배수열 가파르게 성장하다가 약 3년 전부터는 브랜드를 조금 다듬는 시기였어요. 잘 되는 시기였지만 더mmmg다운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노출할 수 있도록 매장이나 거래업체를 정리하고 생산하던 물건도 정리하는 변화의 시기를 가졌어요.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여 불황에서 호황하라

스톡데일 장군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하노이 힐턴’ 전쟁포로수용소에 갇혔던 미 해군 3성 장군으로, 1965년에서 1973년까지 8년간 그곳에서 20여 차례의 고문을 당하고도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는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결국에는 성공하리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가 없다는 믿음과 그것이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규율을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배수열 대표는 스톡데일의 사례처럼, 위기 속에서 ‘결국에는 성공하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동시에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것’을 강조한다.

 

롬프는 어려운 시기에도 브랜드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확신과 투자로 현재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지금 호황이라고 안주하지 않는다. 또다시 다가올 불황을 호황에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가격 경쟁력이 롬프의 핵심 우위였다면, 앞으로는 브랜드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mmmg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이 길은 아니다”라고 했을 때 그 만은 mmmg의 ‘처음 정신’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흐트러지지 않는 독한 집착, 그것이야말로 불황 속에서 브랜드를 지켜내고 활황할 수 있었던 핵심가치일 것이다. 이들이 불황, 그리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실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실행 1 브랜드 가치에 투자하라. 브랜드의 가치를 언제부터, 어떻게,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불황일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브랜드 가치에 대한 투자다.
실행 2 신중하게 선택하고 집중하라. 어떤 영역을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지,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면 어떠한 매체를
           누구에게 집중적으로 소구할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행 3 디자인에 투자하라. 명품은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불황이야말로  
           디자인에 차별화를 두어 경쟁자들과 격차를 내야 할 때이다.
실행 4 내부 공감대를 이끌어내라. 조직 구성원의 동의와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쉽게 와해될 수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비전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이끌어가라.
실행 5 독하게 철학을 지켜라. 혹한기에 지켜냈던 철학은 당신의 브랜드를 더욱 견고하고 단단히 해줄 수 있다.
실행 6 장기적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라. 근시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연연하기보다는
           그것이 10년, 20년을 내다보았을 때 도움이 될 선택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사업에 화학 연구를 도입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우리의 사업 방식을 본 다른 제강업자들은 여력이 없어서 화학자를 고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착각한 것이다. 화학 연구는 여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앤드류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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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케이스, 캐즘, 브랜드 위기 관리, 불황 타개 전략, 디자인 혁신, 브랜드 아이덴티티 트리, 조직 문화, 브랜드 철학, 활황의 DNA

롬프(Romp), MM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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